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LUMN
[영업인 칼럼] 영업사원 내 사람 만드는 방법
영업을 2년간 하면서 처음 우왕좌왕하던 모습을 겨우 벗어난 것 같다. 영업은 혼자서 하는 것이 아니다. 영업은 타인과 함께 일하면서 마음을 주고받으며 일어나는 작용이다. 1996년생의 젊은 내가 공구 영업을 하면서 보고 배운점을 생각해 보았다.
영업을 하면서 영업 잘하는 장사 잘하는 사장님을 만날 때 있다. 소위 말해 단골고객을 잘 만드는 공구상 사장님의 특징은 작은 것에 연연하지 않더라. 언제나 이익을 보는 것이 아니라 고객이 정말 필요해하고 또 물건을 주기로 약속했다면 손해를 보면서까지 그 약속을 지키려고 한다. 나무 한 그루에 연연하지 않고 전체적인 큰 숲을 보듯 작은 거래의 이익보다 전체 거래의 이익에 신경 쓰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거래에서 언제나 이기는 사람은 없다. 때로는 전술적으로 후퇴하고 전략적으로 승리하는 사장님이 많았다. 교향곡을 지휘하는 연주자처럼 어떤 때는 잔잔한 매출을 올리다가 어떤 때는 큰 매출 소리를 낸다.
판매 거래처와의 영업을 잘 하시는 공구상 사장님들은 자신들이 공구를 매입하는 대형 유통사 영업사원을 잘 활용하신다. 그들은 언제나 새로운 공구가 나온 것이 없는지 단종되거나 단종 될 예정인 공구가 무엇인지 파악하려고 노력하신다. 사실 영업사원도 모르는 것이 많지만 사장님을 대신해 정보를 알아보거나 궁금해 하시는 사항을 대신해서 물어다 볼 수 있다. 새롭게 나온 특판 상품이나 할인 행사도 그들은 영업사원을 통해서 놓치지 않는다. 영업사원도 사람이다. 아무래도 자신을 좋아하는 사람에게 마음이 간다. 좋은 것이 나오면 먼저 알려주고 싶고 나쁜 것은 피해라고 알려주고 싶어진다. 이처럼 사업 잘하는 공구상 사장님들은 자신과 만나는 영업사원을 자기 사람으로 만든다.
2년 전 내가 처음 영업을 나갔을 때 나는 여러모로 부족한 부분이 많았다. 공구업계 경험이 전무했기에 공구상 사장님들이 사용하는 용어나 단어를 몰라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공구유통업계에 활동하는데 필요한 교육 학원이나 자격증이 있는 것도 아니었다. 나의 부족한 경험을 채우기 위해서는 결국 제품에 대한 지식과 정보가 필요했다. 다양한 채널을 통해 제품에 대한 정보를 얻고 지식을 쌓아가니 공구에도 유행이 있다는 것, 시즌마다 잘 팔리는 제품이 있다는 것, 지역마다 사용하는 주력 공구가 다른 것을 알 수 있었다. 처음 영업을 하는 사람이라면 우선 정보와 지식을 갖추도록 하자. 영업사원은 정보 그 자체를 무기로 사용한다. 또한 경쟁사 직원들과도 친해지면 좋다. 그들은 적이 아니다. 서로 정보를 공유하고 그들을 통해 상생하기도 한다.
영리한 공구상 사장님들은 영업사원을 고용해 공장, 건설현장으로 영업을 내보내기도 한다. 어느 정도 견적이나 발주가 리드 타임이 있는 타 산업과는 다르게, 대한민국 산업 현장은 바쁘게 돌아가고 있으며 그에 따라 긴급히 일을 요할 때가 많다. 하지만 긴급하게 일을 처리해야 할 때도 규율만 고집하다 보면 많은 절차와 의사결정을 통해 시간이 지연되고 일을 그르치는 경우도 있다. 작은 업체 세일즈맨에게 활동과 거래에 자유가 주어진다면 거래 진행 속도가 엄청나게 빨라진다. 초대형 유통상사 영업사원들은 그런 순발력이 필요한 거래에 있어서는 아무래도 부족하다. 여러 단계 결재나 허락을 받아야 해서다. 평범한 공구상처럼 작은 유통사에 속해 있지만 어느 정도 권한을 가진 영업사원이 긴급한 거래에서 초대형 유통상사 영업사원을 속도에서 추월하는 이유다.
스페셜리스트는 전문 분야를 파고드는 사람이고, 제너럴리스트는 여러 분야의 전반적인 흐름을 볼 줄 아는 사람이다. 공구유통상사에 입사에 영업직을 하면서 나는 스스로를 ‘제너럴리스트’같다는 생각을 한다. 물론 나이와 경험이 부족하고 영업직에 속한 나는 성격도 외모, 생각도 평범하다. 인생 선배들이 볼 때 지금의 나는 아직 모든 면에서 부족하고 함께 일하는 동료들을 리드하지도 못하니 ‘제너럴리스트’ 조차 안 될 수도 있다. 그렇지만 나는 전문 분야에 파고드는 ‘스페셜리스트’를 꿈꾼다. 거래처와 관계를 유지하며 높은 매출을 올리고 싶은 것은 모든 영업사원의 소망이다. 더 나아가 나는 한 분야의 정점을 찍어보고 싶다. 그 과정을 통해 많은 것을 배울 수 있고, 남보다 한 발짝 더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그 후 언젠가 새로운 제품을 기획하는 사람이 되길 희망한다. 이런 꿈을 꾸다보면 아마도 먼 미래에 나도 ‘스페셜리스트’가 되어있을 것이다. ‘스페셜리스트’가 된 내 모습을 그려본다.
글 _ 신재한 크레텍 영업부 주임 / 정리 _ 한상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