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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LUMN

[경제 칼럼] 타다 100만명 비결? 소비자에 100% 맞췄죠

 

“타다 100만명 비결? 소비자에 100% 맞췄죠”

 

타다 서비스 기획한 한지현 CPO와 한서진 CMO

 

 

“소비자들이 겪고 있는 이동에 대한 문제를 풀려면, 원하는 시간에 차를 잡을 수 있고, 차량 내부 환경을 쾌적하게 유지하는 등 기본적인 것들을 지켜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이동의 기본에 충실한 서비스를 만들어 어떤 차를 타더라도 동일한 경험을 하도록 만든 점이 100만명이 넘는 소비자의 선택을 받은 이유입니다.” 
한지현 VCNC 최고제품책임자(CPO)와 한서진 VCNC 최고마케팅책임자(CMO)가 지난 23일 매일경제와 인터뷰하면서 서비스 `본질`에 충실하려 노력한 것이 타다가 9개월 만에 이용자 100만명을 돌파한 비결이라고 입을 모았다. 타다는 애플리케이션(앱)으로 렌터카와 기사를 함께 부를 수 있는 호출 서비스다. 쏘카 자회사인 VCNC가 지난해 10월 서비스를 시작한 지 9개월 만에 이용자 100만명을 돌파했다. 실제로 타다는 기획 과정부터 철저하게 소비자 눈높이를 맞추려 노력해왔다. 

 

 

VCNC는 개발 단계에서 자사가 보유한 커플 전용 채팅 앱 `비트윈` 이용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하는 등 소비자 목소리에 초점을 맞췄다. 타다 이용자들이 가장 만족하는 `바로배차` 시스템도 이를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이는 이용자 호출을 받았을 때 기사가 판단하지 않고, 최적 경로에 있는 차를 바로 배정하는 시스템이다. 타다는 이를 통해 택시 이용자가 자주 겪던 승차 거부 문제를 해결했다. 

한지현 CPO는 “소비자들이 대단한 것을 원하기보다 `부르면 바로 왔으면 좋겠다` `내부가 쾌적했으면 좋겠다` `기사가 말을 걸지 않았으면 좋겠다` 등 기본적인 부분이 해결되지 않아 불만을 갖고 있다는 점을 알게 됐다”며 “기존 이동 서비스가 공급자 입장에서 편한 서비스였다면, 타다는 철저히 이용자 관점에서 편한 서비스로 개발됐다”고 강조했다. 

타다가 택시업계 반발, 정부 규제 움직임에도 소비자에게 빠른 속도로 퍼져나간 것도 철저한 소비자 중심 서비스이기 때문이다. 타다는 서비스 초기 별다른 마케팅 노력 없이 입소문을 타고 인기를 끌었다. 부모, 임신부, 환자 등 큰 만족을 느낀 다양한 이용자가 자발적으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타다를 소개했다. 타다는 소비자가 주로 젊은 세대였지만, 호평에 힘입어 소비층이 전 세대로 확대되고 있다. VCNC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타다 이용자는 20·30대가 전체 68%였다. 40대 이상은 9개월 전 19%에 불과했지만, 지난달 기준 31%로 늘었다. 

 

 

한서진 CMO는 “서비스 출시 초기에 돈을 써서 마케팅을 하지 않았는데도, 타다 이용자들이 자발적으로 좋은 서비스라고 알리면서 퍼져나갔다”며 “재탑승 비율도 높았고, 불편함을 깨닫지 못하고 있었던 소비자들도 이를 깨닫게 되면서 급격히 성장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많은 사용자를 확보하면서, 이동 플랫폼으로서 타다가 할 수 있는 역할도 늘어났다. 65세 이상 노약자나 장애인을 대상으로 한 호출 서비스 `타다 어시스트`가 대표적이다. 타다 어시스트도 장애인들이 승차에 실패하던 경험을 개선하면서 이용량이 늘어나고 있다. 이런 서비스가 가능해진 것은 타다 플랫폼이 커지면서, 소수의 이용 수요라도 이들을 공급자와 연결할 수 있는 역량이 생겼기 때문이다. 

타다는 급성장 과정에서 `성장통`도 심하게 앓고 있다. 위협을 느낀 택시업계는 타다가 유사 운송 서비스라며 대규모 집회를 여는 등 반발하고 있다. 국토교통부도 최근 혁신 모빌리티 기업들이 택시 면허를 사서 서비스를 하도록 정책 방향을 잡았다. VCNC는 최근 준고급 택시 호출 서비스 `타다 프리미엄`을 출시하며 택시업계와 상생에 시동을 걸었다. 렌터카 기반인 기존 타다와 달리 이 서비스는 택시 면허를 가진 기사와 손잡고 좀 더 만족도 높은 이동 서비스를 제공한다. 

두 사람 모두 “새로운 서비스가 등장하면 기존 산업과 이해관계가 상충되는 경우가 많은 만큼 충분히 반발을 이해한다”며 “타다 프리미엄 등 협업 모델 출시뿐만 아니라, 소통과 상생 논의로 오해를 푸는 등 대화를 통해 맞춰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서진 CMO는 네이버 전신인 NHN, 구글코리아를 거쳤으며, 2017년 VCNC에 합류해 비즈니스총괄로 일해왔다. 한지현 CPO는 디자인 컨설팅 회사인 퍼셉션에서 브랜드 컨설팅 디자인을 맡았으며, 2012년 VCNC에 합류해 타다 그룹장을 맡고 있다.

글 _ 매일경제 오대석 기자


이 글은 매일경제신문으로부터 제공받은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