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차
전체메뉴 열기

COLUMN

[공구인 칼럼] 아버지보다 잘 하는 아들이 되려면?

 

부모가 일궈놓은 가게에 숟가락 하나만 올리면 되니 2세는 편하겠다고? 모르는 소리. 2세 공구인에겐 남들은 모르는 책임감과 부담감이 상당하다. 그런 그들에게 참고서와도 같은 것이 있다는데.

 

 

아버지보다 잘 하는 아들이 되려면?

 

 

모범생의 노트와도 같은 월간 TOOL

 

매달 월간 TOOL을 받을 때마다 주의 깊게 들여다보는 코너가 있다. 바로 공구상 혹은 제조사가 나오는 코너다. 공구상 탐방 기사에서는 전국 다양한 지역에서 다양한 사람들이 공구상을 운영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다른 공구상이 어떠한 영업전략 혹은 마케팅 전략을 사용하는지, 또 잘나가는 가게를 만들기 위해 어떠한 노력을 하는지 보고 배울 수 있기 때문에 2세 공구인으로서 경험이 적은 나에게는 마치 학교에서 모범생이 필기를 잘 해놓은 노트를 보는 것처럼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다.
특히 올해 1월호에 실렸던 강릉 한국종합기계 기사를 읽고는 고객 대응 전략에 정말 큰 감명을 받았다. ‘고객만족을 넘어서 고객감동’이라는 문구를 보자마자 ‘오!’하는 소리가 입 밖으로 튀어나왔을 정도로 나에게는 자극이 됐다. 또 사소하지만 큰 차이를 만들어 내는 인테리어 조성, 가게 대표가 아닌 손님의 입장에서 매장을 바라보는 시선 등 경험자의 다양한 이야기를 읽고 있자니 기계처럼 반복적으로 공구상에서 상품 진열 혹은 상품 정리를 하고 있던 나에게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왔다.

 

배운 대로 써먹은 직원 복지

 

제조사 기사도 내게 도움이 되기는 마찬가지다. 올해 4월호에 실린 로보스터 기사에서 ‘브랜드 가치는 직원 복지로부터’라는 내용을 읽고는 내가 상상하고만 있던 사업 경영의 성공사례가 존재한다는 것을 확인했다. 그로써 목표를 향해 달려나가는 내 의지가 더욱 굳건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또한 기사를 읽으며 직원의 복지 향상이 회사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방법으로는 어떤 것이 있을까를 고민했고 고민의 결과로 우리 매장 직원들에게 어학원 등록이나 헬스장 등록 시 50% 등록금 지원과 같은 제도를 실시하게 되었다. 미약한 직원 복지이지만 나뿐만 아니라 직원들로 하여금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주고 싶어서 실행한 것이다.
공구상, 제조사 기사 뿐 아니라 매월 권미에 가까워지면 등장하는 공구박사 프로젝트 챕터가 나에게 얼마나 큰 도움이 되는지 모를 것이다. 매달 이 챕터를 꼼꼼히 읽으며 공구에 대한 지식을 쌓아나가고 있다. 특히 올해 3월호, 연삭숫돌의 입자와 표시법을 통해 모재에 따라 특정 제품을 기계적으로 제시하기보다는 보다 전문적으로 고객에게 설명할 수 있게 되었다. 공구 전문가의 길에 한 발자국 더 나아갈 수 있었던 것이다.

 

2세 공구인으로서의 의식과 태도


2세 공구인에게 가장 중요한 건 일에 대한 성실함과 자기 자신에 대한 엄격함 인 것 같다. 엄격함이란 다른 것이 아니다. 2세 공구인이라고 거만해지고 대우받으려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공구상 안에서 가족과 함께 일한다는 마음 속 커넥션이 존재한다면 혈연관계가 없는 다른 직원들은 소외감 혹은 업무 분담에 대한 부당함을 느낄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공구상에서 가족이 함께 일하는 경우에는 공구상 손님에 대한 마케팅도 중요하겠지만 직원들을 향한 내적 마케팅도 중요하다고 본다. 예를 들어 ‘사장과 과장은 부자지간이다’라는 의식이 직원들에게 적어도 업무 시간에는 느껴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직원들의 의식 속에서 ‘사장은 사장, 과장은 과장’ 이렇게 분명하게 나눠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또한 업무에 대한 지시 혹은 명령보다는 협동하여 함께 하거나 내가 먼저 시작하는 모습을 보여 직원들로 하여금 자발적으로 일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필요한 것 같다.

 

공구 전문가가 되겠다는 목표를 향해


공구상에서 일한 지 올해로 벌써 5년이지만 수십 년간 공구상에서 일해 오신 다른 분들에 비하면 한없이 짧기만 한 시간이다. 그러다 보니 아직도 공구에 대한 지식이나 손님을 대하는 센스 같은 부분은 한참이나 부족하다. 처음 공구상에 나왔을 때는 그냥 일을 하다 보면 공구에 대한 지식을 자연스럽게 습득할 것이며 그렇게 시간이 지나면 또 자연스럽게 공구 전문가가 되어 있을 거라 생각했었다. 그런데 요즘은 그렇지 않은 것 같다. 한계가 슬슬 느껴지고 있다. 고객 응대 시 실수로 다른 상품을 제시했을 때, 동료 직원이 나보다 제품에 대해 더 많이 알고 있고 고객에게 설명을 더 잘할 때면 ‘시간을 투자해 공부가 필요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그런 느낌을 줄이기 위해 매일 손님이 뜸한 시간이면 유튜브나 관련 서적을 통해 그리고 월간 TOOL을 통해 공구에 대한 공부를 하고 있다. 
2세 공구인으로서, 사장님이 15년 가깝게 일궈놓은 것에 먹칠을 하지 말아야 한다는 책임감이 크다. 뿐만 아니라 직원들이 나와 함께 행복하게 일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는 부담감 또한 있다. 남들이 나를 보기에 ‘역시 그 아버지에 그 아들이다’, ‘아버지보다 더 잘 한다’하는 평가를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이 나의 큰 목표다.

글_김정규 미래공구상사 과장 · 진행_이대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