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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LUMN

[공구인칼럼] 충전공구 시장 어떻게 변하나


충전공구 시장 어떻게 변하나





공구 그리고 배터리와의 인연 

나의 공구 이야기는 2000년대 초반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새로운 밀레니엄의 시작과 함께 대학교를 졸업하고 진로를 고민하며 공부하던 중 우연치 않게 건설관련 현장 영업을 하는 회사에 입사하게 되었다. 학연, 지연도 없는 부산에서 혈혈단신으로 회사 경력을 시작하였고 해운대 지역을 중심으로 건설 현장 고객들을 상대로 전동공구 및 화스닝(Fastening)관련 제품을 판매하였다. 처음에는 수많은 실수와 시행착오를 겪었지만 2~3년 정도 후에 전반적인 시장에 대한 이해와 영업력을 향상하게 되었다. 현재 해운대에 있는 수많은 고층빌딩숲을 볼 때면 당시 나의 노력과 땀의 흔적이 느껴지면서 함께 했던 동료와 고객들께 감사드리고픈 마음이 든다. 그 동안의 경력을 돌이켜 보면 자의든 타의든 ‘배터리’를 떼놓고 말할 수 없을 정도로 특별한 인연을 맺어 왔다. 특히 리튬이온 배터리를 중심으로 전동공구뿐만 아니라 가정용, 산업용 대용량 배터리 및 신재생에너지 분야에서도 시장개발을 위해 노력해왔고 현재는 스탠리블랙앤데커(StanleyBlack&Decker)에서 시장 확장을 위한 전략수립과 실행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다. 공구에는 많은 종류와 분류가 있지만 여기에서는 충전공구에 대한 나의 경험과 생각을 이야기 하고자 한다.
 
10년전 충전공구는 지금의 전기자동차

지금으로부터 지난 15년의 기간이 충전공구 시장에서 가장 크고 빠른 변화가 발생한 시기가 아닌가 생각한다. 2000년대 초반 5년 정도는 니켈위주의 배터리에서 리튬이온 배터리시스템으로 넘어가는 시기였지만 고객이 원하는 수준의 성능과 사용시간을 만족시키지 못했다. 그래서 고출력을 요구하는 현장에서는 유선공구가 많이 사용되던 것으로 기억한다. 하지만 리튬이온 배터리의 원가 경쟁력이 상승하고 에너지 용량 또한 급격하게 증가하면서 지난 10년 동안 18V배터리가 중심이 되어 충전시장을 성장시키고 이끌어 왔다. 처음 충전배터리가 나왔을 때는 사람들의 시선은 기대 반 실망 반이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가볍고 편리하지만 생각보다 오래 사용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지금의 전기자동차와 비슷하다. 깨끗하고 조용하고 편리하지만 비싸고 오래 사용할 수 없는 제품이었다. 그러나 배터리 기술이 점차 발전하면서 그런 기억은 과거의 추억이 되었다.
 
카본브러쉬 지고 브러쉬리스 뜨고

충전시장의 성장을 위해서는 배터리뿐만이 아니라 DC모터의 소형화, 고성능화 및 고효율화가 필요하다. 처음 브러쉬리스(Brushless) 모터를 장착한 제품이 출시되었을 때가 생각난다. 당시만 해도 대부분의 업계 관계자와 소비자들은 ‘너무 앞서 가는 것 아닌가?’ 또는 ‘너무 비싸지 않나?’ 등의 의구심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브러쉬리스 시장은 급속도로 성장하였고 이는 충전공구 시장이 한 단계 업그레이드되는 계기가 되었다. 앞으로도 카본브러쉬를 필요로 하는 전동공구의 수요는 지속적으로 감소할 것이며 브러쉬리스 모터의 수요는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이다. 디월트의 전략은 모터와 배터리 기술력의 향상을 동시에 추구하며 시장을 선도하고 궁극적으로 소비자 요구사항을 만족시키는 것이다. 또한 이러한 기술력 뒤에는 고객의 안전과 편의성 그리고 환경을 생각하는 기업철학이 존재한다. 현재 디월트는 작업 중 먼지 및 소음을 최소화하고 효율성이 높은 모터로 사용시간을 극대화하며 배터리가 안전하게 사용되고 리사이클링(Recycling)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
 
18V를 넘어 고출력 시장으로

충전시장의 발전은 ‘현재 진행형’이고 앞으로도 더 큰 변화를 가져올 것이다. 1,000W(유선 기준)이상의 파워가 필요한 작업, 엔진으로만 가능했던 작업, 에어공구가 적합했던 시장도 서서히 충전으로 넘어가고 있다고 봐야 하며, 이러한 변화에 얼마나 빠르게 적응하고 대응하느냐가 전동공구 브랜드들의 가장 큰 고민이라고 봐야 한다. 이러한 변화에 대한 요구는 사실 공구업계뿐만이 아니라 가정용 청소기, 자동차 및 여러 산업 전반에 걸쳐서 이미 우리의 실생활 속에서 일어나고 있으며 그 변화의 속도 또한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에 맞추어 공구업계는 고출력(유선기준 1,000W이상)시장을 충전으로 흡수하고 성장시킬 수 있는 새로운 매커니즘의 도입을 준비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충전시장은 또 한번의 성장기를 만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새로운 도약을 다짐하며

현재 대부분의 산업분야에서 한국시장의 성장은 정체되어 있고 많은 위기가 도사리고 있다. 특히 건설시장은 신축공사에 대한 수요는 줄어들고 많은 전문건설업체들이 지속 가능한 경영에 대한 극심한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이에 따라 공구업계 또한 많은 변화와 도전에 직면해있다. 하지만 이러한 위기 속에서도 시장의 변화를 바로 읽고 고객 중심의 가치를 바탕으로 이에 맞는 전략을 수립해나간다면 또 다른 성장을 위한 발판을 마련할 수 있으며 고객과 동반성장하며 나아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2017년은 ‘정유년(丁酉年)’, 붉은 닭의 해라 하여 어둠 속에서 어려움을 극복하고 빛을 낸다는 의미가 있다고 한다. 우리 공구인들 또한 올 한해 고객 만족 실현을 통해 어려움을 극복하고 목표를 성공적으로 달성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