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LUMN
[경제 칼럼]새로운 기회 만들자
‘버티기’ 넘어 ‘새로운 기회’ 만들자
피할 수 없다면 주도하라. 지금의 위기상황을 어떻게 대비하고,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또다른 도약의 기회로 전환시킬 수는 없을까.
위기, 위상을 바꿀 기회로 만들자
코로나 사태가 생활방역체계로 돌아서면서 긴 터널은 이제 지나가는 것 같다. 다행이다. 하지만 우리 주변의 많은 국가들은 아직 진행형이고, 이로 인한 경제적인 타격은 수출입 비중이 높은 우리 경제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것도 장기적일 것이라는 것이 많은 경제전문가들의 예상이기에 더욱 걱정이다. 코로나로 인한 위기는 국지적인 IMF나 금융부문에서 촉발되었던 다른 경제위기와는 성격이 다르다. 업무방식, 생활방식에서 비대면 경제활동의 급증, 무역환경의 변화 등 생산과 소비 부문에서 엄청난 변화를 가져왔고, 이 변화는 지속 확대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를 고려한다면, 비용을 축소하여 버티고 유지하는 것이 진정한 생존이 되기는 힘들 것 같다. 오히려 변화하는 비즈니스 환경에 적응하고 적극적으로 대응하여 사업모델을 혁신하여 마지막까지 살아남아야 진정한 생존이 된다. 지금의 위기를 도약의 발판으로 만들어야 한다.
내전, 대홍수의 위기에서 만든 기회
필자가 예전 다녔던 회사에서 해외 주재원으로 쟈그레브(현 크로아티아의 수도, 구 유고연방의 상업도시)로 첫 주재 발령을 받고 부임했을 때의 이야기다. 해외영업을 하는 사원이면 모두 꿈꾸던 해외 주재근무의 꿈을 안고 현지에 부임한지 한달반 만에 내전이 일어나 위험에 처했다. 본사에서는 즉시 안전한 곳으로 철수하라고 매일 독촉했지만, 현지 은행에 남겨둔 법인 운영자금 인출 등의 이유로 버티다가 두달 만에 회사 자금을 모두 인출하고 무사히 대피한 적이 있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너무 무리하고 위험한 행동이었지만, 그때는 다른 회사, 다른 외국인보다 먼저 피난을 간다는 것이 스스로 용납되지 않을 만큼의 만용도 조금은 있었던 것 같다. 이후, 내전이 안정화되고, 슬로베니아, 크로아티아 등 연방 국가들이 독립을 하고 난 이후 현지로 들어가 다시 거래를 시작했는데 뜻하지 않게 대박이 났다. 전쟁 중에 가장 마지막까지 남아있었던 브랜드에 외국인이라는 수식어가 붙으며 단숨에 시장 점유율이 50%를 넘어 1위를 차지한 것이다.
또 다른 사례로 발칸지역에 대홍수가 발생해 거래선 창고의 제품이 침수되고 거래선이 도산 직전까지 간 적이 있었다. 다행히 본사에서 재작업팀을 보내줘서 해결할 수 있었는데, 여기에 한걸음 더 나아가 본사 재작업 엔지니어를 활용해 한국과 같이 침수제품 무상서비스 캠페인을 기획하고 실행했다. 이것도 대박 났다. 동유럽에서 이런 캠페인은 처음 있는 일이라 단숨에 브랜드 인지도가 올라가고 매출이 급증했다. 단순히 현안 해결에만 급급했다면 얻을 수 없었던 좋은 기회로 바꾸게 된 것이다.
꼭 해야 하는 것에 집중하 자
경기 침체가 길어지면 매출은 떨어질 수밖에 없고 기업의 자금 사정은 악화될 것이다. 이 기간 동안 경쟁에서 살아남으려면, 또 변화하는 환경에 선도적으로 대응하려면 사업의 구조를 바꾸고 자금의 활용(투자)패턴도 바뀌어야 한다. 꼭 해야 하는 사업, 그리고 우리가 잘 할 수 있는 사업, 경쟁우위에 있는 블루오션에 집중하고 힘든 경쟁이 예상되는 사업과 모델은 과감하게 포기하는 것도 훌륭한 전략이 될 수 있다. 국내 가전업계들이 SONY, PANASONIC 등의 일본업체를 따라잡고 압도적으로 우위를 점하게 된 계기도 IMF라는 경제위기 상황에서의 ‘선택과 집중 전략’에서 기인한다고 볼 수 있다. SONY가 시장을 선도하던 Projection TV와 함께 벽걸이형 TV(그 당시는 PDP가 대세였다)가 시장에 선을 보이는 시기에 한국 기업은 양쪽 제품에 모두 투자할 여유가 없었다. 결국 우리가 기술력에서 다소 뒤쳐지던 아날로그 제품군인 Projection TV에 대한 투자를 과감하게 축소하고, Digital 제품(PDP, LCD)에 집중한 것이 지금의 한국기업과 일본기업의 위상을 바꾸는 큰 계기가 되었다. 그 당시 만약 국내기업들이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으려고 했다면, 과연 난공불락 같았던 SONY를 따라갈 수 있었을까? 많은 제품을 취급한다는 것은 큰 장점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온라인상의 제품 구색 수준과 경쟁이 될 수 있을까? 오히려 우리가 잘 할 수 있는 아이템을 선정하고 전문성을 살려 나만의 브랜드를 구축하는 것은 어떨까 조심스럽게 제안을 해본다.
비대면 환경에 대응하자
사회적 거리두기로 시작한 비대면 생활은 이제 일상화가 되어가는 분위기다. 컴퓨터 사용이 익숙하지 않던 사람들, 온라인 쇼핑을 불편해 했던 분들, 그냥 오프라인 방문을 즐겨하던 사람들 모두 순식간에 온라인을 배우고 그 편리함에 익숙해져 버렸다. 정상화가 되어도 다시 오프라인으로 돌아갈 비중이 높지는 않을 것이다. ‘우리 공구시장은 다르다, 온라인 쇼핑이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이 많아서’라고 하기에는 너무 급격하게 환경이 바뀌어 버렸다. 온라인은 이제 생존을 위해서는 필수로 준비해야 하는 과제가 되었다. 또한 개인 운동의 활성화, 가정 내 여가활동, 개별 취미활동 등의 비대면 시장이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어 이에 대응하는 비즈니스 모델이 집중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이 된다.
그동안 특화된 유통환경으로 지속되어온 공구산업도 금번의 위기와 변화는 피할 수 없을 것 같다. 위기와 함께 급변하는 사업환경에서 살아남고 오히려 이 위기를 위상 전환의 기회로 만들어 나중에 ‘그때 참 힘들었는데, 그래도 대응을 잘했어…’ 라며 많은 분들의 웃는 모습을 상상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