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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 칼럼] 7단계 미수금 예방 및 대처법
사업을 하다 보면 물품 대금, 공사대금 등 돈을 주고, 받는 경우는 필수 불가결하다. 법적으로 소위 채권과 채무가 발생한다. 이때 내가 주는 경우야 늦게 주면 줄수록 좋겠지만 받아야 하는데 변제약속일보다 늦으면 하루하루 속이 타들어 간다. 이런 미수금이 쌓이고 쌓이면 어느 순간 가서 채무자를 한 대 쥐어박고 싶어진다. 법무사 현직에 있으며 느끼고 겪은 미수금 대처법을 생각해 보았다.
일반적인 법 절차는 법무사나 변호사에게 맡겨두고 경영자분들이나 직원분들이 되도록 손실 없이 빠르게 미수금을 변제받기 위해서는 첫째 계약서를 써야 한다. 공구상을 운영하시는 대표자님들이거나 이와 관련된 일을 하시는 분들은 공구 등 물품을 제공할 때 계약서를 거진 안 쓰는 경우가 상당히 많다. 오랜 거래 관행상 또는 귀찮다는 이유로 안면을 신용으로 하여 물품의 개수나 그 대금 정도만 확인하고 물건을 내어 준다. 그러나 상대방과 처음 계약 시에는 반드시 계약서를 쓰도록 하자. 법적으로야 계약서를 안 써도 미수금이 생기면 가압류를 잡거나 지급명령신청이나 소를 제기하는데 아무 문제는 없다. 거래원장이나 세금계산서 발행 등을 증거로 하여 진행해도 된다. 그러나 계약서를 쓰게 되면 채무자에게 경각심을 주게 되고 거기에 법인 인감이나 개인의 인적사항인 이름이나 주민등록번호, 현주소가 들어가면 물품공급 사안을 보다 심각하게 받아들인다.
특히 법인보다 개인 사업자분들을 상대로 하는 게 되면 반드시 개인 사업자의 주민등록번호가 중요하게 작용한다. 이를 모를 경우 장점이 많은 지급명령신청은 불가능하고 정식 소를 통해 채무자의 휴대전화를 근거로 사실조회를 해야 하는 등 시간과 비용이 주민등록번호를 알 때보다 2~3배는 더 소모 된다. 주민등록번호를 몰라도 승소는 가능하지만 집행은 불가능하다. 계약서를 작성 안 해도 최소한 상대방의 주민등록번호는 아는 것이 중요하다.
정말 상대방을 믿기 어렵다고 싶을 때는 상대방과 협의하여 공정증서 작성을 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공정증서는 법무사 사무실이 아닌 공증사무를 인가받은 변호사가 운영하는 공증 사무실에서 작성해주는데 판결문 대신 공정증서로 변제기 이후 미변제 시 바로 공정증서로 집행에 착수할 수 있습니다. 반면 공정증서가 없으면 소송을 해야 하는데 소송 자체는 시간과 비용, 정력을 소진하는 행위다.
변제(辨濟)는 약정된 채무를 이행해서 채권을 해소하는 것이다. 한마디로 돈 갚는 것. 약속한 변제 날짜가 지나고도 미변제 시 내 돈 갚으라고 채무를 독촉하게 된다. 이때 많이 이용하는 방법이 내용증명 보내기다. 내용증명 자체는 채무를 소위 빚 독촉하는 방식으로 활용된다. 소 제기 하는 경우 법원이 내용증명 제출을 요구하는 경우도 있어 증거도 될 수 있다. 나도 개업 초기 내용증명 보내는 것에 크게 부정적이었다. 그러나 내용증명을 받고 채무자가 미수금을 지급하는 사례도 있으니 초기에 내용증명을 활용하는 방법도 미수금을 조기에 변제받는 좋은 수단이 될 수 있다.
내용증명을 보내어도 소용없으면 이제부터 본격적인 법의 힘을 빌려야 한다. 이때부터 전문가에게 맡겨야 한다. 미수금은 금전채권이라 채무자의 재산에 가 압류를 걸어 놓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채무자의 재산이란 크게 부동산이나 예금 채권, 기계나 장비 등 유체 동산이 있는데 소 제기 전 미리 채무자가 재산을 빼돌리거나, 소비하기 전에 그 재산을 묶어 두는 것이다. 그러나 가 압류는 한가지 문제가 있으니 법원이 담보공탁을 요구한다. 담보공탁은 현금 공탁과 보증 보험 공탁이 있는데 청구하는 미수금에 비례하여 법원이 그 가액을 정해준다. 보증 보험 공탁은 그나마 낫지만 현금 공탁이 나오면 일정한 돈이 법원에 묶이게 되어 부담감이 커진다. 이때 결단을 내려야 한다. 담보 공탁금을 내고 그 돈이 수 개월간 묶일 각오를 하고도 가 압류를 잡을 것인가? 아닌가? 좀 더 기다릴까?
소송은 민사소송의 경우 법원에 소장을 제출하면서 시작 된다. 소송 시작, 소 제기 전 민사채권이 아닌 상사채권은 신용정보회사에 맡겨 독촉도 가능하다. 신용정보회사의 힘을 빌려 변제 받으면 금상첨화다. 하지만 이마저도 어려운 경우가 많다. 아직도 변제를 못 받았다면 이제 소 제기다. 앞서 보낸 내용증명도 증거가 되고 세금계산서와 거래장부, 계약서 등이 훌륭한 증거가 된다. 미리 알아두었던 채무자의 주민등록번호를 활용해 채무자 사업소재지를 주소지로 하여 지급명령신청을 할 수 있다. 지급명령은 소위 정식의 민사소송 제기보다 그 비용이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인지액. 송달료. 법무사나 변호사 보수를 소송 비용액 확정이라는 절차 없이 지급명령으로 모두 보전 받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채무자의 ① 주민등록번호와 ② 주소 ③ 받을 채권이 명백하다면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이다. 반드시 채무자의 정확한 현주소를 알아야 할 필요는 없고 사업장 소재지만 알아도 된다. 그런데 이런 세가지 요소들이 없으면 길고 긴 정식 소송으로 가야 한다. 지급명령은 송달만 잘되면 한 달 안에 끝날 수 있는데 정식 소송은 짧게는 3개월 길게는 6개월이다. 그래서 거래 시부터 최소한 지급명령이라도 간다는 생각으로 상대방의 주민등록번호를 알 필요가 있다.
소송을 해서 승소해도 집행이 안 되면 앞에서 해온 일이 다 헛일이 된다. 그나마 앞서 해둔 가압류가 되어있었다면 가압류를 압류로 전이 즉 바꿔주면 된다. 만약 가압류를 안 해 두었다면 이제부터 채무자의 재산을 찾아야 한다. 이때는 채권자가 알고 있는 채무자의 재산 특히 은행을 통해 거래했다면 은행 이름이나 채무자 사업장의 기계나 장비 현황 등을 법무사나 변호사에게 알려줘야 된다. 이것도 모르면 법무사나 변호사도 별 뾰족한 수가 없다. 채무자의 재산은 거의 의도적으로 타인 명의로 은닉해놓거나 다 소비된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때 또 등장하는 것이 신용정보회사에 채무자의 재산 현황 조사를 의뢰하는 일이다. 이것은 전가의 보도는 아니다. 하지만 채무자 예금 채권 압류 및 추심정차에서 그나마 장님 코끼리 만지기 식, 아무거나 걸려라하는 투망식으로 집행에 착수하는 것보다 상대적으로 훌륭한 방법이다. 이때는 공탁금이 필요 없다. 채무자가 부동산을 갖고 있으면 압류하여 경매신청이 가능하다. 하지만 이 방법은 시간이 들고 비록 나중에 보전 받을 수 있지만 집행비용이 많이 들어갑니다. 모두 각오하고 해야 할 일들이다.
결국, 미수금을 변제받는 건 시간 소비와 돈 싸움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채무자가 재산이 없으면 그마저도 불가능하다. 그저 엿 먹어 봐라 라는 심정으로 채무자가 사는 집의 세간살이 티브이, 냉장고, 세탁기 등 유체 동산에 집행하거나 채무불이행자명부에 등재시키는 방법만 있다. 이중 어느 것 하나 원래 받아야 할 채권을 충분히 만족시킬 수 있는 방법은 아니다. 지금까지 내가 언급한 대처법들이 완전할 순 없다. 그래도 시간과 비용을 아끼고 그나마 변제받을 확률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이다. 그러나 나는 이렇게 해서라도 공구인들이 고생스럽게 일군 수익을 최소한의 손해만으로 지켰으면 하는 소망이 있다. 나 역시도 미수금 없는 세상을 꿈꾼다. 모든 공구인들의 건승을 응원한다.
글 _ 유상혁 법무사 사단법인 한국산업용재협회 자문위원 / 정리 _ 한상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