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LUMN
[공구인 칼럼] 간절한가? 절실한가?
1982년 공구업계에 입문한 나는 1990년 3월 나만의 사업을 시작해 지금까지 경기도 수원에서 공구유통업에 종사하고 있다. 나는 공구인들이 큰 자부심을 가지고 공구유통업에 종사하기를 희망한다.
2023년 현재 우리의 삶은 메타버스, AI가 출연하는 세상이다. 세상의 변화 속에서도 변하지 않는 것은 공구유통업의 중요성이다. 공구가 있어야 산업현장이 제대로 돌아가고 제조업도 움직인다. 첨단 반도체도 사소한 공구가 없으면 생산이 불가능하다. 공구를 유통하는 사람들은 우리 스스로가 선택한 직업이자 생업의 현장을 소중하게 여기고 동시에 자부심을 느꼈으면 좋겠다. 우리가 하는 일은 결코 사소한 일이 아니다. 다른 업종을 무시하는 것은 아니지만 훌륭하고 도덕적이며 당당한 업종이라 자부한다.
이제는 모든 정보가 인터넷에 있고 모든 사람들이 인터넷 접속이 가능한 스마트폰을 들고 다닌다. 대부분의 정보는 인터넷을 통해 알 수 있다. 그러나 아주 세밀한 정보, 전문적인 정보는 찾아보기 어렵다. 자연스럽게 공구유통을 하는 사람도 전문성을 가져야 한다. 남들이 인터넷에서 쉽게 찾아보기 어려운 전문지식을 갖춘 전문가가 살아남는 세상이다. 단순히 지식을 갖추라는 이야기가 아니다. 자신이 판매하는 사업체의 체질을 파악하고 남들이 안하는 전문성을 갖춰야 한다는 이야기다.
몇몇 사람들에게는 남들이 취급하지 않는 공구나 브랜드를 취급하는 것이 어려울 수 있다. 모든 공구상이 전문성을 가지는 것도 현실적으로 어렵다. 남들이 안하는 공구나 브랜드를 도입하여 관리하는 것이 힘들다면 덩치를 키워야 한다. 소위 말해 대형업체 만물상이 되어야 한다는 말이다. 물론 공구상이 대형 매장을 가지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다. 자금도 많이 들고 공간도 많이 필요하고 그 많은 물품을 관리하려면 많은 인력이 필요하다. 하지만 내가 생각 할 때 공구유통업의 방향은 전문화 혹은 대형화로 진화하는 것 같다.
전문화 혹은 대형화로 발전해야 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이미 일반적인 평범한 공구는 초대형 도매유통사의 힘이 강하다. 대형 도매유통사를 싫어하고 멀리하는 것 보다 그들을 이용하고 약점을 파악해 활용하는 것이 훨씬 낫다. 예를 들어 평범한 공구상은 초대형 도매 유통사를 이용해 물건을 구입하면 되지만 도매 유통사도 모든 것을 다 취급하지 못한다. 잘 사용하지 않아도 꼭 필요한 공구를 파악하고 그런 브랜드를 찾아서 내 것으로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대형 유통사가 취급하지 않는 꼭 필요한 공구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겠지만 성장하고 싶은 목표가 있는 공구인이라면 그것을 해낼 것이라 생각한다.
공구유통업을 하는 사람이라면 자신의 사업체 매출이 떨어지면 안된다. 단순한 진리지만 매달 매달 자신의 사업체 매출을 파악하자. 예를 들어 1월에 매출 1000만원을 했고 2월에는 900만원 했다고 치자. 몇몇 공구인들은 ‘잘 안 되는 달이 있지. 불황이니까.’ 하면서 별일 아닌 듯 넘어간다. 그런데 그렇게 하면 안된다. 1월에 1000만원 했는데 2월에 900만원 매출을 했다면 발등에 불이 떨어진 것과 같다. 대책 회의를 하고 우리 가게 문제점이 무엇인지 파악해야 한다. 옆가게는 잘 되는데 우리 가게가 잘 안된다면 스스로를 반성하고 문제점을 파악하자. 보다 나아지는 방향은 언제나 있다.
얼마 전 대구 지역의 젊은 청년 공구인들의 모임을 보았다. 젊은 공구인들이 서로 모여 대화를 나누고 정보를 교환하고 서로를 응원하는 모습은 아름답고 찬란하게 빛나는 것 같았다. 대구에서 그런 젊은 공구인들의 모임이 있었는데 광주지역에서도 그런 젊은 공구인들의 모임도 나타났다고 들었다. 우리 수원지역에서도 젊은 공구인들이 다 모여서 공구업에 관련된 의견을 나누고 정보와 친목을 다졌으면 좋겠다. 서로가 모여서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자극을 받고 자신의 환경에 맞는 발전방향이 보일 것이다. 젊은 공구인들의 만남은 선의의 경쟁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우리 업계가 발전하는 좋은 일이다.
사장님이라면 작은 일에 일희일비해서는 안된다. 넓고 크게 보아야 한다. 하루 하루도 중요하지만 3개월 뒤, 1년 뒤, 3년 뒤를 생각해야 한다. 목표를 가지고 노력을 하면서 작은 일로 스트레스를 받지 말라는 이야기다. 정말 간절하게 나 자신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고민해야 한다. 대범하게 생각하자. 직원의 시선을 버리고 사장의 시선으로 생각하고 행동하자. 사장이면서 직원 마인드를 버리지 못하는 사람이 많다. 업계의 사정이나 정보를 알 수 있는 자리가 있다면 반드시 참석하자. 하루 매출 생각하며 그런 자리 참석 주저한다면 성장하기 어렵다.
나는 우리 업계가 보다 성장하고 발전하길 희망한다. 우리 공구업계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공구인이 단합을 해야 한다. 공구인이 모여 하나가 되어 움직인다면 우리의 삶은 보다 나아질 것이다. 높은 카드 수수료, 불필요한 가격경쟁, 대기업의 공구유통업 진출, 변화하는 유통환경 등 우리가 마주한 현실은 마냥 밝지 않다. 그러기에 우리는 더더욱 모여서 업계가 하나 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지금보다 더더욱 공구유통업이 존중되는 사회의 모습을 기대하면서 후배 공구인들의 도전을 응원한다.
글 _ 김영신 ㈜천일공구사 대표 / 정리 _ 한상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