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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LUMN

[김영선의 행동관상학] 사람 한눈에 알아보는 법


행동을 읽으면 답이 보인다

사람 한 눈에 알아보는 법


눈은 빈천상인데 입이 부귀상이라면?

동양이든 서양이든 사람을 읽고 싶어 하는 노력은 언제나 있어 왔다. 이러한 욕구가 현세적으로 발전한 것이 관상술이고 학문적으로 발전한 것이 심리학이라 할 수 있다.
대학원에서 형사정책을 전공하며 논문 준비를 하다가 우연히 서양의 고대 로마시절 당시, 범죄자를 선별하기 위해 ‘인상학’이 유행했다는 자료를 접하게 됐다. 이는 부귀영화, 길흉화복을 판단하기 위한 동양의 ‘관상술’과도 얼핏 보아 유사하면서도 범죄예방이라는 특정영역을 다루기 위한 이색 장르였다. 이후 동양의 관상술, 서양의 인상학 기타 각종 심리학 서적들을 탐독해 나가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러한 기존의 방식으로 사람을 읽는 것은 상당한 전문가의 영역에 접근해야 겨우 가능했다. 더군다나 상충되는 상에 대해서는 명쾌한 결론을 내기가 어려웠다. 예컨대 눈은 빈천상인데 입이 부귀상이라면 어떻게 해석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결론이 부족했고, 무엇보다도 저 사람이 앞으로 어찌 될 것이라는 예단을 내릴 수는 있었으나 그와 나와의 인관 관계를 어찌 가져가야 하는지에 대한 답을 구하기가 어려웠던 것이다. 이에 사회생활을 하는 틈틈이 나름대로 사람의 행동특성을 분석하여 정리한 것이 ‘행동관상학’이다.
즉 행동관상학이란 기존의 고정적인 생긴 모습과 형태를 바탕으로 운명을 해설하는 관상술과는 달리, 어떠한 행동양태가 어떠한 결과를 암시하고 있는지에 대해 필자가 관찰한 경험을 바탕으로 명쾌하게 논리적으로 정리될 것이다. 인간의 행동을 읽어내는 최초의 시도인 만큼 꽤 재미있는 코너가 될 것이다. 아무쪼록 본 코너를 너무 신뢰하지도 그러나 무시하지도 마시고 약간의 존중과 재미로 필독하여 주기를 바란다.

 
이런 사람?
남을 흉내 내며 말하는 건 인정받고 싶다는 표현
 
제3의 상황을 남에게 전달하거나 설명할 때 마치 자신이 모노드라마 연극배우라도 된 양 타인의 동작이나 말투를 흉내 내며 말하는 사람이 있다. 이런 사람은 상황을 객관적으로 바라볼 능력이 약간 결여돼있고 현실적으로는 자기 자신의 주관이 뚜렷하지 않으며 남이 하는 말에 귀가 얇다. 즉 자신의 주관적 해석을 못하는 관계로 말하는 감성의 기저에 타인의 동작이나 말투를 기본 틀로 삼아서 표현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사람이 알고 있는 내용은 상당 부분 틀린 경우가 많고 판단력 역시 결여되어 있기가 십상이므로 듣는 사람 입장에서는 한 번 더 유의할 필요가 있다. 
특히 이런 사람들은 자신을 추켜 세워주는 타인의 유혹에 쉬 넘어가는 타입이다. 대부분 사회생활에서는 그 위치가 조직의 중하층에 속하는 사람들이며 자존감이 낮고 따라서 주변에서 자신을 알아주고 인정받기를 갈망한다. 하지만 사람이 친화력이 좋고 리더를 잘 따라서 협조하는 면도 있으므로 어떠한 모임이나 조직에서 지도자는 못될지언정 분위기를 살리는 양념 같은 사람은 될 수 있다. 특히 궂은일을 마다않고 도맡아 하는 경우가 많다. 
이성지간에는 사이가 좋지 않고 일정거리를 두거나 어울리지 못하는 반면 동성 간에는 유난히 친밀하게 지내고 서로간의 사정을 속속들이 아는 생활 밀착형인 점도 유념해 둘 필요가 있다. 
 
 
저런 사람?
내게 ‘중립’이라 강조하는 사람은 중립 아니면 적군
 
무릇 모든 인간관계에 있어 갈등은 언제나 존재하기 마련이다. 대부분의 갈등이나 다툼을 적당한 선에서 봉합이 되나, 경우에 따라서는 심각한 분쟁으로 치닫기도 한다. 어차피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라 이런 때에는 주변에서 동의를 구하고자 알게 모르게 ‘세’를 모으게 되는데 이때 예외 없이 자신은 ‘중립’임을 선언하는 주변 사람들이 있게 마련이다. 
물론 누군들 남의 갈등에 끼어드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은 없다. 그러나 분쟁이 발생했을 경우 제 3자가 내 앞에서 굳이 자신은 양자 간에 중립이라고 한다면 이 또한 서운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때에 중립임을 자임하는 사람에는 두 가지 유형이 존재한다.
내가 먼저 말을 꺼냈을 때 나의 입장이나 억울함을 듣고서 자신은 ‘중립’이라고 하는 사람은 대부분 말 그대로 중립이다. 하지만 저쪽에서 어찌 된 일이냐고 먼저 연락을 취해 와서 이쪽 말을 다 듣고, 경우에 따라서는 중립이라고 한다면 이는 십중팔구 적군이다. 이러한 사람은 나의 인생에 큰 도움이 안 되는 만큼 향후에도 깊은 마음을 줄 필요는 없다.
특히 후자의 경우에는 단순한 적군 정도가 아니라 오히려 적극적으로 말을 전하거나 살을 붙이고 확대 해석을 하여 오히려 이간질에 가까운 행동을 할 우려가 있다. 따라서 굳이 찾아와서 내용을 묻고 다 들은 뒤 자신은 중립이라고 하는 사람이 있다면 일단은 경계를 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