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LUMN
[공구인 칼럼] 선한 영향력이 필요하다
어느 조직이나 마찬가지로 회사일도 누군가는 해야 하지만 그 누군가를 정하지 못하는 작은 일들이 있고 , 그 누군가가 나라고는 생각하지 않는 일들이 있다.
누군가의 작은 배려는 동료에게 좋은 기분을 가지게 하고 그 기분은 회사의 분위기를 만들고 다시 그 좋은 기분은 고객에게 소소한 즐거움을 주게 된다. 그것을 우리는 선한 영향력이라 부른다. 하우스플러스의 2022년 키워드는 “선한 영향력”이다.
1999년 회사를 퇴사하고 DIY 전문 온라인 쇼핑몰 창업했다. 인터넷 쇼핑몰이 국내에 처음 시작되었을 때 함께 시작한 셈이라 회사가 성장할 수 있었다. 시장이 변화 할 때 흐름을 타는 시기는 중요하다. 누군가는 그것을 운이라고 말 할 수 있다. 맞다. 운도 중요한 요소다. 그러나 모든 초창기 온라인 공구 쇼핑몰이 살아남은 것이 아니다. 좋은 시기에 시작했어도 온라인의 경우 콘텐츠 부족으로 소리 소문 없이 사라지기도 한다. 인터넷을 통해 상품의 사용방법을 이야기하는 콘텐츠, 내 손으로 내가 사용 할 물건을 만들어가는 즐거움을 담은 콘텐츠는 고객의 마음을 움직인다. 고객이 동네 사랑방에 머무르듯 우리 쇼핑몰에 머무르게 만들어야 하는데 그것을 해결하는 것이 콘텐츠, 이야기의 힘이다.
좋은 콘텐츠에는 훌륭한 정보가 효과적으로 전달된다는 특징이 있다. 콘텐츠에는 교육효과가 있고 하우스플러스는 현장에 활용 가능한 지식이 있다. 하우스 플러스가 운영하는 경기도 포천의 ‘우드워커 스토어’도 국내 유일의 우드카빙 전문 공방 스토어다. 그래서 얼마 전 경민대학교와 산학협력을 맺었다. 목공방 창업을 꿈꾸는 사람들에게 목공기술을 알리는 교육 프로그램이 이루어지며 최고경영자과정의 교양과목, 평생교육프로그램의 교육장소로도 활용된다. 누군가는 이런 산학협력이 기업 활동에 큰 도움이 되냐고 물을 수 있다. 기업이 시장을 통해 얻은 이익을 가능한 사회에 환원하는 것이 옳다. 그리고 우드워커스토어에서 교육 받은 학생들이 훗날 하우스플러스의 주요고객이 되어 다시 찾아와 줄 거라 믿는다. 공구유통업도 지역 사회의 요청에 부응하면서 더욱 배우고 성장한다.
2020년 내가 경영하는 하우스플러스는 200억원 매출을 올렸다. 매출이 높으면 좋지만 사실 매출보다 중요한 것은 순이익, 마진이다. 매출이 아무리 높아도 순이익이 낮으면 빛 좋은 개살구고 마진이 없거나 마이너스라면 큰 위험이 왔다고 본다. 나는 매출보다 순이익을 더욱 중요하게 생각한다. 매 순간 재무제표를 보면서 우리 기업이 나아가는 방향이 맞는지 확인한다. 온라인 쇼핑몰을 운영하는 사업자라면 특히 유념하자. 순이익이 있어야 직원도 기업의 미래에 희망을 가지고 오래 함께 일할 수 있다. 누구나 침몰하는 배에서는 도망치게 마련이다. 기업이 성장하고 이익을 남겨야 직원을 더욱 고용하고 또 전보다 많은 월급을 줄 수 있다. CEO는 커다란 배가 제대로 된 방향으로 나아가는지 살펴보는 선장의 위치와 같다. 나의 사업이 제대로 성장하고 있는지 항상 확인하자.
나는 DIY를 참 좋아하고 사랑한다. DIY를 좋아하는 내가 다양한 공구를 유통하는 것은 즐거운 일이다. 그래서 나는 회사를 운영하는 일이 참 즐겁다. 그러나 즐거운 일을 혼자 할 수 없다. 전문가의 도움과 조언이 필요하고 또 실무적인 일처리를 완벽하게 해줄 최고의 직원이 필요하다. 그래서 직원은 기업의 모든 것이며 훌륭한 직원은 기업의 가치를 실현하는 존재다. 직원의 미래를 위해서라도 매출 규모에 따른 적절한 마진을 얻어야 하고 미래를 대비해야 한다. 동시에 새로운 도전에 뛰어들 자금을 만들고 실적에 따른 적절한 상여금이나 임금 인상이 이루어져야 한다. 분야별 노하우를 축적한 직원은 기업의 위기상황을 극복하는 소방수이자 해결사가 된다. 함께 일하는 직원을 나와 함께 인생을 투자해 사업체를 키워나가는 동료로 생각하자. 훌륭한 직원을 통해 사장이 배우는 것도 참 많다. 개인이 홀로 이룰 수 있는 성과는 한계가 있다. 훌륭한 동료들과 함께 기업의 가치를 실현하는 삶은 아름답다.
온라인 유통으로 안정적인 매출을 올리면서 2년 전부터 나는 ‘우드워커스토어’라는 오프라인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다양한 수공구 체험과 함께 목공의 일종인 ‘우드카빙’ 교육을 하는 공간이다. 각종 수공구를 체험하고 사용법을 배우며 구매까지 할 수 있는 곳으로 자리 잡혀 있다. 그러나 아직 갈길이 멀고 지금까지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다. 온라인으로 공구를 판매하면서 목공 교육과 수공구 체험, 소매판매까지 하려니 나 혼자서는 도저히 모든 일을 할 수 없었다. 그래서 나는 나와 오랜 시간 함께 한 직원들을 믿고 과감하게 권한 이행을 했다. 솔직히 처음에는 나도 불안하고 걱정이 들었다. 그러나 권한을 가진 직원은 때로는 실수를 했지만 곧바로 실수를 통해 성장을 거듭했다. 현재는 온라인 유통 경영에 큰 수완을 발휘하고 있고 나는 나대로 새로운 오프라인 매장 운영에 집중 하고 있다. 직원을 믿고 맡기는 권한이행을 하지 못하면 회사도 CEO도 성장하지 못한다. 한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의 절대적인 양과 관리 가능한 직원 숫자는 한계가 있다.
국내에서 목공을 취미로 하는 인구는 나날이 늘어난다. 더불어 목공용 공구 시장의 크기도 성장하고 있다. 목공도 종류가 다양한데 많은 사람들이 아파트 베란다에서도 작업이 가능한 우드카빙에 주목하고 있다. 나도 흠뻑 빠져있는 우드카빙은 Wood(나무) + Carving(조각품)의 합성어로 굳이 번역하자면 ‘나무 조각품 제작’을 뜻한다. 원목나무를 손으로 깎아 간단한 장식품이나 컵, 스푼, 포크 같은 일상도구를 만드는 활동이 우드카빙이다. 나는 우드카빙에 매력을 느끼며 관련 목공용 수공구를 유통한다. 오는 2022년 3월 하우스 플러스는 우드카빙 페스타를 준비하고 있다. ‘메이드인 을지로 페스티벌’처럼 도심에서 벌어지는 공구장터 같은 축제는 아니다. 자연 속에서 나무를 수공구로 깎아 일상용품을 만들며 코로나에 지친 심신을 달래는 체험이 주요 프로젝트다. 이곳에서 공구업계가 유통하는 다양한 목공용 공구를 만날 수 있다. 비록 코로나 시대 속에서 작은 중소기업이 주관하여 치르는 행사지만 나는 이것도 우리 업계의 선한 영향력으로 남았으면 좋겠다. 누구나 공구를 사용하면서 몸과 마음을 치료 할 수 있다. 앞으로 공구유통으로 번 이익을 사회에 환원하는 행사, 페스티벌이 더욱 많아졌으면 좋겠다.
글 _ 현상윤 하우스 플러스(주)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