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LUMN
[공구인 칼럼] 공구업계 하고 싶은 말
아버지의 길을 뒤이어 공구유통업체 일을 한지도 10년이 지났다. 첫 배달을 시작했을 때부터 거래업체를 전문적으로 담당하기까지 내가 보고 겪으며 느낀점을 말하고 싶다.
다양한 건설사, 제조사에 납품을 하면 다양한 일을 겪는다. 그런데 공구 유통을 하는 사람이라면 해서는 안되는 것이 있다. 바로 리베이트다. 리베이트는 내가 판매한 매출액에 발생하는 순이익 중 얼마정도를 구매결정권자에게 돌려주는 행위로 어떤 좋은 말로도 업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나 역시도 고객으로부터 리베이트를 요구받은 적이 있다. 사무실에서 정장을 입고 일하는 40대 여성 관리자로부터 업계가 원래 그렇다는 말과 함께 당당하게 리베이트를 요구 받았었다. 그러나 리베이트는 정도경영이 아니다. 아버지와 나, 여동생, 직원들이 함께 일하는 ‘미래공구’는 법인이다. 법인은 쉽게 말해 법으로 만들어진 인간이라는 뜻이다. 즉 리베이트를 하면 법인인 사업체 미래공구를 속이거나 돈을 훔치는 행위와 같다.
내가 활동하는 경기도 평택 지역은 공장을 비롯해 다양한 공사현장이 많다. 다양한 업체가 일을 하고 있고 많은 거래가 일어나기에 필연적으로 좋은 것이 좋은 거라며 리베이트를 요구하는 사람도 나타난다. 리베이트의 종류는 다양하다. 현금이 될 수 있고 상품권이 될 수 있고 현물이 될 수도 있다. 거래를 댓가로 금전을 주고받는 것은 좋은 말로 리베이트, 커미션, 수수료로 불릴 수 있으나 속된 말로는 뇌물이라고 한다. 주는 사람도 받는 사람도 리베이트로 오고가는 돈은 깨끗한 돈이 될 수 없다. 금액이 약소해도 리베이트 행위를 멀리하자. 매출을 담보로 요구하는 리베이트는 처음에는 작게 시작해도 점점 커진다. 작은 커피머신이 나중에는 승용차 한 대로 발전하기도 한다.
치열한 세상이고 공구유통업계도 경쟁이 치열하다. 이런 치열한 경쟁 속에서 살다 보면 잘못된 유혹에 빠지기 쉽다. 보다 쉽고 빠르게 성장하는 방법을 찾으려다 보면 남들 다 하니까 하는 마음에 잘못된 일을 못본 척 넘기고 싶기도 하다. 그러나 나를 비롯해 많은 공구인들이 정정당당하게 경쟁한다. 꼼수로 승부하는 사람은 언제나 꼼수만 생각 할 뿐이다. 그렇다면 어떤 자격과 능력을 갖춰야 정정당당한 승부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 그것은 바로 공구에 대한 지식과 고객에 대한 서비스, 영업력, 많은 구색, 고객응대능력, 사장과 직원의 헌신 등이 있다. 장기적으로 보면 이러한 정도 경영이 도움되어 시간이 걸려도 더욱 크게 성장한다.
내가 공구유통업에 입문하면서 처음 시작은 배달과 공구 진열 그리고 전시였다. 출근 이후 진열 전시를 3년 동안 일 하며 현장에서 사용되는 언어와 우리 가게에 어떤 공구가 어디에 있는지 파악했고 배달을 하면서 내가 사용되는 공구가 어디에 어떻게 사용되는지 파악하고 연구했다. 3년이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내가 전담하는 거래처가 생겨났고 거래처에 집중하며 매출액을 점점 늘렸다. 아버지께서 세우시고 시작하신 공구상을 아들인 내가 돕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공구에 대해 모르고 본격적인 거래 활동을 하는 것은 금물이다. 나도 공구업계 선배들이 했던 것처럼 공구에 대한 지식을 몇 년 간 쌓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야 했다. 배달, 진열, 전시를 하면서 배울 수 있는 것이 많다. 그렇기에 공구유통업게 초보들은 반드시 배달, 진열, 전시부터 배우길 조언한다.
공구에 대한 지식이 늘어나면 영업활동을 하자. 영업활동을 하다보면 주문이 들어온다. 그때 고객 응대를 잘해야 한다. 나는 고객응대가 영업활동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고객의 요구를 파악하지 못하고 제대로 된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하면 고객은 떠나기 마련이다. 기껏 활동한 영업활동도 소용없게 된다. 그래서 고객응대가 중요하다. 나에게 좋은 이미지, 기운을 얻은 거래처는 다시금 재주문을 한다. 주문이 거듭되면서 단골이 되고 거래액, 매출액이 점점 늘어난다. 그래서 고객응대는 중요하다. 두 번 세 번 강조해도 부족함이 없다.
아버지와 내가 함께 성장시키고 있는 미래공구의 시작은 평택이 아니다. 경기도 화성지역에서 시작한 미래공구는 보다 높은 매출을 위해 3년 전 평택에 2호점을 개설했다. 지역이 달라지니 거래처도 달라지고 거래처가 요구하는 공구가 달라졌다. 공구인이라면 내가 활동하는 지역의 특색과 지역이 요구하는 공구가 무엇인지 빨리 파악해야 한다. 인터넷에도 찾아보지 못하는 특이한 공구나 설비를 요구하는 경우도 있다. 그럴 때는 공장에 직접 주문을 하는 수고를 아끼지 말자. 고객의 신용이나 믿음을 잃는 것이 더욱 두려운 일이다.
내가 처음 미래공구에서 일을 시작했던 것은 10년 전이었다. 그때는 아버지와 나 그리고 직원 두 분 총 4명이 함께 일했었다. 지금은 아버지를 비롯해 총 10명의 임직원이 일하고 있다. 매출이 늘어나고 직원이 늘어나면서 고객과 함께 함께 일하는 직원의 마음과 입장도 생각해야 한다. 이제는 나 혼자서 일할 수 있는 업무량이 아니다. 매출이 늘어난 만큼 직원이 보람을 느낄 수 있도록 적지 않은 보상을 주어야 한다. 매년 성장과 매출에 신경 쓰게 된다. 직원의 만족감만 생각하면 내가 운영하는 사업체의 미래 대비가 힘들어진다. 현명한 사장님은 직원과 사업체의 현실적인 접점을 찾아야 한다.
10년이 지난 나의 모습은 어떤 모습일까 생각한다. 10명이 함께 일하는 미래 공구의 직원들이 모두 행복했으면 좋겠다. 미래공구에서 일하는 직원들과 직원들의 가족이 모두 건강했으면 좋겠다. 두 아들과 딸 아이, 삼남매를 키우는 아내가 여유를 되찾고 행복해지길 기도한다. 부모님과 여동생 아내 아이들 직원 모두가 건강하고 행복해 하길. 그것이 내가 가진 소망이자 목표다. 그 목표를 위해서는 오늘도 초심으로 돌아가 땀 흘리는 일상을 보내야 한다. 삼남매의 아버지로써 부끄러운 아버지가 되고 싶지 않다. 이런 내 마음은 아이를 둔 모든 아버지, 공구인의 마음일 것이다. 정도경영을 지키며 미래공구가 더욱 성장하길 소망한다.
글 _ 김정규 미래공구(주) 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