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LUMN
[경영 칼럼] 화난 고객 내편으로 만드는 법
화를 내거나 불만을 제기하는 사람의 심리상태에 따라 어떻게 응대하고 소통해야 하는지 알아보자.
불만을 느끼고 있거나 화가 난 고객을 응대할 때는 소통 방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화가 난 고객은 어떤 이유에서 화가 났건 감정 상태를 원래의 상태로 회복하고 싶어 하는 심리가 있다. 상황마다 다르지만 대체로 이런 경우 고객의 마음은 현실부정, 비난, 협상의 순서로 변화한다.
1. 현실부정 단계
맨 처음 고객은 ‘나에게 이런 일이 일어나다니 화가 난다’라고 느낀다. 감정을 해소하기 위해 억지를 부리기도 하고 주체하지 못하는 감정을 불같이 쏟아내기도 한다. 만약 이럴 때 잘못한 것이 맞으면 바로 인정하는 편이 좋다. 일단 화가 난 고객의 감정을 알아주고 진심으로 사과부터 한 후에 상황을 정리해 가는 것이 좋다. 막상 상황이 닥치면 당황해서 미루거나 부정하려는 심리가 발동했을 수 있다. 그래서 평소에 고객의 불만 요소가 있을 만한 상황을 대비해 놓아야 한다.
2. 비난 단계
감정을 해소하기 위해 상대를 비난하게 된다. 이럴 때 “그런데요”라며 반박을 하거나 핑계를 대거나 하는 등의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면 불난 집에 기름을 붓는 격이 된다. 차분히 고객의 말을 들어주는 것이 최상의 방법이다.
3. 협상 단계
이때 고객은 어떤 방식이든 보상을 원한다. 금전적인 보상일 수도 있고 진심어린 사과일 수도 있고, 자신의 감정을 회복하는 시간이 필요할 수도 있다. 혹은 알아서 대안을 제시해 주길 바라는 마음일 수도 있다. 만약 금전적인 보상이라면, 규정에 맞는 한도 내에서 충분한 보상을 제공하면 되지만, 만약 과도한 보상을 요구한다면 아직은 화가 덜 풀렸다고 볼 수 있다. 이때는 고객의 요구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문제를 해결해 갈 것인가에 초점을 맞추어 차분히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좋다. 알아서 대안을 제시해 주길 바란다고 느낄 때는 “몹시 화가 나신 것 같습니다. 어떻게 도와 드리면 될까요?” 혹은 “매우 속상하셨겠습니다. 저희가 어떻게 하면 고객님이 만족하시겠습니까”라고 묻고 그래도 대답을 하지 않는다면, 규정에 맞는 한도 내에서 대안을 제시해 주는 것이 좋다. 대체로 불편했던 상황이 빨리 정리되길 바라는 경우가 많은데 잘 마무리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하지만, “네 그렇게 해드리겠습니다. 또 무엇을 도와 드릴까요?”라고 물어 고객의 마음을 회복시켜 주면 좋다. 한 번 더 고객의 마음을 알아차려 주거나 감정을 회복시켜 주려고 노력해야 한다. 고객이 기대하지 않았던 금전적 보상이나 시간적 보상이나 감정적 보상을 해주면 고객은 나의 편이 되는 경우가 많다. 한 발짝 더 다가가는 지혜가 필요하다.
기분 좋은 상태에서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을 말도 고객이 예민해 있거나 화가 난 상태에서는 감정에 쉽게 동요되기 때문에 고객을 더 자극하는 말이 될 수 있다. 잘못한 말 한마디가 불씨를 키우는 휘발유가 돼서 더 활활 타오르게 할 수도 있음을 주의하자.
STEP1 고객이 분노할 타이밍을 뺏지 마라
“우선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고객님!”하고 무작정 사과부터 하는 것은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진정성을 느끼지 못하는 사과는 하지 않는 것이 좋다. 상황을 제대로 듣지도 못하고 죄송하다고 말하면 고객이 분노할 타이밍을 뺏는 것과 같다. 화가 난 고객이 본인의 상황을 모두 설명하지도 않았는데 무작정 사과부터 하면 화를 내기도 전에 체한 것 같은 기분이 들고 진정성을 느끼지 못하기 때문에 더욱더 화가 난다. ‘그것이 사과하는 사람의 태도야?’라는 반감이 생기게 되고 순순히 인정했으니 당장 보상을 요구하는 경우가 생긴다. “미안하면 다냐?” 딴지를 걸기도 한다. 잘못한 것이 맞는다면 진심 어린 사과를 해야 하지만, 우선 심각하고 진지하게 고객의 말을 경청하고 들어 주는 것이 우선이다. 무조건 듣고만 있어도 안 된다. “고객님 무엇무엇 때문에 불편하셨죠?”라며 적정한 반응을 해줘서 고객의 마음을 알아주고 있고 경청하고 있음을 알려줘야 한다.
STEP2 부분적 사과는 하지 마라
“제가 이미 이야기했는데요, 저희는 충분히 알려 드렸는데 못 들으셨다니 죄송합니다, 이 부분은 저희가 죄송합니다. 그런데요….”라며 조건부 형식의 사과를 하거나 일부만 사과하는 행위는 금물이다. 고객이 이야기하는 포인트를 듣고 누가 잘잘못을 했는지 가리기보다는 도의적인 책임을 갖고 사과를 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화가 난 고객과 대화를 하다가 포인트를 못 잡고 말꼬리를 잡는 경우가 있다. 그 때문에 대화의 방향이 엉뚱한 방향으로 흘러가면 안 된다. 무엇은 맞고 무엇은 틀리고 하는 형식의 사과는 안 하니만 못하다. 만약 고객이 오해하는 거라면, “아 고객님 그렇게 느끼실 수도 있겠어요. 무엇무엇 때문에 불편하셨겠어요”라며 진심 어린 사과를 하는 것이 좋다.
STEP3 부정적인 말은 절대 하지 마라
“소리 지르지 마세요!, 여기서 이러시면 안 돼요!” 등 부정적인 말은 조심해야 한다. 특히 화가 난 사람에게 명령하거나 제지하는 말은 고객의 감정을 더욱 상하게 할 뿐 아니라 무시한다고 느끼게 한다. 이럴 땐 “화가 나셨겠지만, 조금만 천천히 말씀해 주시면 원하는 해결을 위해서 최선을 노력하겠습니다” 처럼 부정의 말을 긍정이나 작은 느낌으로 바꾸는 전환이 필요하다. 부정을 부정으로 받아치면 더욱 부정적으로 느끼는 심리가 있다. “화가 난 것은 이해하지만…”이라고 말하면 화가 난 고객에게 다시 부정적 단어인 ‘화가 났다’로 되받아친 격이 된다. “속상하셨겠지만” 혹은 “고객님 무엇무엇 때문에 불편하셨죠?”라며 작은 표현으로 바꾸는 것이다. ‘늦게 받아 죄송합니다’가 아닌 ‘기다려 주셔서 감사합니다’라고 표현하는 방식이다. “소리 지르지 마세요”가 아닌 “고객님 조금만 천천히 말씀해 주시겠어요”라고 말하면 고객의 상황을 상대에게 이해시키기 위해 천천히 말하게 되고 이 과정을 통해 심리적으로 안정을 찾게 된다.
STEP4 핑계를 대지 마라
“바쁘다 보니, 규정 때문에, 경황이 없어서”라는 말은 회사의 관점이고 고객이 이해해야 하는 상황은 아니다. 회사의 관점에서 말하는 것은 핑계를 대는 것이다. 고객의 관점에서 이해하는 상황으로 표현을 하는 것이 좋다. “미리 안내해 드리지 못해 불편하셨겠어요” 혹은 “무엇무엇 했을 수 있을 것 같아요”라고 고객의 관점에서 고객의 분노를 이해하고 인정하는 말을 하는 것이 좋다.
STEP5 원하는 것을 묻고 대안을 제시해라
고객이 화가 났다는 이유로 무조건 보상해줄 이유는 없다. 실제적인 피해가 있는 경우에는 그에 맞는 보상이 필요하지만, 고객의 주관적인 감정의 문제를 해결해 주기 위한 보상은 정중한 사과가 보상이다. 다만, 이후의 개선 방향이나 대안 제시해 주는 것이 좋다. “죄송한 마음을 담아서 다음에 방문주시면, 직원교육도 하고 개선된 모습으로 고객님을 뵙고 싶습니다.”라고 말하는 것이 좋다. 단, 실제 피해가 있다면 그에 맞는 보상을 먼저 제시해 주는 것이 좋다. 대체로 보상을 꺼리는 경우의 대부분은 본전 심리 때문이다. 국밥집에 이물질이 들어갔다면, 판매가격 만 원이 본전이 아니라 원가 3천원이다. 만약 잘못이 맞는다면, 고객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묻거나 대안을 제시하는 것이 좋다.
고객의 갑질이나 클레임도 큰 문제지만, 직원에게 문제가 있는 경우도 많다. 고객과 문제가 잦은 직원을 보면 직원의 고객 응대에도 문제가 있음을 알 수 있다. 직원의 잘못 없이 일방적인 고객의 갑질은 정중하고 단호하게 사장이 챙겨야 하지만, 대체로 서비스직종의 직원이 약자인 경우가 많다 보니 직원의 잘못을 감싸주는 경우가 많다. 이런 오지랖은 직원을 챙기는 것이 아닌 회사를 망치게 하는 지름길이다. 고객 응대 매뉴얼을 만들어 관리하고 직원교육은 필수로 여겨야 한다. 화가 난 고객을 응대할 때는 일단 상황을 진정시키기 위해 고객이 분노한 이유를 천천히 말해 달라고 부탁하게 하거나, 장소를 옮겨 여유를 가지고 함께 대화를 나눌 수 있도록 하고 책임자를 찾는 것이 좋다. 직원은 따뜻한 차를 준비하는 것만으로도 고객의 마음을 진정시킬 수 있다. 직원을 교육하는 것은 고객을 감동하게 하는 지름길이고 고객의 감동은 회사를 키우는 원동력이다.
글 _ 김익수 / 진행 _ 장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