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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LUMN

[영업인 칼럼]공구업계 치열해도 정있고 희망있다

 

공구업계 치열해도 정있고 희망있다

 

20살 공구업계에 입문을 하면서 공구인으로 살아온지 30년이 되었다. 서울 청계천의 공구인으로 사업체를 운영한지도 17년이 흘렀다. 그동안 다사다난한 일이 있었지만 결국 돌이켜 보면 미소가 나온다. 내가 사랑하는 우리 공구업계의 특징과 미래를 생각해보았다. 코로나를 비롯한 경기불황으로 힘드는 2020년이지만 모두가 근성으로 버터야 한다. 

 

공구장사 힘들어도 즐거워


나는 공구장사가 즐겁다. 아무것도 모르고 사회에 나왔던 20대 초중반 때도 힘들다는 생각보다 재밌다는 생각을 했다. 돈을 버는 것을 힘들다거나 두렵다고 생각하면 안된다. 내가 처음 가게를 세웠던 2003년은 1980년대, 90년대처럼 경기가 활황이었던 시대는 아니었다. 그렇지만 나는 즐겁게 일을 했다. 일을 한다는 것은 공구를 판다는 것은 즐거운 일이다. 나도 처음에는 다른 공구유통회사에 입사해 영업사원으로 일을 시작했다. 그때 전국을 돌아다니면서 다양한 공구인을 만났던 것은 내게 큰 자산이 되어 주었다. 많은 사람들이 사업을 잘 하기 위해서는 사람의 마음을 사야 한다고 말 한다. 나는 그것에 동의한다. 최선을 다해 살아가면서 동시에 사람에게 상처를 주어서는 안된다. 나와 내 가족의 이익과 함께 우리 업계 사람들의 공익도 생각하는 것이 옳다. 결국 그것이 선순환 되어 사업이 잘 되는 것이라 생각한다.  

 

 

서로 돕는 문화 간직하고파


처음 사업을 시작했을 때도 나 역시 두렵지 않았던 것은 아니다. 그러나 장사를 하는 이유는 모두가 같다. 내 가족 내 식구에게 보다 좋은 환경을 마련해주기 위해서다. 나 역시 그런 이유로 사업을 시작했다. 늦은 나이에 사업을 시작했지만 지킬 것은 지키며 사업을 해왔다. 가능한 좋은 가격으로 공구를 매입하고 적절한 마진을 붙여서 판매를 했다. 모든 업종, 모든 업계가 그렇듯 초창기에는 나도 힘들었다. 그런데 청계천을 비롯한 여러 지역의 공구인분들이 나를 도와주었다. 그래서 나는 언제나 선배 공구인분들께 감사하고 업계를 위해 작은 보탬이 되는 사람으로 남고 싶다. 우리 공구업계가 아직까지 정이 있다. 치열하게 서로 경쟁하면서도 우리 업계의 일이라면 두 팔 걷고 도움을 아끼지 않는 분들이 많다. 이런 따뜻한 문화와 정을 우리는 결코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아름답게 경쟁하고 서로 돕는 정을 앞으로도 계속해서 가졌으면 좋겠다.  

 

용기를 가지고 새롭게 시도하자

 
위기도 이런 위기가 없다. 코로나로 인한 경기 위축은 단순히 한국이나 일부 지역의 경기 불황이 아니라 전 지구적인 경기불황 사건이다. 그렇지만 나는 포기하면 안된다고 말 하고 싶다. IMF때도 그랬고 2008년 금융위기 때도 그랬다. 분명 불황 뒤에 V자로 경기가 반등 할 것이다. 싫든 좋든 희망을 가지고 노력하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다. 내가 어찌 할 수 없는 일 이라고 포기해버리면 그걸로 끝이다. 그러니 투지를 잃지 않아야 한다. 장사하는 사람에게는 용기가 모든 것이다. 용기를 잃지 않으면서 동시에 의리나 인간적인 도리도 잊지 않아야 한다. 바른 마음으로 최선으로 다하며 사는 방법 말고는 어떤 길도 권할 수 없고 행동 할 수도 없다. 다 함께 위기를 극복하자. 다 함께 버텨서 겨울을 이겨내자.  

 

공구업계 선후배 함께 힘 모으자

 
2020년이 되어 업계를 살펴보니 업계를 지키는 원로 공구인들 속에서 그들의 아들, 딸, 2세, 3세 공구인들의 참여가 이루어지고 있다. 나는 원로 공구인들과 최근에 합류한 공구인들 사이에 낀 세대라고 생각한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저마다 옳고 저마다 맞는 이야기를 한다. 원로 공구인 세대들은 정말 훌륭한 업적을 이루어 냈다. 20년, 30년전과 비교해 우리 공구업계의 유통 시스템이 이렇게 발전한 것에는 원로 공구인들의 리더쉽이 있었다. 그리고 공구업계 후배들 역시 좋은 교육을 받고 새롭게 시장에 참여해 신선한 느낌을 주고 있다. 원로 공구인들은 전통적인 오프라인 장사를 중요시하고 2세, 3세 공구인들은 온라인에 주력한다. 내 생각에 온라인도 중요하고 오프라인도 중요하다. 원로 공구인들의 의견과 리더쉽은 더 없이 중요하고 동시에 신생 공구인들의 도전과 시도도 우리 업계 미래를 위해 꼭 필요로 하다. 우리 공구인들 선후배가 힘을 합치면 못할 일이 없다고 생각한다. 똘똘 뭉쳐서 먼 미래 후손들에게 우리 공구인들은 강인했다는 인식을 남겨주자. 

 

청계천에 많은 관심 가져주길

 
서울 청계천은 공구유통업의 시작이자 뿌리가 되는 지역이다. 청계천을 빼 놓고 공구업계의 역사를 논할 수 없다. 이런 역사와 전통을 가진 청계천, 을지로에는 지금도 많은 공구인들이 뿌리를 내리고 생계를 꾸려나가고 있다. 그런데 2016년이 되면서 도시 재개발 사업에 포함되게 되었고 나를 비롯해 많은 청계천의 공구인들은 생업과 함께 투쟁 시위를 해야 했다. 400일 가까이 진행된 텐트 생활과 무수한 시위 현장에 내가 직접 나갔다. 내 삶의 터전은 내 손으로 지켜 나가야 하는 법이다. 내가 포기하면 내가 이룩한 모든 것이 무너진다는 심정이었다. 물러 설 수도 없었기에 다 함께 힘을 모아 시위를 했고 결국 지루한 협의와 협상 끝에 결국 서울시로부터 어느정도 생존 보장을 약속 받았다. 하지만 아직까지 갈 길이 멀다. 지금까지 청계천의 공구인들의 생존을 위해 노력했고 앞으로도 노력할 것이다. 나는 공구인 모두가 잘 되기만을 희망한다.  

 

‘메이드 인 을지로 페스티벌’ 기대해

 
아직까지 일반인들은 공구라는 단어에 친숙하지 않고 낯설어 한다. 공구를 사는 것도 익숙하지 않고 어려워한다. 그래서 우리 청계천의 공구인들이 힘을 합쳐서 메이드인 을지로 페스티벌을 진행했다. 일반 시민들과 공구의 만남을 주선한다는 의미로 시작한 행사가 큰 호응을 얻었고 공구인들의 보람된 행사로 남은 것 같다. 첫 메이드 인 을지로 페스티벌은 성공적이었다. 2번째도 성공적이었고 많은 호응을 얻으며 우리 청계천의 상인들과 시민들의 즐거운 만남은 좋은 추억이 되었다. 올해는 코로나로 인해 메이드 인 을지로 페스티벌이 개최되지 못했다. 하지만 코로나가 완전히 물러나게 되면 다시금 메이드 인 을지로 행사가 개최 될 것이다. 그날이 다시 오기까지 우리 모두 건강하게 삶을 살아가자고 외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