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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LUMN

리더의 기술 - 일을 잘 시키는 기술

 

일을 잘 시키는 기술

 

 

 

 

리더는 업무를 지시하는 사람이다. 일시키기를 두려워하지 말라. 
전략적으로 뻔뻔해질 필요가 있다

 

큰일 하려면 일을 시켜라


“리더(Leader)란 말을 한마디로 정의하면 무엇일까요?” 이런 질문을 던지면 대개 ‘목표 달성을 위해 사람들을 이끄는 자’라고 답하는 사람들이 많다. “목표 달성을 위해 이끄려면 리더는 무엇을 해야 하나요?”라고 재차 질문하면 ‘목표를 제시하고 구성원들에게 동기부여를 해야 한다’라는 식의 답이 나온다. 틀리지 않는 답변이지만 ‘목표 달성’을 단지 ‘목표 제시’로, ‘이끈다’는 말을 그저 ‘동기부여한다’라는 말로 바꾼 듯한 느낌이 강하게 든다.
목표 달성을 위해 구성원들을 이끄는 리더의 구체적인 행위는 무엇일까? 바로 ‘일을 시키는 것’이다. 목표를 세부목표로 나누고, 각 세부목표에 도달하기 위한 실행전략을 수립하고, 실행전략은 여러 업무로 구체화된다. 리더는 이렇게 해서 설정된 여러 업무를 구성원에게 할당하는 자, 한마디로 ‘일을 시키는 사람’이다. 이것이 바로 리더의 정의이다. 리더십 전문가 존 맥스웰(John Maxwell)은 “작은 일을 올바르게 하고 싶다면 스스로 하라. 큰일을 하고 영향력을 발휘하려면 일을 시켜라”라고 말하면서 리더란 일을 시키는 사람임을 강조한다.

 

 

 ‘내가 하고 말지’에서 벗어날 것

 
그런데 현장의 리더를 만나보면 애석하게도 자신들이 가장 잘하지 못하는 것 중 하나가 일을 시키는 것이라는 대답이 나온다. 왜 그런지 물어보면 본인이 직접 해야 더 잘 할 수 있다, 자세히 설명할 시간에 내가 처리하는 게 낫다, 일을 맡기면 통제하기 어렵다, 직원들의 업무가 많아서 일을 시키기가 미안하다 등 다양한 이유를 말한다. 어떤 리더는 일이 재미있어서 시키기가 싫다, 일을 시키면 내가 할일이 별로 없다는 식의 답을 하기도 하는데, 소위 말하는 ‘마이크로 매니저’들이 실무 감각을 잃지 말아야 한다는 핑계를 대며 이런 이유를 댄다. 
하지만 대다수 리더들의 속마음을 들여다보면, 일을 시키면 직원들의 거부할 것 같다는 두려움이 가장 크게 내재돼 있음을 발견한다. 이 일을 언제 다 하라는 말인가, 지금 더 중요한 업무를 하고 있다, 이제 말씀하시면 어떻게 하나, 내 업무가 아니다, 할 줄 모른다, 김대리가 나보다 더 잘한다, 조건만 만족되면 하겠다, 일이 잘 안 되면 어떻게 하나 등 갖가지 이유를 대며 지시를 거부하는 직원들을 보며 리더들은 ‘그냥 내가 하고 말지’라고 체념한다. 두려움이 커지면 솔선수범이라는 미명 하에 직원들이 해야 할 업무를 본인이 해주면 존경 받는 리더가 된다는 착각으로 이어진다. 자신도 모르게 마이크로 매니저가 되는 것이다. 

 

뻔뻔하게 지시하는 원칙들

 
리더가 두려움을 극복하면서 직원들에게 일을 잘 시키기 위한 비결은 무엇일까? 바로 ‘뻔뻔해지는 것’이다. ‘전략적’으로 뻔뻔해지라는 말이다. 업무 지시를 거부하는 직원들의 반응을 예상하고 어떻게 대처할지 미리 생각해 두라는 뜻이다. 예를 들어 “지금 더 중요한 업무를 하고 있다”는 직원의 핑계에 “그래, 어떤 업무를 수행하고 있나?”라고 반응하면 절대로 안 된다. 직원들이 어떤 업무를 어디까지 진행 중이라는 사실을 리더가 아예 모르고 있음을 자인하는 꼴이기 때문이다. “그 업무는 잠시 중단해 주기 바라. 이 업무의 우선순위가 더 높아”라고 말해야 옳다. 또한 “그건 제 업무가 아닌데요”라고 당당하게 대꾸하는 직원에게 “그래도 이 일을 해주면 좋겠어”라고 말해서도 안 된다. 애초에 업무 수행에 적합한 직원을 선정하지 않았다는 걸 드러내기 때문이다. 이럴 때는 직원의 역량이 해당 업무 수행에 가장 적합함을 강조하면서 그 업무가 조직에 얼마나 필요한 일인지를 직원에게 설명하라. 단순히 해야 할 일을 알리기 전에 왜 이 이 일을 해야 하는가, 이 일이 조직에 얼마나 중요한가를 일깨워 줘야 한다. 그렇다면 ‘전략적으로 뻔뻔해지려면’ 일을 시킬 때 어떤 원칙을 지켜야 할까?

 

 

1. 구체적으로 위임한 다


무엇을 원하는지, 왜 그 일을 해야 하는지, 어떻게 해야 하는지, 언제까지 해야 하는지 등을 명확하고 자세하게 일러줘야 한다. 물론 직원들의 역량과 스킬 수준에 따라 어떤 점을 강조할지가 달라질 것이다. 신입직원에게는 ‘어떻게’를, 경험이 많은 직원에게는 ‘왜’에 중심을 두어야 한다.


2. 계획적으로 위임한다


일을 시키기 전에, 일을 시킬 때, 직원이 일을 수행할 때, 일을 마무리할 때 리더와 직원이 무엇을 어떻게 할지 계획을 미리 세워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일이 진행되는 도중에 언제 중간점검을 하고 어떤 방식으로 피드백 해야 하는지 등을 직원과 약속해야 한다. 잘 하겠거니, 하며 방임해서는 안 된다. 결국 일의 책임은 리더가 지기 때문이다.  

 

3. 직접 얼굴 보며 일 시킨다

 

메신저나 문자 메시지, 이메일만으로 일을 지시해서는 안 된다. 지시하는 내용이 문자화되면 직원이 업무의 중요도와 우선순위 등을 오해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미묘한 뉘앙스가 사라지기 마련이다. 피치 못할 사정 때문에 문자로 업무를 지시했더라도 그 후에 반드시 만나서 대면으로 업무 지시를 반복해야 한다. 대면으로 지시해야 직원으로 하여금 업무의 중요성을 느끼게 할 수 있다.

 

4. 업무 수행 방법은 직원에게 일임한다


직원이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혼란스러워 하는 경우라면 리더가 멘토 역할을 해서 직원을 가이드 할 필요가 있지만, 그렇지 않다면 직원이 재량껏 세부적인 수행방법을 정하도록 해야 한다. 특히 어느 정도 경력이 있는 직원이라면 리더는 지원하는 역할로 그쳐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마이크로 매니저라는 소리를 듣게 된다.


5. 직원이 지원 요청하면 언제든지 응한다


일을 지시해 놓고 완전히 신경을 끄는 것이 위임은 아니다. 정기적으로 직원에게 필요한 지원이 무엇인지 확인하고, 직원이 요청하면 적절하게 자원과 인맥 등을 지원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6. 계속 관찰하고 정기적으로 피드백한다


일의 성격에 따라 일주일 혹은 2주 단위로 한 번씩 직원을 만나 업무의 진행 상황을 체크하고 어떤 애로사항이 있는지, 무엇을 어떻게 지원할지, 기존의 업무 수행 계획을 변경할 필요가 있는지 등을 확인하고 피드백 해야 한다. 너무나 자주 아무 때나 피드백하면 직원들은 리더가 지나치게 간섭한다고 느끼고 자신들을 신뢰하지 않는다고 여긴다. 직원들이 업무를 제대로 하지 못한다고 생각되더라도 가능한 한 정해진 시간에 피드백하는 것이 좋다.

서두에서 언급했듯이 리더는 ‘일을 시키는 사람’이다. 매주 금요일 오후에 자신이 직원들에게 일을 잘 시켰는지, 직원들 각자 어떤 업무를 어떻게 수행하고 있는지 등을 확인하고 다음 주에는 어떻게 본인의 ‘일 시키는 기술’을 개선할지 등을 반성하고 실천해야 한다. 훌륭한 리더십은 이렇게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기술을 교육하고 연마하는 과정에서 함양된다.
 

 진행_ 장여진 / 글 _ 유정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