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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LUMN

영업현장 & 관리 두가지 다 해보니

어느덧 공구업계에 발을 들인지 햇수로 11년이 되었다. 아직까지 나는 부족한 게 많고 배워야 할 것도 많다. 하지만 영업현장에서 5년을 일했고 이후 5년째 영업 관리 업무를 하면서 느낀점이 많았다. 이 글을 통해 나 스스로를 되돌아보고 이 글을 읽는 공구인들도 작은 도움을 받았으면 한다. 


영업현장 & 관리 두가지 다 해보니


경험하라. 많이 경험하라
 
››  2007년 7월, 총무팀으로 입사한 첫 날. 대표이사께서 지나가시며 나를 보시고 총무팀장께 한마디 던지셨다. “저 친구 영업 한번 시켜봐” 영업현장은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영업을 하면서 많은 실패와 역경을 겪었다. 비록 힘들고 어려웠지만 10년이 지난 지금 생각해보면 그때가 제일 보람되고 많은 것을 배웠던 시기였다. 그때를 생각하고 있으면 지금 당장 영업현장에 가고 싶을 정도로 영업은 다이나믹한 성취감과 보람을 느낄 수 있다. 또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며 좋은 관계를 맺을 수 있는 아주 매력적인 직무다. 
부득이한 사유로 1년이라는 짧은 기간이었지만 법무팀에서 채권회수, 재산조사, 법원 업무 등도 하게 되었다. 미수금업체에 일명 빨간딱지라 불리는 동산압류도 해보고, 각종 법원 업무와 공증, 근저당설정, 보증보험 등 채권관련 업무를 해본 경험은 이후 영업활동에 많은 도움이 되었다. 어떤 분야든 새로운 경험과 업무를 해 본다는 건 아주 흥미로운 일이며, 갑자기 닥치는 일에 슬기롭게 대처할 수 있는 자신감을 갖게 해준다.

명확하게 처리하고, 언제나 기록 남겨야
 
››  2009년 부산으로 다시 영업을 나가게 되었다. 입사 3년차인 이때도 영업에 관해서 나는 아직 신입이나 다름없었다. 제품지식이 변변치 않아 매번 마케팅부서에 물어보고 선배에게 물어봐야 했다. 신입티를 조금씩 벗어가면서 나는 나도 모르게 요령을 부리기 시작했다. 거래처에서 걸려오는 하루 수 십 통의 전화문의를 처리하다 보니 어림짐작 하거나 대충 얼버무리는 식의 대응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사실 이 시기에 난 많은 실수를 했으며, 거래처에 욕도 많이 들었고 매출실적도 썩 좋지 않았다.
영업사원은 ‘을’이고 고객은 ‘갑’이다. 영업사원은 고객의 요구사항을 해결해줘야 하며 고객에게 도움이 되는 존재여야 한다. 고객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 영업사원은 신뢰를 줄 수가 없으며 신뢰가 없는 영업사원이 구매를 권유하는 제품을 구매하는 고객은 별로 없다. 영업업무 중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고객과의 전화통화 견적처리, 제품관련 상담이다. 특히나 견적처리는 무엇보다도 명확해야 한다. 더욱이 전화를 통한 구두견적처리는 착오를 일으킬 소지가 많기 때문에 메모, 팩스, 카톡, 이메일 등 근거를 남길 수 있는 수단으로 처리해야 한다. 그 외에 할인, 반품, 수리 등 본인권한 밖의 업무일 경우에는 절대 고객에게 섣부른 확답이나 얼버무리는 답변은 하지 않아야 한다. 안되면 “안된다”고 명확하게 말해야 한다. 꼭 영업이 아니라 관리업무의 경우에도 명확하게 처리하고 근거를 남기는 습관은 꼭 필요하며, 후에 내 업무를 맡을 후임자에게도 아주 많은 도움이 된다. 사람은 본인이 듣고자 하는 쪽으로 상대방의 말을 이해하는 경향이 있다. 말하는 사람의 의도와 듣는 사람의 의도가 틀릴 경우에는 같은 말이라도 상황에 따라 다르게 이해하는 경우가 많다. 업무는 명확하게 처리하고 근거를 남겨야 한다. 특히 고참이 되어갈수록 이 원칙은 꼭 지켜야 한다고 생각한다.

세답족백(洗踏足白)과 다다익선(多多益善)
 
››  세답족백(洗踏足白)은 옛날 상전의 빨래를 하는 종의 발꿈치가 희게 된다는 말로, 남을 위하여 한일이 결과적으로 자신에게도 이롭게 되었다는 뜻이다. 진정으로 고객을 위하는 마음으로 영업을 하면 당장의 매출을 올리지는 못할지라도 언젠가는 고객이 영업사원의 마음을 알아주고 영업사원의 노력을 인정해주는 날이 오게 된다. 고객이 나의 마음과 고생을 알아주고 인정해 줄 때 느끼는 보람이 영업사원의 진정한 매력이 아닐까 생각한다. 영업사원의 고객을 위하는 진정성 있는 마음가짐은 어떤 달콤하고 현란한 말과 영업기법보다 더 확실하고 강력한 프로 영업사원의 무기다. 또한 소액거래처는 매출신장의 보물섬이다. 나는 지역변경이 잦았는데 그때마다 이전 영업사원이 담당하면서 방문이 뜸했던 소액거래처의 매출이 많이 오르는 경험을 했다. 우리 회사에 매입이 적다는 말은 반대로 말하면 경쟁사에 매입이 많다는 말로 바꿀 수 있다. 그만큼 소액거래처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소액거래처에 관심을 가지고 방문하다 보면 어느새 훌쩍 올라있는 매출에 깜짝 놀라게 될 것이다. 
신규거래처도 마찬가지이다. 신규거래처 개설은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 다다익선(多多益善)이다. 신규거래처 개척을 많이 하는 해야 하는 이유는 거래처가 많으면 많을수록 매출을 올릴 수 있는 자산과 기회가 풍부해 지기 때문이다. 거래처 관리에 소요되는 시간과 노력은 더 필요하겠지만, 간단한 주문이나 견적, 제품정보 확인은 CTX(크레텍 온라인 주문시스템)를 통하면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니다. 단 거래처가 많아질수록 꼭 유념해야 하는 것은 업체 방문의 동선을 사전에 효율적으로 계획하고 실천하는 것이며, 거래처와의 상담스킬 향상을 위해 제품지식을 부단히 함양하여야 한다. 영업사원이라면 당연하겠지만 영업 관련 규정과 지침을 숙지하는 것 또한 기본이라 하겠다.

영업사원, 거래처 모두 육하원칙 지켜야
 
››  2014년 영업지원팀으로 보직이 변경되고, 모니터 앞에 앉아 하루 종일 업무를 처리하니 머리가 띵하고 어지러워 힘들어 한 적이 있다. 하지만 시간이 약이라고 지금은 아무렇지도 않다. 사무실 근무를 하면 페이퍼 작업과 전산작업이 많고 타 부서와 협조해야 할 일도 많다. 기획하고 상급자에게 보고하고 상급자의 지침을 각 지역의 영업사원에게 하달하고 규정을 정하는 등 사무업무의 가장 기본은 육하원칙이다. 보고서를 작성하거나 기안을 할 때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간단명료하고 알아보기 쉽게 하기 위해서 육하원칙만 생각하면 큰 무리가 없을 것이다. 공구상 사장님들도 육하원칙을 생각하면 거래처에 의사를 전달하거나, 영업사원들에게 지시를 내릴 때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영업현장과 영업관리를 비교하면 우열을 가리기란 정말 어려운 선택이다. 본인의 적성에 맞고 좋아하는 일을 할 수 있는 사람은 복 받은 사람이겠지만 무엇보다 긍정적인 마인드를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 의도치 않게 주어진 일 이라도 보람을 찾아 낼 줄 알고 열정을 가질 수 있는 마인드를 갖추도록 하자. 나는 긍정의 힘을 믿는다. 

글 · 주현수 CRETEC영업부 과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