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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LUMN

[행동관상학] 가볍지 않고 친절한 사람 되려면

 

글로벌 시대로 변화하고 있지만, 사회생활에 있어 외국방식만 따라 하기보다는 우리의 정서에 맞는 행동도 중요하다는 걸 느낄 수 있다. 이것은 유머보다 해학의 정서다.

 

가볍지 않고 친절한 사람 되려면

 

 

 

 

유머만 있는 사람은 가벼워… 해학적 센스가 중요


흔히 한국인은 유머감각이 없다고 말한다. 서구인의 유머감각을 배우자는 분위기이다. 하지만 인간관계에서는 해학과 유머를 잘 구분해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해학과 유머는 다르다. 유머가 직설적이라면 해학은 은유적이다. 이는 마치 ‘높은 산’과 ‘깊은 산’ 만큼이나 유사하지만 다른 개념이다. 서구인은 높은 산을 선호한다. 하지만 한국인은 깊은 산을 선호한다. 마찬가지로 좌중의 분위기를 즐겁게 하는데 있어서 유머가 있는 사람이나 해학이 있는 사람은 비슷한 역할을 한다. 그러나 유머가 있는 사람은 종국에는 주변으로부터 경시를 당하기가 십상이다. 그것이 옳든 그르든 한국의 정서다. 우리에게는 해학의 정신이 있다. 그래서 필자는 평소 유머러스한 사람이 되기보다는 해학이 있는 사람이 되라고 권유한다. 유머란 자신이 주목을 받는 넌센스를 연출하는 것이다. 해학이란 타인이 주목을 받도록 하는 넌센스를 연출하는 것이다. 이 두 가지 차이를 잘 생각해서 해학이 있는 사람이 되어야 한국사회에서는 존중받는 사람이 된다. 유머러스한 사람은 종국에는 까불이 취급을 받는 점에 유의하자.

 

윗사람은 속여도 아랫사람은 속일 수 없다


친절이란 상대방에게 짓밟히는 것이 아니다. 우리가 누구는 친절한 사람이라고 평판이 자자할 때 그 누구를 자세히 살펴보자. 자신이 이길 수 있을 때, 자신이 우위를 점했을 때, 자신의 지위가 높을 때 양보하는 사람이 친절하다는 평판을 받게 되는 것이다. 반면 상대적으로 힘이 없고, 지위가 낮고, 열등한 상황에서는 아무리 친절을 베풀어봐야 아부로 끝난다. 다시 말해서 자신이 우월할 때 그 우월적 지위를 순간순간 잘 포기해야 친절한 사람이라는 좋은 평판을 받는 것이다. 이 친절하고 배려 깊은 사람이란 평판은 사회에서 그 무엇보다도 강력한 무기가 된다. 옛말에 ‘윗사람은 속일 수 있어도, 아랫사람은 속일 수 없다’라고 했거니와 이는 다시 말하자면 아랫사람의 보이지 않는 힘을 간파한 것이요, 곧 ‘민심은 천심’이란 말과도 일맥이 상통하는 것이다. 어떤 사람은 자신은 남에게 친절하고 언제나 희생하는데 사람들이 왜 몰라줄까를 한탄하는 사람이 있다. 그런 사람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친절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친절한 경우가 많다. 며느리가 시어머니에게 아무리 친절해봐야 친절하다는 소리를 듣기는 힘들다. 당연한 일이니까. 반면 시어머니가 며느리에게 친절해야 비로소 친절한 시어머니가 되는 것이다. 이러한 이치를 잘 살펴서 자신이 이길 수 있는 순간에 이기지 않고 물러섬으로서 대중에게 친절한 사람이란 평판을 받아보자. 이것이 바로 ‘지는 게 이기는 것’이라는 속담의 일환인 것이다.

 

분쟁 시 중재보다 각자 이야기 들어줘야


분쟁의 가운데서 중재자를 자임해서는 안 된다. 자기는 나름대로 사태를 원만하게 수습하기 위해서 중재에 나서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분쟁 당사자들은 서로 자신의 시각에서 사물을 바라보기에 중재자는 저쪽 편이라는 인식을 하게 된다. 타인의 분쟁에 끼어들어서 고통 받는 사람은 어리석다. 그렇다고 가까운 사람들 간의 분쟁을 바라만 보고 있으라는 뜻은 아니다. 나름대로 중재를 하고 싶다면 양 당사자들의 입장을 십분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자신의 답답함을 하소연하는 과정에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해결의 실마리를 찾게 되고 그 해결의 실마리를 바탕으로 이야기를 들어주는 사람에게 도움을 요청하게 되어있다. 이처럼 도움을 요청 받았을 때 비로소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는 것이며 좋은 결과를 도출할 가능성이 높다. 이를 도외시하고 자신이 먼저 스스로 나서서 중재자를 자임하면 십중팔구는 양쪽 모두로부터 원망을 받는 결과를 초래한다. 인간관계에 있어서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갈등의 대부분이 해소된다는 것을 명심하자.

 

잦은 웃음은 오해받기 쉬워


끝으로 미소는 좋은 것이지만 흔한 미소는 상대방이 나를 가볍게 여기는 요인이 되기도 한다. 거듭 강조하거니와 한국인의 정서는 서구인의 정서와는 다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우리의 행동지침이나 처세술 책은 대부분 서구의 것을 여과 없이 번역한 것이 대부분이다. 그대로 따라하다가는 한국사회에서는 오해받기가 십상이다. 우중충한 표정도 금기지만 지나친 미소도 우리 사회에서는 환영받지 못한다. 우리 사회에서 ‘웃음이 헤픈 사람’이라는 표현이 언제 쓰이는 가를 생각해 보라. 잦은 미소는 다시 말하면 헤픈 웃음이고, 이는 타인이 나를 가벼운 사람으로 대하는 원인이 될 수 있다.

 

진행 _장여진·그림 _김하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