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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LUMN

[정주용의 트렌드칼럼] 구글을 알아야 미래를 본다


구글을 알아야 미래를 본다





아마존에 ‘에코’ 있다면 구글에는 ‘구글홈’이 있다

지난해 5월 구글은 자신들의 연례행사인 I/O 행사에서 구글의 전략 방향성을 발표했다. 가장 인상 깊은 발표는 구글의 음성인식 인공지능 스피커 구글홈이였다. 세계 최초로 음성인식 인공지능 스피커를 선보인 아마존을 인식한 듯 선다 피차이(Sundar Pichai) 구글 CEO는 직접 아마존의 에코스피커에 대한 언급도 잊지 않았다. 아마존 에코에서 착안했으나 에코와는 전혀 다른 방식, 구글만의 독창적인 방식으로 음성인식 인공지능 스피커를 창안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렇다. 구글이 하면 뭔가 다를 것이라는 기대는 누구나 가지고 있다. 2007년 모바일혁명 새로운 시대의 서막을 알리는 역할을 애플이 맡았다면, 2017년 지금 새로운 시대를 열어가는 역할은 구글의 CEO 선다 피차이가 맡게 된 것이다.
 
인공지능 비서 구글홈, 정확한 번역이 핵심

구글홈. 인공지능 음성인식스피커는 보기에는 매우 단순한 블루투스 스피커처럼 생겼다. 하지만, 진정한 가치는 우리 눈에 보이는 스피커에 있지 않고 그 스피커가 연결되어있는 클라우드 공간의 인공지능 두뇌에 있다. 이제 구글의 인공지능은 인간과 자연스레 대화할 수준에 올라왔기에 음성인식 스피커를 전면에 내세우게 된 것이다. 그래서 구글은 계속 반복한다. 지금은 기계와 대화하는 시대라고! 더 이상 기계는 접촉(touch)하는 대상이 아니다. 대화를 나눌 상대인 것이다. 왜냐면 인간이 가장 편하게 느끼는 의사소통 방식이 대화기 때문이다. 가족이나 연인이 아니고서 우리는 서로 신체적 접촉을 통해 소통하지 않는다. 게다가 목을 구부리고 스마트폰에 엄지손가락을 수백번, 수천번 두드리는 행위는 너무나 구시대적 사용자경험으로 느껴진다. 2007년도에는 신선하고 혁명적으로 느껴졌던 ‘접촉’이란 유저인터페이스(UI)는 역사의 뒤안길로 물러나야 할 처지에 놓인 것이다. 
최근 구글의 번역 능력은 현격한 향상을 보여줬다. 인공신경망번역(Neural Machine Translation)이라는 기술로 업그레이드된 구글의 번역능력은 이미 우리의 상상을 뛰어넘는다. 단어 단어를 번역하지 않고, 문장을 통째로 번역한다. 게다가 한국어를 번역하기 위해 일본어, 터키어와 같은 유사 어족에서 힌트를 얻는다. 앞으로 구글 번역이 더 많은 학습을 이어나가면 인류의 언어에 대한 완전정복도 머지않아 보인다. 
구글홈은 5년 내에 우리의 라이프스타일을 송두리째 바꾸어놓을 새로운 변화일 수 있다. 아침 저녁으로 우리는 집에서 구글? 구글? 구글?을 계속 외칠지도 모른다. 음악을 틀고, 전등을 켜고, 물건주문도, 일정관리도, 모두 말 한마디로 가능해지니 누가 스마트폰에 손을 올려댈 생각을 하겠는가?
구글은 이처럼 더 편리하고 중독적인 자연어 기반의 인터페이스를 통해 무엇을 노리는가? 바로 우리의 데이터이다. 사용자와 더욱 빈번하게 소통하면서 자연스레 삶에 더욱 깊숙이 개입하게 되고 순간순간의 선택 속에서 선호를 깨닫고 우리의 필요를 우리보다 더 잘 알고 맞춤형 광고와 서비스를 제공해서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것이다.  
 
데이터, 이제 미래의 ‘석유’다

그럼 구글이 그토록 노리는 ‘데이터’는 왜 이리 중추적 역할을 하게 되었을까? 과거 산업혁명 시대에 기계를 움직이게 하는 석유가 부가가치의 핵심에 있었다면, 정보혁명의 성숙기,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데이터가 석유의 역할을 한다. 과거 데이터는 가치가 없었기 때문에 수집할 필요도 없었다. 하지만, 이제 인공지능 기계두뇌가 무정형한 데이터를 분석하고 가공해서 정보로 만들고 이를 다시 지식으로, 지혜로 창조하는 역할을 한다. 게다가 데이터를 수집하는 비용도 현격히 감소하고 있다. 사물에 인터넷을 연결(IoT)시키는데 필요한 비용이 날로 저렴해지는데 데이터의 효용은 더욱 늘어나니 자연히 데이터는 부가가치의 중심에 자리 잡게 되는 것이다.
이미 우리는 무수한 데이터를 매일 스마트폰을 통해서 IT 사업자들에게 뿌리고 다닌다. 이제 사람과 사람 간에 주고받는 데이터를 넘어서서 사람과 기계, 기계와 기계간의 데이터를 클라우드(영화, 사진, 음악, 문서, 주소록 등 사용자의 콘텐츠를 서버에 저장해 두고 스마트폰이나, 스마트TV를 포함한 어느 기기에서든 다운로드 후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 공간으로 뿜어준다. 데이터를 뽑아서 클라우드로 넘겨주는 데이터 시대의 석유 시추 사업을 모바일 사업자들, 사물인터넷 기기들이 담당하게 되는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구글의 새로운 시도를 바라보면 미래 인류의 모습이 어렴풋이나마 보인다. 이제 인류의 모든 지식을 성공적으로 품은 구글은 모든 사물, 지구의 모든 데이터를 담아내려고 하는 것이다. 이 시대를 기술로 이끌어가는 기업으로서 마땅히 지향해야 할 방향을 자신들의 철학과 DNA를 고수하며 우직하게 밀어 붙이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