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LUMN
[공구인 칼럼] 아이 셋 워킹맘으로 살아가기
10살이 되지 않은 아이 셋을 키우면서 회사를 다닌다고 말 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놀라워 한다. 공구업계는 물론 다른 업계의 사람들도 아이 셋을 키우는 워킹맘으로 살아가는 경우가 흔치 않다고 말 한다. 이번 칼럼을 통해 공구유통회사 입사해 아이 셋을 키우기까지 내가 겪고 느낀 것을 이야기하고 싶다.
아이 셋 워킹맘으로 살아가기
강인한 어머니가 나의 롤 모델
내가 처음 사회생활을 한 것은 2008년 만 18세가 되던 해였다. 성인이 되면서 곧바로 회사에 입사를 했고. 회사 안에서 남편을 만나 21살에 결혼을 했다. 이후 계속해서 회사를 다니며 현재 8살, 6살의 두 아들과 4살 된 딸아이를 키우고 있다. 시간은 순식간에 흘러 지난 몇 년, 매 순간 정신이 없었다. 그렇게 정신없이 살던 내가 근래에 와서는 조금 안도한다. 물론 세 아이를 키우면서 직장생활을 하는 내 모습이 요즘 시대에도 평범한 모습은 아닐 것 같다. 그러나 돌이켜보면 아이들을 낳고도 회사에서 일을 하는 삶은 바로 내 어머니의 모습이었다.
나는 홀어머니 밑에서 장녀로 자랐다. 어머니는 남편인 내 아버지가 갑자기 돌아가신 이후 나와 남동생을 키우기 위해 여자가 아닌 강인한 어머니의 삶을 살아야만 했다. 매일 나와 동생을 집에 두고 일터로 떠다는 어머니의 뒷모습을 보면서 나는 자랐다. 그렇게 성실하고 자신의 삶을 희생하며 나와 내 동생을 키운 어머니를 보아온 나이기에 아이를 낳은 후에도 직장에 출근하는 삶을 사는 것이 당연했다. 많은 사람들이 세 아이를 낳아 기르며 직장생활 하는 것이 힘들지 않느냐 내게 묻는다. 실제로 쉽지 않다. 그러나 나는 평생 고생하신 어머니를 생각하면 직장생활을 쉽게 포기하고 싶지 않았다. 일을 한다는 것은 스스로 삶에 대한 책임감을 가지는 것이다. 이런 생각은 열심히 살아오신 내 어머니를 보며 가진 생각이다.
많이 도와주는 든든한 남편
첫 아이를 낳고 난 후 다시 회사로 복귀를 했을 때, 어린 자식을 두고 일터로 돌아가는 마음은 편하지 않았다. 내가 낳은 아이를 내가 돌보지 못하는 감정은 참으로 아프고 쓰라린 감정이다. 태어난지 70일에 불과한 내 아이를 어린이집에 두고 출근을 할 때는 나도 감정을 추스르지 못하고 눈물을 흘려야 했다. 그러나 그런 감정을 스스로 잘 이겨내야만 회사생활을 할 수 있다. 또 내가 그런 감정을 잘 이겨낼 수 있도록 남편이 나를 많이 배려하고 도와주었기에 내가 회사에서 계속 일을 할 수 있었다. 내가 흔들릴 때마다 남편은 때로는 따뜻한 말로 때로는 엄한 소리로 나를 일으켜 세웠다. 남편도 육아에 적극적으로 동참을 하면서 나를 배려해주고 나를 생각해 주었기에 내가 계속해서 회사에 일을 할 수 있었다. 부부라면 아내라면 남편과의 관계에 있어 인생의 파트너로서 또 한 남자로서 서로 사랑하는 마음과 더불어, 존중을 넘어 서로를 존경하는 관계로 발전 되어야 한다. 나는 다행이 운 좋게도 그런 남편을 만났고 그래서 계속해서 회사생활을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워킹맘의 위기 = 매일 오는 출근시간
세 아이의 엄마로서 가장 큰 위기는 출근시간이다. 아이를 집에 혼자 두고 일을 하러 집을 나서는 것은 쉽지 않다. 어린 아이가 혼자 집에 있다는 것이 불안하기 때문이다. 나의 경우 첫째 아이가 초등학교에 들어가면서 직장생활에 가장 큰 위기가 찾아왔다. 아무리 생각해도 남들과 같은 시간에 출근 하려니 등교시간까지 집에 혼자 있게 되는 8살 아들이 마음 놓이지 않았다. 8살 어린 아이를 혼자 집에 두고 출근 하는 것은 엄마로서 큰 스트레스다. 그때 나는 회사에서 근무하는 것은 여기까지라고 생각했다. 회사를 그만두고 가족과 아이들을 위해 시간이 좀 더 자유로운 다른 일을 알아보아야겠다고 생각 했다. 그런데 다행히 회사에서 나의 사정을 이해해주고 기존 출근시간보다 늦은 오전 10시까지 출근 하도록 배려해 주었다. 또 그런 배려를 받는 날 이해해주는 직장동료들이 있어 계속해서 직장생활을 할 수 있었다. 이 글을 읽고 있는 공구상 사장님들의 입장에서는 내가 받는 배려가 낯설고 특혜로 보여 질 수도 있다. 또한 자신의 직원에게는 베풀기 어려운 일 일 수 있다. 그러나 이런 출근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아무리 일하고 싶어도 어린 자식을 둔 엄마 입장에서는 일을 계속 하기란 힘든 것이 현실이다.
함께 일하는 직원의 입장 생각해야
첫 아이를 낳은 이후 정부의 지원 제도를 잘 활용해왔고 직장 동료들의 배려, 회사의 배려가 있었기에 지금까지 일 할 수 있었다. 나는 그런 점을 무척이나 감사하게 생각한다. 또한 그렇기에 나로 인해 번거롭고 업무량이 늘어난 동료들의 마음, 생산성을 생각해야 하는 회사의 입장도 반드시 헤아려야 한다. 세 아이의 엄마로 계속해서 회사에서 일을 하는 것은 무척 보람되고 나 자신의 발전을 위해 좋지만 그것이 당당하고 자랑스러운 일로 대우 받는 것은 아니다. 토요일 출근만 보아도 그렇다. 여러 사정으로 내가 갑자기 쉬게 되면 나 대신해서 동료가 갑자기 출근을 해야 하거나 업무가 늘어나게 된다. 그렇기에 나와 함께 일 하는 직장 동료들의 마음을 반드시 생각해야만 한다. 나로서는 남보다 적은 시간 일을 하니 보다 적은 돈을 받는 것을 당연히 받아들여야 하고 나 대신 업무를 더 많이 처리하는 동료들에게는 늘 감사하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 또한 이런 나와 함께 계속해서 일하자고 응원해주는 회사에도 감사하는 마음을 가져야 할 것이다. 그렇기에 자칫 잘못하면 워킹맘은 죄인 아닌 죄인처럼 직장생활을 하게 되고 그렇게 되면 마음이 불편하여 오래 일 할 수 없게 된다. 물론 그렇게 되지 않기 위해서 우선적으로 나 스스로 회사에서 계속 일하고 싶은 인재로 거듭나야 하고, 주변 동료들과도 좋은 관계를 유지해 사심 없는 배려를 이끌어 낼 수 있는 존재가 되어야 할 것이다. 공구인들 중에서도 나와 비슷한 워킹맘들이 많다. 비록 쉽지 않지만 최선을 다하고 주위에서 워킹맘에게 조금씩만 배려를 해준다면 우리 사회는 능력 있는 워킹맘이 마음 편하게 일 할 수 있는 멋진 사회로 거듭날 것이다.
글 · 김선영 CRETEC 웰딩 서울마케팅 · 진행_한상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