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LUMN
[영업인 칼럼] 혼자서 고민하지 말자
누구나 처음부터 영업사원이 되는 것이 아니다. 나 역시도 13년 전에는 초보 영업사원이었다. 그러나 다양한 사건사고를 경험하면서 배포도 커지고 마음도 차분하게 영업을 할 수 있었다. 공구를 판매하면서 어떤 마음가짐을 가져야 할지 생각해보았다.
영업의 기본은 스스로가 가진 자신감이라고 한다. 맞는 말이다. 자신감이 중요하다. 그러나 모든 영업사원들이 외향적으로 밝고 긍정적인 모습만 가지고 있지 않다. 차분하고 조용한 영업사원도 있고 나처럼 밝고 긍정적인 분위기로 여러 사람들과 친분을 만드는 사람도 있다. 영업을 잘하는 사람은 다양하다. 그런데 영업을 못하는 사람은 공통점이 있다. 바로 자신이 가진 문제를 혼자서 고민한다는 점이다. 영업을 하다 보면 벽에 가로 막히거나 스스로에 대한 자신감이 떨어질 때도 있다. 그런 기분이나 고민이 생길 때, 영업을 하는데 답답한 문제가 있을 때는 선배나 동료들에게 허심탄회하게 속마음을 털어 놓자. 혼자서는 해결 못하는 문제도 여럿이 머리를 맞대면 해결되기 싶다. 스스로 고민하면 악순환에 빠진다. 고민하지 말고 행동하자. 고민하며 스스로를 우울해하기 보다는 몸을 쓰며 땀을 흘리는 것이 낫다.
주 52시간 근무제 당연한 시대가 되었다. 그런데 영업하는 사람은 영업하는 시간이 정확하게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니다. 내가 퇴근을 했더라도 내가 맡은 거래처에서 급하게 물건을 찾거나 문의를 한다면 최소한 알아보는 시늉이라도 해야 한다. 토요일이나 일요일에 연락 오는 것을 즐거운 마음으로 받자. 주말이라고 연락을 받지 않는 영업사원은 거래처로부터 인정받지 못한다. 물론 휴일에 일 관련 전화를 받는 것이 당연한 것은 아니다. 그러나 거래처가 마음이 급해서 나를 찾는 것이라고. 그만큼 나를 믿어 주는 것이라고 긍정적으로 생각해야 한다. 거래처 입장에서 휴일의 급한 문제를 해결하는 영업사원을 찾을까? 주말이라고 연락 안되는 영업사원을 찾을까?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해보자.
모든 영업이 그러하겠지만 특히 공구를 판매하는 영업사원이라면 새로운 제품에 대한 지식을 축적해 놓아야 한다. 제품에 대한 지식만 쌓아서는 부족하다. 내가 맡은 거래처에 대한 연구도 해야 한다. 거래처의 재고가 어떤 상황인지 분석하고 거래처 사장님의 성향도 파악하는 것이 좋다. 박학다식하면 최고지만 최소한 특정 분야에는 스스로 전문성을 가지려고 노력해야 한다. 나 역시 10년 넘게 영업활동을 하면서 카탈로그를 뒤적이고 가격표를 보는 것이 생활화 되어 있다. 거래처가 찾는 물건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닌지, A제품을 대체 할 수 있는 물건은 어떤 것이 있는지. 복잡한 기계공구의 경우 현장에서 할 수 있는 기본적인 간단한 AS방법도 알아두는 것이 좋다. 영업을 제대로 하려면 배워야 하는 것이 많다. 자기 발전을 게을리 하면 안된다.
세상 사람들은 다양하다. 나이가 많다고 거래처 사장이라고 영업사원을 무례하게 대하는 사람도 있고 정말 인간적으로 훌륭하고 존경스러운 공구상 사장님도 있다. 우리가 배워야 할 것은 이성적이고 인격적으로도 훌륭한 공구인이다. 무례한 사람을 만났을 때 항상 굽히는 것도 능사도 아니다. 안되는 것은 안된다고 확실히 말하고 내가 가진 도덕적인 선을 넘는 발언을 한다면 부드럽게 제지를 해야 한다. 상대방이 지속적으로 도발하더라도 욱하는 마음을 경계하자. 화를 내면 거래처가 끊어질 뿐이다. 화를 내지 않고 부드럽게 상대방을 돌려놓는 기술이 필요하다. 영업사원은 거래처에서 조롱을 받아서는 안된다.
나 역시 부도를 맞은 적이 있다. 많은 세일즈맨들이 물건을 주고 돈을 받지 못하는 경우를 맞이한다. 그런 부도는 당연한 일이 아니다. 냉정하게 내가 왜 부도를 맞게 되었을까 고민과 반성을 해봐야 한다. 거래처가 갑자기 파산신청을 하거나 수금을 하지 않고 잠적을 하는 일을 100% 막을 수는 없다. 다만 나와 거래하는 거래처가 부도가 나지 않도록 스스로 완급조절을 할 수 있다. 냉정하게 거래처에 물건을 그냥 주기보다는 거래처의 수금능력, 현금동원능력을 파악하자. 판매하는 욕심에 앞서서 물건을 바로 바로 주기보다는 거래처가 가진 재고가 얼마나 있는지 파악하고 물건을 넘기자. 실적 욕심을 부리기보다 거래처의 경영환경이 건강한지 확인하고 거래가 이루어지는 것이 좋다.
세일즈맨은 거래를 하기 위해 시간을 사용한다. 하지만 거래처와 인간적인 관계도 중요하다. 나는 이익을 위해서가 아닌 사람과 사람의 만남을 소중하게 여기는 마음이 있다. 세일즈는 거래를 통해 서로 이익을 주고받는 것이라고 본다. 그래서 나는 내 일이 좋다. 그러나 간혹 순수한 호의를 영업을 하기 위한 제스처로 오해하시는 거래처도 있다. 대한민국이라는 나라는 아직까지 따뜻하고 정이 있는 나라라고 믿는다. 사회적으로 성공하면서 인간적, 인격적으로 훌륭한 공구인들도 많은데 나는 그런 좋은 공구인을 많이 만나 거래를 통해 이익을 안겨주고 싶다. 거래처 사장님들도 나를 좋은 사업 파트너, 싹싹하고 밝은 젊은 친구로 맞이해주셨으면 좋겠다. 꼭 이익을 위해서 사람을 만나는 것은 아니다. 사람이 좋아서 세일즈를 통해 배우는 것이 많아서 내가 이 일을 13년째 하는 것 같다.
우리나라는 전세계에서 가장 아이를 적게 낳는 나라다. 이런 현상을 하루아침에 바꾸기는 어렵다. 통계적으로 경제활동을 하는 생산가능 인구는 올해 3,667만명이지만 2038년에는 2,963만명으로 줄어든다. 현장을 뛰는 나는 공구상에서 벌써 사람구하기 어렵다는 말을 듣곤 한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하고 공구상은 어떻게 해야 할까? 환경을 바꾸기 어렵다면 나를 변화시켜야 한다. 공구상의 모습을 변화 시켜야 한다. 아직까지 많은 공구상들이 온라인에 도전하지 않고 있다. 이득이 아닌 미래 변화에 대비하는 경험축적을 위해서라도 보다 많은 공구인들이 온라인 시장에 뛰어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아직 기회는 있다. 나와 거래하는 많은 공구상 사장님들이 보다 큰 부자가 되길 응원한다.
글 _ 하재륭 크레텍 영업부 과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