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LUMN
[공구인 칼럼] 영업자는 골프보다 신문 읽어야
오늘은 어디가서 뭘 팔아야 하나 하는 고민은 영업인이라면 누구나 겪을 고민이다. 그러나 뛰어난 영업인이라면 그런 스트레스 조절을 잘 해야 한다. 자신이 처한 상황을 잘 판단하고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잘 생각해봐야 한다. 사람마다 자신의 처한 상황에 따라 그 한계가 분명할 것이다. 그러나 상황을 떠나 영업맨이라면 꼭 생각해야 할 처신이 있고 원칙이 있다. 그것을 적어 보았다.
낯을 가려서는 안된다
나는 부끄러움이 많은 사람이다. 영업을 하는 사람에게는 단점이다. 영업을 한지 20년이 지났지만 아직까지 나는 상황에 따라 내가 먼저 다가가기보다 타인이 먼저 다가가주길 바랄 때도 있다. 그런데 영업을 하는 사람이라면 이런 성격을 바꾸어야 한다. 자기 성격을 이겨 낼 만큼 의지가 있어야 한다. 쑥스러움이 없어야 하는 것이 영업이다. 그래서 나는 쑥스러움이 많은 내가 영업을 하게 될 줄은 몰랐다. 어릴 때는 마냥 전투기 조종사가 되고 싶었던 꿈도 있었다. 그러나 군대를 전역하고 대구 북성로에 발을 들이면서 공구상사 영업맨으로 한 평생을 보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성격이 교정되었고 사람 만나는 것을 즐기게 되었다.
기본에 충실해야 한다
내가 말하는 기본이란 회사 생활이 아니더라도 일상적인 기본 생활을 잘 하는 사람을 말 한다. 기본은 성실함이다. 성실한 사람만이 영업을 잘 할 수 있다. 사람은 완전한 존재가 아니다. 순간적으로 풀어지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그런 풀어짐을 스스로 다독이고 자신이 해야 할 업무에 바로 바로 돌아오는 것은 성실함이 필수다. 어느 직업이나 성실해야 하지만 영업은 이런 성실함을 기본으로 깔고 들어가야 살아남는 직업이다. 영업은 외근이 많고 누가 지켜보는 사람이 없이 스스로 혼자 다니는 일이 많다. 왜냐면 그렇게 해서 거래처 사장님들을 만나서 친분을 쌓아야 하는 것이 일이기 때문이다. 물론 거래처 사장님을 만나다 보면 인간적으로 가까워져 술을 마시게 되고 술이 과해 다음날 일에 지장을 받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오전에는 몸이 좋지 않아 사무실에서 서류 작업만 하더라도 오후에는 거래처에 들러 방문을 해야 한다. 매일 매일 사람을 만나야 하는 것이 영업이다.
얼굴을 보면서 주문 받아야
앞에서 말했던 낯을 가리지 않고 성실하게 사람을 만나 친분을 쌓으면 주문은 들어오게 되어 있다. 전화로 주문을 받으면 한 개, 두 개 주문 받을 것이 얼굴을 보면서 주문을 받으면 10개, 100개 주문을 받게 된다. 만약 전화로만 주문을 받는 것으로도 매출이 가능 했다면 영업이라는 직업은 사라졌을 것이다. 그러나 4차 산업혁명, 인공지능이 대두가 되는 이 시점에도 영업이라는 직업의 미래는 밝다. 사람은 자신에게 중요한 거래는 사람과 사람의 얼굴을 마주하고 이야기를 나누면서 이루어져야 안심을 하기 때문이다. 특히 중요한 것이 첫 주문이다. 사소한 주문을 전화로 받더라도 주문을 처리한 이후 가게에 들러서 진행 상황을 설명하고 감사함을 표시해야 한다. 어느 곳이나 첫 주문부터 큰 거래가 되지 않는다. 1대1 면담부터 시작해 작은 거래를 시작하고 점차 점차 큰 거래로 늘려가는 것이 영업이다.
가급적 큰 월척을 얻어라
같은 화살을 쏘더라도 작은 다람쥐를 쏠 수 있고 덩치가 큰 사슴을 쏠 수 있다. 현명한 사냥꾼이라면 다람쥐 여러 마리를 잡는 것 보다 큰 사슴 한 마리 사냥하는 것이 더 이롭게 느껴질 것이다. 물론 지역적인 특성 등 여러 가지 상황이 있다. 사슴만 바라고 사슴이 없다고 한탄을 하기보다는 다람쥐 여러 마리를 잡는 것이 좋다. 그러나 사냥과 달리 영업은 내가 영업을 할 순서를 정하는 것이 가능하다. 기왕이면 덩치 큰 업체부터 선별해서 영업을 하는 것이 현명하다. 같은 미끼 같은 위치에서 가급적 큰 물고기를 낚는 것이 좋다. 작은 매출을 올리기보다 큰 거래처에서 큰 매출을 올리는 것이 더욱 어렵다. 그러나 뛰어난 영업사원이라면 이런 큰 거래처를 잡는 것에 희열을 느낄 것이다.
신문을 읽어라
많은 영업사원들이 골프를 쳐야 영업에 도움이 되지 않느냐고 물어본다. 나는 그것에 크게 동의하지 않는다. 물론 골프를 치는 것이 영업에 도움이 될 수는 있다. 그러나 골프가 만능이 아니다. 돈이 아무리 많고 대하기 어려운 거래처 사장님이라고 보통 사람과 크게 다르지 않다. 특히 공구업계는 다른 업계와 달리 우직하고 평범한 거상들이 많다. 잘 되는 공구상 영업에 큰 공구상 사장님들은 의외로 단순하고 평범한 일상 속에서 살아간다. 나는 주변 사람들에게 골프보다는 신문을 읽으라고 권하고 싶다. 신문을 꾸준히 읽으면 세상 돌아가는 소식도 알게 되고 여러 가지 사실을 알게 되면서 대화거리가 많아진다.
상대방 마음을 잡아야
영업을 하다 보면 때때로 막 말 하는 사람들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다. 영업은 다양한 사람들을 많이 만나는 일이다. 그러다 보니 가끔 경우가 없는 사람을 만나는 경우도 있다. 거기다 빈 손으로 만나기 어려운 사람도 있다. 영업맨은 솔직히 조금은 자존심을 버리고 능청을 떨어야 오래간다. 가급적 고객과는 언쟁이 있어서는 안된다. 사소한 언쟁도 피하도록 하자. 물론 영업은 자기만의 스타일이 있다. 그러나 기억하자. 영업이란 상대방과 상대방의 거래라는 사실을. 나는 팔아야 하고 저 사람은 사는 사람이다. 설사 언쟁이 있었더라도 가급적 앙금을 풀 수 있도록 하자. 또 사과를 하고 숙이고 가는데 고개를 돌리는 사람도 드물다. 그렇게 해야 미래를 기대 할 수 있다.
물건은 단순히 가격이 저렴해서 팔리는 것이 아니다. 아무리 가격이 저렴해도 물건을 사고 싶지 않는 곳이 있다. 왜 사람들이 자꾸 대형마트를 찾는 것인지 생각해 보아야 한다. 내가 살 물건을 어디서 사던지 그것은 그 사람의 마음이다. 시계를 보아도 그렇다. 인터넷에서는 100만원하는 시계가 백화점에서 사면 200만원짜리 시계가 된다. 가격차이가 무려 2배가 난다. 그런데도 많은 사람들이 백화점에서 시계를 산다. 심지어 인터넷에서 산 물건을 백화점에서 비싸게 주고 샀다고 말하기도 한다. 그 이유는 백화점에서 물건을 사는 것 자체가 행복이기 때문이다. 영업맨은 백화점 같은 사람이 되어야 한다. 친절하고 밝고 자신만만하고 자신의 이야기를 잘 들어주는 그런 사람. 그런 사람이라면 많은 거래처에서 자신을 찾을 것이다.
글 · 김명성 CRETEC 서울 영업부 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