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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LUMN

경제 칼럼

 

유통업체 구조조정과 폐업

 

백화점, 대형마트 등 오프라인 유통이 중심이던 국내 유통시장은 코로나 팬데믹 이후 온라인 중심으로 변화되었다. 그러나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맞이하며 대형 이커머스 업체의 몰락과 그와 함께 대형 오프라인 매장의 위기 역시 찾아왔다. 변화하는 유통시장에서 살아남는 방법은 무엇일까.

 

 

국내 유통시장이 전면 개방된 1996년


우리나라 유통시장은 1996년 유통시장 전면 개방 전과 후로 나뉜다. 유통시장 개방 전에는 현대적 유통채널은 백화점 정도였다. 1996년 유통시장이 개방되면서 해외 선진 유통기업과 유통기술이 우리나라로 속속 들어오게 되었고, 국내 대기업들의 유통사업 진출이 줄을 이었다. 대형마트를 시작으로 편의점, TV홈쇼핑과 온라인쇼핑몰 등 여러 형태의 유통채널이 선보이는 시기였다.

 

꾸준한 성장 이어 온 유통기업들


유통시장 개방 후 약 30년간 유통시장에는 다양한 유통채널이 자리를 잡았고 유통시장의 확대 또한 2025년 514조 원에 달하는 국내 소비시장(자동차와 연료 판매 제외, 통계청 자료)을 성장시키는 데 큰 역할을 하였다. 이제 우리는 백화점·편의점·대형마트와 같은 오프라인 유통매장과 온라인쇼핑몰·TV홈쇼핑 등의 온라인 유통 플랫폼을 쉽고 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게 되었다. 국내 유통시장이 성장하면서 2000년대 초반 우리나라에 진출했던 해외 유통기업인 월마트와 까르푸가 철수하는 사례는 있었지만 큰 부침 없이 유통기업은 대부분 꾸준히 성장하면서 자리를 잡아갔다. 이런 안정세는 2010년대 후반 코로나19 팬데믹이 발생하며 이커머스(전자상거래) 유통이 급성장하며 큰 변화를 겪게 된다. 특히 로켓배송을 필두로 한 쿠팡은 국내 1위 유통기업으로 등극하며 국내 유통시장의 중심 흐름을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변화시켰다.

 


오프라인 매장, 이커머스 성장에 타격


국내 유통시장은 개방 후 20여 년간 오프라인 유통을 중심으로 이루어졌다. 그러나 이커머스 소비가 급증하면서 오프라인 유통기업에 위기가 찾아왔다. 특히 온라인 쇼핑과 판매 상품이 겹치는 공산품을 취급하는 유통채널은 큰 타격을 입었다. 대형마트에서 마진을 담당했던 생활용품과 의류 판매가 급감하게 되었고 가전제품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롯데하이마트’ ‘전자랜드’ 등의 가전양판점은 적자 기업이 되었다. 가구전문점도 저가로 판매하는 온라인 공세에 적자로 돌아섰고 중산층을 대상으로 운영해 안정적이라 생각했던 면세점도 사업 운영 존폐를 걱정하는 상황이 되었다. 올해 3월 년 매출 6조 원의 국내 2위 대형마트 홈플러스가 기업회생신청을 하면서 이슈가 된 적 있다. 전국에 100여 개 대형 점포를 가진 홈플러스마저 버티기 힘들어하는 모습에 유통시장뿐만 아니라 대형마트를 이용하는 소비자들 역시 충격을 받았다.

 

 

구조조정 들어간 이커머스 업체들


유통시장에 주류가 된 이커머스 유통도 포스트 코로나 이후 성장세가 꺾이며 작년에는 티몬과 위메프를 운영하는 큐텐(Qoo10) 자금에 문제가 생겨 기업회생절차에 들어갔다. 티메프(티몬+위메프)의 경우 수년간 적자 상태로 이미 자본잠식 상태여서 매각을 하거나 회생하는 게 쉽지 않아 보인다. 티메프를 통해 상품을 판매하던 셀러(판매자)는 대금을 받지 못해 큰 피해를 보거나 폐업으로 몰리는 상황이 되었고 이용 고객 중에도 여행상품 구매 후 사용을 못 하거나 구매한 전자상품권이 사용 중단 되어 피해를 보는 일이 일어났다. 티메프 사태가 잊혀질 때쯤 명품판매 플랫폼 발란도 대금 지급 지연으로 기업회생을 신청하며 많은 사람을 놀라게 했다. 해당 기업은 얼마 전까지 유명 배우를 모델로 적극적인 CF광고를 하던 회사였기에 충격은 더 컸다.

 

 

유통업계에 찾아올 대변화의 시대 


이처럼 대형 유통업체들이 하나둘 무너지면서 판매자와 소비자 모두 자칫 애매한 유통업체에서 상품을 운용하거나 구매하다 손해를 볼 수 있다는 ‘유통 포비아’ 현상이 확산되고 있다. 최근에 벌어지는 유통시장 구조조정은 국내 유통시장 성장의 한계와 소비 트렌드 변화 때문이다. 2025년은 유통업체의 폐업과 M&A가 일어나는 대변화의 해가 될 것 같다. 
여기서 제조사·브랜드 기업·판매사·유통사 모두 시대의 변화를 잘 읽어야 위기를 피할 수 있다. 이커머스 유통의 성장은 전 세계적인 흐름으로 누구도 막을 수 없다. 그렇지만 저렴하고 빠른 배송을 내세우는 이커머스의 공략에도 오프라인의 백화점과 편의점은 잘 버티고 있다. 백화점은 체험형 리테일을 표방하며 핫플레이스로 고객을 모으고 있고 편의점은 국내 5만5천 개의 점포의 접근성을 무기로 고객 니즈에 부흥하고 있다. 또 다이소는 1천원부터 5천원 대의 저가 콘셉트로 공산품 유통의 제왕으로 등극했다. 

 

유통 대변화의 시기, 공구업계도 온라인 유통 변화와 중국 저가 해외직구 상품 공격으로 변화에 대한 요구를 강하게 받고 있는 실정이다. 상품 판매 시 거래 유통업체의 재무 상황을 예의 주시해 갑작스러운 기업회생 등에 대한 피해를 막을 수 있어야 한다. 또한 유통시장의 변화를 읽어 비전 있는 유통업체를 선점해 시장을 창조해야 이 위기를 벗어 날 수 있을 것이다.

 

 

_ 이종우(아주대 교수) / 진행 _ 이대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