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LUMN
[공구인 칼럼] 이런 사장님이 성공한다
이런 사장님이 성공한다
사업을 통해 내게 좋은 사람과 나쁜 사람, 적군과 아군을 구별하게 되고 나의 의지와 근성과 운명까지 시험 할 수 있다. 후회 없이 열심히 공구 장사를 하였고 사업 정리 후 지금도 공구를 판매하고 있다. 내가 직접 공구장사를 할 때는 몰랐으나 공구상 사장님과 거래를 하는 영업사원이 되고나니 이제서야 공구영업과 공구장사 이제 조금이라도 알 것 같다.
직접 공구 사업을 하여보니
나의 첫 사회생활은 대구 북성로의 한 공구상의 직원생활이었다. 당시 나는 군대 제대 후 속옷 제조사 ‘쌍방울’의 영업직원으로 채용되어 근무지 발령을 대기하던 중이었다. 그때 잠깐 몇 달 동안 아르바이트 공구상 직원으로 일을 하였다. 그때의 인연으로 지금도 활동하는 대구의 여러 공구인을 알게 되었고 또 공구장사에도 쉽게 뛰어들게 되었다. 공구상을 한다는 것은 종합예술이라고 본다. 나는 몇 년의 고생을 통해 많은 것을 배웠다. 사업을 하면 나도 모르는 나 자신을 알게 된다. 내가 어떠한 사람인지 내 그릇을 가늠하게 되며 스스로를 고찰하게 되고 성찰하게 된다.
모든 판매는 가격이 능사가 아니다
단지 물건가격만을 보고 살까 말까 저울질 하는 사람과는 큰 거래 하기 어렵다. 또 그런 사람은 크게 성공하기 어렵다고 본다. 가격보다 중요한 것은 사람과 사람과의 관계다. 또 그것이 사장이라고 불리는 사람의 도량이 되기도 한다. 내가 본 공구상 K사장님의 사례다. 큰 공구상사에서 파견된 영업사원이 A라는 몽키를 만원에 판매하니 백 만원어치를 사고, 낡은 트럭에서 공구장사를 하는 사람이 같은 몽키를 이 만원에 판매하는데도 삼십 만원어치나 샀다. 왜 비싸게 판매하는 사람의 물건도 그만큼 사는 것이냐고 물으니 그분이 말했다. 저 사람이 나를 만나 물건을 팔기 위해 낡은 트럭을 몰고 먼 길을 왔는데 사람이 정이 있지 어찌 매정하게 빈손으로 가게 하느냐고. 또 낡은 트럭에서 공구를 파는 저 사람이 내가 공구를 비싸게 사주는 것을 더 잘 안다고. 그렇게 되면 훗날 내가 어떤 특정한 공구를 급하게 찾거나 내가 필요할 때 저 사람은 나를 꼭 도와줄 것이라고 말했다. 단순히 가격만 보고 물건을 사는 사람보다 사람과 사람의 관계를 생각하는 사람이 크게 성공하는 이유다. 나는 이것이 바로 장사의 길, 장사의 도(道)라고 생각한다.
얼마나 팔 것이고 얼마를 살 것이냐?
훌륭한 영업사원은 거래처에 가서 문제를 해결해주고 더불어 가게의 발전되는 길을 비추는 사람이다. 그냥 물건을 판매하려고 하지 말고 진정 거래처에 이득이 되는 것은 무엇인지를 제시하여야 한다. 예를 들어 무조건 물건이 싸게 나왔다고 해서 많이 사라고 하는 것은 좋지 않다. A라는 물건이 갑자기 저렴하게 시장에 풀려서 거래처 대표님이 지금 사는 것이 적기라고 많이 사려고 권유 한다면 영업사원은 그 집 주문량을 컨설팅 해주어야 한다. 이 가게에서는 1년에 A라는 공구가 백 만원 정도만 팔리는데 싸게 나왔다고 공구를 천 만원어치 주문한다면 오히려 만류하는 것이 옳다. 물론 처음 가게에서는 천 만원어치 물건을 싸게 샀다고 좋아할지 모르지만 보관비용이나 회전율 등을 감안할 때, 그리고 악성재고가 되어 가게에 많은 공간을 차지하게 된다면 아니 사느니만 못하다. 가게의 판매능력을 고려해서 매입주문을 넣어야 한다.
수금에 실패하면 미래가 없다
모든 성공한 사업가가 강하고 고집스러운 사람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선량하거나 여린 사람이 성공하는 것도 아니다. 필요할 때는 부드럽고 필요할 때는 독한 사람이 되어야 하는 것이 사업가다. 특히 수금 문제에 있어서는 그렇다. 돈을 벌기 위해서는 현금유동성을 잘 파악해야 한다. 주어야 되는 돈이라고 가진 돈을 모두 줘버리면 나중에 물건을 매입할 돈이 없어서 곤란해지는 경우가 생긴다. 돈을 주는 것도 또 돈을 받는 것도 자신의 상황에 맞게 행동해야 한다. 주는 것도 잘 해야 하지만 나는 받는 것, 수금의 중요성을 더더욱 말하고 싶다. 수금의 중요성은 몇 번을 말 해도 부족하다. 물건을 팔 때도 수금이 잘 되는 업체인지를 생각하고 물건을 판매해야 한다. 많은 물건을 팔았으나 그 물건 대금을 받지 못해 본의 아니게 내가 거래처의 신뢰를 잃을 수 있다.
시장의 규모도 살펴보라
공구상사에서 영업을 하면서 새로운 시장 발굴의 중요성도 알 수 있었다. 많은 공구인들이 자신이 할 수 있는 것만 하려고 한다. 새로운 도전을 하기 두려워한다. 해보기나 해봤어? 정주영회장의 말씀처럼 내가 사업을 할 때 해보지 못한 것을 지금도 후회를 한다. 한 번은 실패할 수 있다. 그러나 두 번 세 번 실패해도 다시금 도전해 새로운 거래처를 발굴하고 새로운 판매처를 발굴하는 것이 중요하다. 시장은 언제나 변화하기 마련이다. IMF이전만 하더라도 인터넷 판매가 없었다. 그러나 지금은 컴퓨터를 통한 매입 매출이 일어나고 있다. 현재는 휴대폰으로 매입 매출이 일어난다. 이러한 변화에 잘 적응해야 한다. 최소한 개인 소매는 그렇다. 단순히 가게에 앉아서 오는 손님을 기다려서는 안 된다. 적극적으로 가게를 변화하려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정글의 법칙을 기억해라
아프리카 정글에서 먹이가 많고 물이 많으면 사자는 딱 먹을 만큼 사냥을 하고 신선한 고기 이외에는 먹지 않는다. 하지만 건기로 접어들면 상황이 달라진다. 물이 마르고 먹이가 줄어들면 사자는 하이에나가 먹는 고기도 노려야 하고 때로는 썩은 고기도 먹어야 한다. 그래야 다시 먹이가 풍족한 우기가 될 때까지 살아 남을 수 있다. 영업 현장도 마찬가지다. 최근 경기가 좋지 않다. 지금 시장상황은 정글로 비교하자면 물이 없는 건기로 볼 수 있다. 썩은 고기 남이 먹던 고기를 따질 때가 아니다. 하이에나가 먹던 먹이라도 달려들어 빼앗아 먹어야 한다. 영업현장도 약육강식의 법칙이 존재하는 곳이다. 자신의 강점을 최대한 살려 우선 나부터 살자는 마음으로 매출을 올려야 한다. 물론 앞서 말했던 장사의 도(道)를 잊어서는 안 된다. 자칫 사업을 잘못하면 모두에게 이로운 장사가 아닌 타인에게 피해를 줄 수는 경우가 발생한다. 모든 공구인이 최선을 다하되 인간으로서의 품위는 잃지 않기를 기원한다.
진행_한상훈 / 글_조진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