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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LUMN

[공구인 칼럼] 사람을 남기는 좋은 영업

 

한국쓰리엠 이재구 부장의 사람을 남기는 좋은 영업

  

  

  

 

 

3M을 첫 직장으로 입사해 사회생활을 시작한지 20여년이 흘렀다. 재고관리부서로 입사해 구매부, 영업 및 제품마케팅, 유통채널 마케팅, 전략기획 및 전자상거래 마케팅 그리고 현재 전략고객담당자로 일하고 있다. 그동안 경험하고 느낀 영업에 관한 나의 생각이 공구인들에게 작은 도움이 되면 좋겠다.

 

영업은 속도보다 방향 


영국의 서쪽항구에서 미국의 워싱턴으로 향하는 배의 항로를 1도만 꺾으면 보스턴에 도착한다고 한다. 처음에는 큰 차이가 없지만 시간이 갈수록 그 차이는 크게 벌어진다. 열정 있는 태도로 고객을 대하는 것은 기본이다. 하지만 정확한 방향 설정 속에서 열정은 아름다운 꽃을 피울 수 있다. 나의 고객이 어떤 대상인지를 명확히 파악하고 정의를 한 뒤 그에 맞는 전략적인 방향성과 목표를 설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모든 것을 잘 할 수 없기에 이 방향성에 맞게 내부적인 자원들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배분하고 활용할지 결정해야 한다. 경영이란 제한된 자원으로 최대한의 결과를 끌어내는 예술이다. 진인사 대천명이라는 말과 같이 내가 먼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할 때 하늘이 준 기회가 나의 것이 될 수 있다. 

 

고객은 외부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아무리 뛰어난 영업맨도 독불장군은 없다. 영업맨은 외부 거래처와 소통에 더 중심을 두고 사내 조직 구성원들과의 소통에는 소홀한 경우가 많다. 그러나 거래처 못지 않게 조직 구성원들과의 원활한 소통과 이를 통한 지원은 절대적이다. 왜냐하면 나의 힘은 내가 가지고 있는 힘만이 아니라 내가 동원할 수 있는 모든 힘이기 때문이다. 보통 거래처의 요구에 잘 대응하기 위해 우선적으로 조직 구성원들에게 현재의 상황을 이해시키고 공동의 목표를 세워야 한다. 동시에 이를 기반으로 한 협조를 요청하는 것이 필요하다. 특히 2세 경영인이 영업을 한다면 1대 창업주와 창업 멤버들과의 소통이 중요하다. 

 

변화하든지 변화 당하든지 

 
밀레니엄세대가 오면서 영업도 변하고 있다. 최근 기업의 구매담당자 대상 조사에 따르면 69%의 구매담당자는 대면 접촉이 아닌 인터넷을 통해 제품의 정보를 먼저 접하고 59%는 제품의 정보를 구하기 위한 영업사원과의 대면접촉을 꺼려한다는 조사가 발표되었다. 이제 사람들은 가게에 들어 물건을 사기 전 우선 네이버나 구글에서 먼저 검색을 한다. 온라인에서 내 가게의 모습이 어떤지 생각해보자. 검색을 했을 때 사진도 없고 전화번호도 없고 평판도 나쁘다면 점점 한여름 저수지의 물 마르듯 영업의 기회는 말라갈 것이다. 변화하지 않는 것은 변화 당하게 되어있다. 고객을 감동시키고 감동된 고객이 내 가게를 위해 영업활동을 하는 영업사원으로 만드는 것이 궁극의 영업이라고 믿는다.  
 

 
까다로운 고객을 열혈팬으로

 
영업의 현장에서는 부득이하게 까다로운 고객으로부터 스트레스를 받는 일이 발생한다. 그러나 이런 진상 고객을 잘 대응할 경우 나중에는 더 열혈팬이 되어 큰 도움을 준다. 무조건 화를 참으라는 말이 아니다. 전쟁에서 언제 어디서 어떻게 싸울지를 잘 정해서 싸워야하듯 갈등의 상황에서는 장소와 시간 그리고 적절한 언어를 통해 자신의 생각과 상황을 잘 설명하는 것이 필요하다. 개인적으로 사람에게 화가 날 때는 먼저 심호흡을 크게 한다. 그리고 ‘그럴 수도 있지…’ 혹은 ‘내가 뭘 잘못했겠지…’라는 말을 반복하며 문제의 원인을 나에게서부터 찾으려고 노력한다. 
그리고 감정의 거친 파도가 지나간 뒤 잔잔해진 나의 느낌과 상황을 차근차근 설명하려고 노력한다. 배는 앞바람이 불 때도 돛을 이용해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 바람의 방향은 바꿀 수 없지만 돛의 방향은 바꿀 수 있다.

    
 
신뢰로 사람을 남기는 사람 

 
영업은 거래처와 나 사이의 신뢰로 이루어진다. 상대방을 신뢰하지 않는 사람에게는 아무리 많은 객관적인 자료와 근거와 수치를 제시해도 결국은 믿지 않는다. 작은 약속을 소중하게 생각하고 지키려고 노력하자. 혹 사정상 약속을 못 지키게 되었을 때는 진정 어린 사과와 함께 최선의 노력으로 깔끔한 마무리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오래전 영업을 처음 할 때 팀장님께서 같이 식사를 하시면서 건내주신 말씀을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한다. ‘비즈니스를 통해 비즈니스 친구를 잘 만들어 놔라’. 비즈니스를 하면서 맺은 소중한 인연들은 내가 곤란한 상황에 처해있을 때 나의 든든한 울타리가 되어주기도 한다. 영업부에서 보낸 시간을 통해 지금도 지속적으로 연락을 하고 가족들의 안부와 경조사를 챙기는 믿음직한 친구들을 많이 만든 것은 나의 소중한 평생 자산이다.  

 

금광에서 금을 찾듯이 

 
삶은 금광과 같다고 생각한다. 금광에서 금을 캘 때 대부분 흙과 돌들이 나오고 아주 적은 양의 금이 나온다. 그렇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금광에서 나오는 흙과 돌을 보지 않고 금을 보고 금광을 열심히 판다. 마찬가지로 고해의 바다를 건너가는 인생의 항해에 있어서 대부분을 차지하는 흙과 돌 같은 어려움에 집중하기보다  아주 작은 양의 금처럼 소중한 사람들과 내게 주어진 기회들에 시선을 집중하자. 금광에서 흙을 볼 것이냐 금을 볼 것이냐는 결국 선택의 문제다. 이 땅에 금광의 금과 같은 훌륭한 영업맨들이  많아지기를 기도한다. 

 

 글 _ 이재구 한국쓰리엠 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