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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LUMN

[경제 칼럼] 중국에선 구걸도 QR코드로, 중국의 모바일결재

 

중국에선 구걸도 QR코드로 중국의 모바일결제

 

 

 

 

현재 중국에서는 현금 거래를 찾아보기 힘들다. 알리페이, 위쳇페이 등 모바일결제의 사용이 거래의 80%에 육박할 정도로 일반화된 것이다. 중국은 어떻게 모바일결제의 강국이 된 것이며, 과연 모바일결제의 장점은 무엇일까?

 

무현금국가 중국… 일반화된 QR코드 결제 문화


공구유통회사 무역팀에 근무하는 이 과장은 최근 중국으로 출장을 갔다가 깜짝 놀랐다. 공항의 맥도날드에서 햄버거를 주문했는데 점원이 신용카드 결제를 거부한 것이다. 어쩔 수 없이 현금으로 결제하려 하자 눈에 띄게 귀찮아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시내 노점상도 아닌 공항의 상점에서 신용카드 결제는 물론 현금 결제마저 꺼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요즘 중국인들은 휴대폰 하나로 모든 결제를 진행한다. 휴대폰으로 간단히 QR코드를 스캔하기만 하면 구매, 판매, 유통, 물류, 공과금, 학비까지 중국에서는 모든 결제가 가능하다. 결제 시 이러한 모바일결제의 사용 비율은 무려 80%에 육박할 정도다. 결제를 진행하는 중국인 5명 가운데 4명이 모바일결제를 이용하고 있다는 말이다. 그러니 이 과장이 시도했던 카드 결제나 현금 결제는 낯선 결제 방식이 되어버린 것이다.
2017년 중국의 모바일 결제액은 15조4000억 달러(약 1경7500조 원)에 달한다. 금액으로 보면 미국의 50배가 넘는 수준이다. 

 

모바일결제의 기반 핀테크 기술

 
QR코드 결제로 대표되는 모바일결제가 일반화되기 위해서는 우선 핀테크 기술의 발전이 필요하다. 핀테크(Fintech)란 ‘금융(Finance)’과 ‘기술(Technologh)’이 융합되어 금융서비스의 변화를 이끌어낸 기술을 말한다. 쉽게 말해 IT기술의 발전으로 이전보다 돈이 쉽게 오고갈 수 있도록 하는 기술이다. 중국은 핀테크 기술에 대한 어마어마한 투자를 과거부터 진행해 왔다. 그 기술 발전의 결과 가운데 하나가 모바일결제이며 현금, 카드와 같은 결제 수단의 진화된 모습이라 할 수 있다.
여기서 잠깐, 일반적인 결제수단의 발전단계는 아래와 같다.

 


 

우리나라 역시 순서는 비슷하다. 그런데 중국은 현금에서 카드결제를 건너뛰고 곧바로 모바일결제로 넘어가 버렸다. 중국은 어째서 카드결제 단계를 건너뛴 것일까? 

 

넓은 국토와 많은 인구… 신용조사가 힘들 수밖에 없는 중국

 
통계를 확인해 보면 중국의 신용카드 보급률은 8%에 불과하다(2014.12. LG경제연구원). 한국은 인당 소유한 신용카드의 수가 2010년도에 벌써 세 개를 넘어섰다. 현재 중국은 모바일결제 비율이 80%인데 반해 우리나라는 신용카드 결제가 전체 결제의 80%에 달한다. 중국은 2010년도에도 대부분 현금으로 결제가 이루어졌다. 대도시의 큰 식당이 아닌 이상 카드단말기가 없는 곳이 많았다. 
그 이유로는 우선적으로 중국의 넓은 땅덩어리와 14억 명에 달하는 많은 인구를 들 수 있다. 직불카드 이용을 위한 은행과 ATM기를 설치할 비용, 그리고 신용카드 발급을 위한 신용조사 비용까지를 고려해 봤을 때, 현금결제에서 모바일결제로의 건너뜀은 탁월한 선택이었다.
또한 현금결제에서도 중국은 위조지폐에 대한 불신이 매우 큰 것이 사실이다. 은행의 ATM기에서도 위조지폐가 출금되는 사례가 다반사일 정도로 현금에 대한 불신감이 커진 상태에서 스마트폰 시대의 도래로 모바일결제는 순식간에 자리를 잡게 된 것이다. 

 

 

중국 모바일결제의 양대 산맥 알리페이와 위쳇페이

 
중국의 거대한 모바일결제 시장을 이끄는 쌍두마차는 중국의 정보기술 업체인 알리바바의 ‘알리페이’와 텐센트의 ‘위쳇페이’다. 이해가 쉽도록 말하자면 알리페이(알리바바)는 지마켓, 위쳇은 카카오톡 같은 회사라 생각하면 된다. 알리페이는 알리바바 그룹 산하의 다양한 플랫폼의 결제를 쉽게 하기 위해 도입된 모바일결제 시스템으로, 전자상거래부터 인터넷금융, 보험까지 안 하는 서비스가 없다. 우리나라의 카카오뱅크도 후발주자로서 알리페이를 따라잡기 위해 애쓰는 중이다. 알리바바가 도입한 알리페이는 정부의 지원과 인터넷쇼핑의 부흥기가 만나면서 대박을 쳤다.
위쳇은 텐센트 그룹의 대표적인 메신저서비스인데 상황은 비슷하다. 중국의 카카오톡인 위쳇은 중국인들 혹은 중국과 거래하는 곳에서는 가장 많이 사용하는 메신저가 되었고 2014년 위쳇페이를 도입하여 가장 많은 사용자를 확보한 모바일 결제 플랫폼으로 자리잡았다.
알리페이와 위쳇페이의 합산 시장점유율은 92.56%(알리페이 53.78%, 위쳇페이 38.87%)로 중국 모바일결제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시점이다. 

 

 

진화한 결제 방식 모바일결제…어떻게 중국을 사로잡았나?

 
요즘 중국의 상점이며 길가의 노점상들도 QR코드가 없으면 장사를 못 할 정도다. 구걸도 QR코드로 하는 상황이니 말 다 했다. 실제로 베이징 지하철에서는 하루에도 몇 번씩 QR코드를 스캔해 송금을 요청하는 걸인들을 마주칠 수 있다. 거리 공연을 하는 악사들 역시 QR코드로 송금받기를 원한다. 중국인들에게 어째서 이처럼 급속도로 모바일결제가 일반화된 것일까?

① 수수료가 없다
모바일결제의 가장 큰 장점은 거래 시 수수료가 거의 없다는 것이다. 법인은 아예 0%이며 개인은 1000위안(약 16만7천원) 이상 결제시 0.1%의 수수료가 붙는 것에 불과하다. 그에 반해 한국의 카드는 매출 30억 원 이하 소상공인 기준 1.4%, 보통은 2.5%대의 수수료가 붙는다.

② 빠른 정산
모바일결제로 결제된 금액은 바로 다음 날이면 연동계좌로 입금이 완료된다. 이틀에서 사흘 가량의 시간이 걸리는 신용카드를 생각해 봤을 때 엄청난 빠르기다. 

③ 뛰어난 편의성
카드결제처럼 카드단말기도 필요 없다. 다들 가지고 있는 휴대폰으로 진행되니 간편하다. 핸드폰만 있으면 못할 것이 없다. 택시, 마트, 길거리노점상, 아파트 관리비, 주차비까지 안되는 게 없다. 또한 영수증 역시도 모바일로 발급된다.

우리나라에 방문하는 요커(중국관광객)가 사용하는 돈은 어마어마하다. 이로 인해 중국인이 주 고객인 업체들은 알리페이나 위쳇페이를 사용하지 않는다면 중국 손님을 놓칠 수밖에 없다. 여담이지만 명동에 가면 수많은 환전상들이 있었는데 모바일결제의 등장 이후에는 중국 손님들이 발길이 뚝 끊겨 많은 업체들이 문을 닫았다고 한다.

 

 
카카오페이 라인페이… 따라잡기 위한 우리나라의 노력

 
한국에서도 중국이 모바일결제로 재미를 보자 카카오페이, 라인페이 등 다양한 모바일결제 시스템이 도입 중이다. 하지만 신용카드결제가 일반적인 한국 사람들을 사로잡기는 아직 먼 일이다.
서울시에서는 소상공인들의 카드수수료 부담을 낮추기 위해 제로페이를 도입한지 1년가량이 지났다. 하지만 정작 결제하는 소비자에게는 혜택이 없고 등록상의 번거로움이 있어 활성화되지 못했다. 그나마 삼성의 삼성페이가 전 세계에 팔리고 있는 삼성의 스마트폰 갤럭시에 기본 장착되어 점유율을 높여가고 있다. 삼성에서도 모바일결제가 미래 먹거리라는 것을 인식하여 지속적으로 투자하고 있는 것이다. 다만 삼성페이는 알리페이, 위쳇페이처럼 사용자의 측면에서 QR코드를 스캔하는 것이 아니라, 리더기가 점주측에 있어 상품의 구매를 위해 휴대폰을 판매자에게 건네줘야 한다는 것이 불편한 점이다.

2016년, 한국은행은 동전 없는 사회(Coinless Society)를 추진하겠다고 공표했다. 그 핵심이 바로 모바일결제다. IT강국이라 불리던 우리나라가 수많은 규제로 잠시 걸음을 멈춘 동안 중국은 이미 핀테크 및 모바일결제의 선진국이 되었다. 우리나라가 핀테크 시장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선 규제를 완화하고 중국 모바일결제의 장단점을 파악해 우리나라에 도입하는 것이 필요하다. 우리나라도 어서 빨리 동전 없는 사회, 모바일결제의 강국으로 나아가야 할 시점이다.

 

글 _ 이준하 CRETEC 해외마케팅팀 과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