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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LUMN

[공구인 칼럼] 장사 잘하는 구매방법의 비밀


장사 잘하는 구매방법의 비밀




훌륭한 공구인 구매 잘해

요즘 내 고향 평창은 동계올림픽 개최로 전국민의 주목을 받고 있다. 내 또래의 세대들이 그렇듯이 나도 농부의 아들로 태어났다. 산골에서 자라고 살던 나는 20대 청운의 꿈을 품고 도시로 이주했다. 농사꾼으로 인생을 보내고 싶지 않았다. 나는 운 좋게도 국내의 ‘K’전동공구 제조사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전동공구관련 기술이 어느 정도 쌓이자 회사는 영업을 시켰고 나는 그렇게 공구인들과 직접적인 대면을 하게 되었다. 영업을 하면서 훌륭한 공구인들을 많이 만날 수 있었다. 장사를 잘 하려면 잘 팔아야 한다고 한다. 맞는 말이다. 그러나 내 생각에는 50점짜리 대답이다. 100점 대답은 바로 잘 사서 잘 파는 것이다. 잘 사는 것은 좋은 물건을 저렴한 값에 사는 것이고 잘 파는 것은 손님이 필요로 하는 물건을 제 시간에 선보이는 것이다. 어떤 이들은 물건을 잘 파는 것이 사는 것 보다 중요하다고 말 할지 모른다. 하지만 내 생각에 잘 사는 것도 잘 파는 것 못지않게 중요하다. 

좋은 구매는 어떤 것일까
 
잘 사는 것은 무엇일까. 좋은 물건을 싸게 사는 것이다. 여기서 말 하는 좋은 물건이란 고객이 필요로 하는 물건이다. 아무리 품질이 좋고 가격이 싼 물건이라도 고객이 필요로 하지 않는다면 별 가치가 없다. 반면에 공장이나 산업현장에 꼭 필요로 한 물건이라면 비록 오래되고 중고가 된 물건이라도 그 가치가 크다. 내가 생각하는 좋은 물건은 고객이 필요로 하는 물건이다. 그렇다면 고객이 필요로 하는 물건을 생각해보자. 그것은 상황에 따라 다르다. 몽키스페너를 생각해보자 그냥 한 번 쓰려고 저렴한 것을 요구하는 손님이 있고 값비싸지만 품질이 뛰어난 것을 요구하는 손님도 있다. 그리고 혹시나 공구문제로 작업이 힘들어 질까 기존에 사용했던 특정 브랜드만 고집하는 손님도 있다. 뛰어난 공구인들은 이런 손님의 요구사항 특성을 다들 기억하고 있다. 우리가 기억해야 할 것은 이런 것이 아닐까. 물론 여러 가지 사정으로 가격이 일시적으로 떨어진 제품도 있다. 그러나 그 물건을 사더라도 판매처가 없다면 그냥 짐이 될 뿐이다. 무조건 가격이 싸다고 구매해서는 안된다. 가급적 단곤 손님들이 주로 찾는 제품 가격을 잘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자신의 지역에 필요로 하는 공구가 어떤 것이 있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계절상품도 잘 고려해야
 
물건을 구매 할 때는 손님이 필요한 물건을 예측하는 것도 중요하다. 그러한 예측이 가능한 제품이 바로 계절상품이다. 예를 들어 넉가래가 그렇다. 눈이 많이 오는 날에는 제설용품인 넉가래가 잘 팔리기 마련이다. 평소에 눈이 오지 않는 지역인데 일기예보에서 기록적인 폭설이 예상된다고 방송한다면 미리 넉가래를 주문하여 구입하는 것이 좋다. 한 여름에 폭우가 예상되기에 장화나 방청제품을 구입하는 것과 같은 이치다. 이러한 예는 현업에 있는 공구상 사장님들이 더욱 잘 알 것이라고 생각을 한다. 주요한 단골손님들이 정기적으로 찾는 제품이 있고 그 제품을 보다 저렴한 가격에 구매하기 위해 대량으로 구매할 수도 있다. 아무리 영업을 잘 하더라도 상대방이 필요한 제품만 팔리는 법이다. 우리 가게의 고객이 어떤 제품을 주로 찾는지 그것을 파악하는 것이 구매행위의 우선순위가 될 것이다. 

우리가게 재고 파악하기
 
손님이 찾는 물건을 파악했다면 우리가게에 그 물건이 얼마나 있는지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자주 나가는 물건, 회전율이 좋은 물건이라면 더더욱 자주 확인을 해야 한다. 내가 만난 공구인들 중 장사 잘 하는 공구인들의 특징이 손님이 찾는 공구가 어디에 있는지 잘 아는 것이고 동시에 얼마나 보유하고 있는지도 잘 안다는 점이다. 또한 지금 이 제품을 구매 한다면 언제쯤 가게에 물건이 도착하는지도 잘 알고 있다. 구매의 달인들은 그렇다. 더불어 우리가 명심해야 할 것은 공구도 유통기간이 있다는 점이다. 물론 일반 식료품보다 변질될 가능성이 낮지만 먼지와 녹으로 변질된 상품은 그 가치가 없다.    

영업사원 내편으로 만들기
 
영업사원도 사람이다. 간혹 공구상에 들어와 공구를 파는 영업사원을 ‘을’로 보는 공구상 사장님들이 있다. 물론 영업사원이 손님은 아니지만 그래도 그 영업사원의 기분을 생각할 필요가 있다. 영업사원은 단순히 내게 물건을 판매하는 사람이 아니다. 어떻게 보면 내게 꼭 필요한 사업 파트너로 볼 수도 있고 우리 가게를 위한 산업 스파이가 될 수도 있다. 영업사원을 내 편으로 만든다면 제대로 된 영업사원은 그 가게를 위해 판매가 잘 되는 상품을 추천해 줄 것이다. 좋은 영업사원을 만나는 것만큼 든든한 우군도 없다. 반면 또 무서운 것이 영업사원이다. 영업사원과 관계가 좋지 않으면 아무래도 우리 가게에서 잘 나가는 효자 상품을 다른 가게에도 소개시켜줄 수도 있다. 영업사원과의 관계가 나빠지면 안 된다. 사업은 운이 없으면 성공하질 못하기 때문이다. 운을 만드는 것은 그 사람의 역량이다. 영업사원을 내 편으로 만드는 것도 운을 만드는 그 사람의 역량이 아닐까.   

자신의 구매 능력 판단해야
 
대형 공구유통상사 영업사원과 좋은 관계를 맺어도 안 될 때는 안 된다고 해야 한다. 나에게 필요한 물건을 사더라도 자신에게 그 값을 지불할 능력이 되는지 판단해야 한다. 내가 공구업계에서 일하면서 지켜본 가장 안타까운 경우는 다음과 같다. 인간적으로 참 좋은 사장님들이 있다. 영업사원도 배려해주고 손님과의 관계도 좋다. 하지만 물건 값 지불을 잘 못하는 사장님들이 있다. 공구유통도 돈의 흐름이다. 산업현장에 필요한 공구를 제때 공급해주면서 이문을 얻고 그 이문으로 새로운 제품을 구매해 고객들에게 선보일 수도 있다. 그렇게 공구상은 커지기 마련이다. 한 달 한 달 지나가면서 공구상은 그렇게 성장한다. 그런데 욕심히 과하거나 계산을 잘 못하여 자신이 삼킬 수 있는 금액을 넘어서는 주문을 하고 물건값을 지불하지 못한다면 난감해진다. 목숨보다 소중한 신용을 잃어 사업 자체가 힘들어 질 수도 있다. 구매를 잘하는 사람은 결과적으로 신용을 지키고 가게를 성장시키게 된다. 많은 공구인들이 구매의 달인이 되어 다 같이 발전했으면 좋겠다. 

글 · 최경수 크레텍 서울마케팅부 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