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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칼럼] 주식 투자 종목에서 빠져나오는 법
주식 투자 종목에서 빠져나오는 법
주가 하락 초기에 재빨리 대응할 수 있는 노하우는 무엇일까. 금융인 샤프슈터가 아들에게 말하는 주식 실패하지 않는 법.
주가 하락에는 반드시 이유가 있다
회사들은 언제나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 자유 경쟁 체제에서 네가 자신 있게 매수했던 회사보다 더 싸게, 더 성능이 좋은 물건을 만들어낼 수 있는 회사가 언제든 예고 없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아무리 좋아 보이는 회사라 할지라도 그 종목을 매수한 이후 방치해두는 것은 갓난아이를 우물가 옆에 두는 것만큼이나 매우 위험한 행동이다. 주가가 하락할 때는 반드시 이유가 있는데 요즘은 뉴스 매체가 발달해서 뉴스만 잘 관찰해도 주가 하락 초기에 대응할 수 있다.
경쟁 회사 주가 동향 살펴라
이때 뉴스를 보기 전에 확인해야만 하는 것이 있다. 바로 ‘경쟁 회사들의 주가 동향’이다. 만약 경쟁 회사들의 주가는 멀쩡한데 네가 가진 종목만 하락하고 있다면 그 종목 고유의 문제로 인한 하락일 것이다. 그때는 차분히 하락의 이유를 찾아보고 매도할 수밖에 없는 구조적 악재인지 일회성 악재인지를 살펴야 한다. 예를 들어보자. 길 하나를 두고 A 소머리 국밥집과 B 소머리 국밥집이 마주하고 있다. 레시피는 물론이고 자본 규모나 손님들을 받을 수 있는 테이블 수 등 모든 것이 일치하는 똑같은 집이라고 가정하자. 어느 날 광우병 뉴스가 나오면서 매출 급감이 예상되는 상황에 직면하게 되었고 각각의 소머리 국밥집은 서로 다른 대응을 했다. A 국밥집 사장은 장차 매출과 이익이 떨어질 것을 예상하고 보유자산에 대하여 미리 50%를 감액상각 하였다. 감액상각을 했다는 것은 곧 비용처리 금액이 대폭 늘어났다는 것을 의미한다. 당연히 장부상에 커다란 지출이 반영되어 그해 장사는 크게 손실을 봤다. 하지만 B 국밥집 사장은 광우병 사태를 일시적인 문제에 그칠 것으로 판단하고 자산의 감액상각을 하지 않았다. 당연히 그 해 장사는 이익이 났다.
악재가 일회성인지 구조적인지 파악해야
위 두 가지의 경우 주가 흐름은 어떻게 될까? 오로지 ‘기업의 이익’이 주가의 상승과 하락을 모두 대변해 준다면, 상각으로 인해 손실을 크게 본 A 국밥집은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해야 하겠지만 실전에서는 그렇지 않다. 일회성 요인은 대부분 제거하고 그 주식을 판단하기 때문에 주가의 변화는 크지 않다. 만약 크게 움직이더라도 곧장 돌아온다. 시장을 관찰하다 보면 가끔 나쁜 뉴스로 인해 장대음봉을 드리웠다가 곧장 커버되는 종목들을 볼 수 있는데 이들은 대부분 악재가 노출되는 순간 급락했다가 시장이 그 악재를 일회성 요인으로 인식하면서 곧장 회복되는 것이다. 결국, 초기의 변화는 빠르게 회복되고 A사와 B사의 주가는 같아질 것이다. 회계상으로는 이익과 손실을 보았다지만 그것은 장부상의 손실일 뿐 본질적 가치는 두 회사가 전혀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당연히 너는 보유 혹은 추가 매수를 선택할 것이다. 하지만 경쟁회사들은 멀쩡하고 네가 보유한 회사만 하락했는데 그 하락의 이유가 일회성 악재가 아닌 구조적 악재라면 - 이를 테면 자회사의 부도 등 중기적으로 영향을 줄 수 있는 악재로 인한 하락이었다면 - 당연히 매도를 선택해야만 할 것이다.
업종 한꺼번에 하락한다면 함께 매도해야
그럼 이번에는 경쟁 회사들이 모두 하락하는 경우를 살펴보자. 가능하다면 다음 3개 종목의 차트를 직접 찾아서 살펴보아라. 첫째, 태웅이라는 종목이다. 풍력 관련 단조 업체인데 2009년 5월의 모습을 유심히 봐라. 둘째, 현진소재라는 종목이다. 역시 풍력 관련 메인 시프트를 만드는 업체인데 2009년 5월의 모습을 살펴봐라. 셋째, 용연 BM이라는 종목이다. 이 종목 역시 풍력 관련 타워플랜지 관련 업체인데 2009년 5월의 모습을 봐라. 놀랍게도 이 세 종목은 전혀 다른 종목인데도 같은 날에 고점이 만들어지고 있다. 태웅의 2009년 5월 고점은 26일에 형성되었다. 현진소재와 용연 BM 역시 희한하게도 그해 고점이 정확하게 5월 26일이었다. 이 세 종목이 한꺼번에 하락했다면 개별적인 악재가 아니라 이 업종에 뭔가 중대한 변화가 시작되었다는 것을 직관적으로 알 수 있다. 이런 현상은 큰돈을 움직이는 기관투자자들이 뭔가 나쁜 냄새를 맡았을 때 동종의 업종을 한꺼번에 정리하기 때문에 나오는 현상이다. 물론 이들 풍력 관련주들이 같은 날 고점이 만들어진 이유는 셰일가스의 출현으로 인해 에너지 정책에 대변환이 생겼기 때문이었지만 너는 굳이 그 이유마저 알 필요는 없다. 이 시장에서 잔뼈가 굵은 노련한 대형 투자자들이 이 업종에서 동시에 발을 빼고 있다면 함께 매도하는 것이 좋다.
유가, 환율, 금리 중요… 등락한다면 원인 알아야
지금까지 거론했던 ‘직관적 분석’을 소결해보자. 첫째, 중요한 거시지표의 방향성에는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가장 중요한 거시지표는 유가, 환율, 금리다. 이들의 방향성을 예측하라는 것이 아니다. 그건 전문가들도 잘 모른다. 단지 아는 척 할 뿐이다. 전문가들도 답이 나오지 않는 ‘거시지표의 전망’에 너의 소중한 시간을 허비하지 말라. 네가 해야 할 일은 그저 이들 거시지표가 강하거나 약할 때 강세를 보일 종목과 약세를 보일 종목에 대한 경계를 세우는 일이다. 둘째, 어떤 종목이든 그 종목에 가장 민감한 뉴스는 메모해 두는 습관을 지녀야 한다. 종목이 상승 중이거나 하락 중일 때는 반드시 그 이유를 알고 있어야 한다. 왜 오르는지를 모르면 그 주가의 고점을 알 수 없다. 이 두 가지를 잘 이해하고 스스로 지켜준다면 네가 초보 투자자라고 할지라도 주식 투자에서 크게 실패할 이유 없다. 실패하는 투자자들은 그마저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글 _ 박문환 / 진행 _ 장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