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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LUMN

[비즈니스 칼럼] 한 끗 차이로 행복지수 높이기

우리는 누구나 행복해지고 싶다. 그러나 정작 행복해지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제대로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우리, 행복해질 수 있을까?

한 끗 차이로 행복지수 높이기




행복은 의외로 가까이 있다
 
펜실베이니아 대학의 마틴 실리그만(Martinn Siligman) 교수는 한 연구에서 심한 우울증에 걸린 집단에게 행복감을 높이는 방법을 제시했다. 우울증 측정 점수로 보아, 연구에 참여한 사람들은 가장 극단적인 우울 증세를 보이는 범주에 속했다. 셀리그만 교수는 침대에서 일어나기조차 몹시 힘겨워하는 이들에게 웹사이트에 접속해서 간단한 과제를 수행하도록 지시했다. 매일 그날 일어났던 좋은 일을 세 가지씩 기억해내서 적는 일이었다. 여기서 말하는 좋은 일이란 ‘친구가 안부 전화를 했다’, ‘의사가 추천해주는 책의 한 장을 읽었다’, ‘오늘은 드디어 해가 났다’와 같은 소소한 사건들이었다.
그 결과, 보름이 채 지나지 않아서 그 사람들의 우울 증세는 ‘심각한 우울’ 상태에서 ‘경미하거나 보통’ 정도의 우울 증세로 호전되었으며, 참가자 중 94퍼센트가 호전되는 것을 경험했다.
우리가 행복해질 방법을 잘 알지 못하는 이유는 행복이 결코 쉽지 않은 일이며, 산 넘고 물 건너 저 멀리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 아닐까? 그런데 행복에 관한 많은 연구 결과는 의외로 행복이 우리 가까이에 있음을 알려준다. 아래에 ‘행복의 파랑새는 결코 멀리 있지 않다’는 것을 말해주는 몇 가지 연구 결과와 더불어 이를 실천하는 방법을 소개한다.

작은 목표라도 이루면 행복 UP

1930년대 말 하버드대학교는 2학년생 268명을 선정해 이들의 삶을 2000년대까지 계속 추적했다. 몇 년 간격으로 이들을 찾아 인터뷰를 계속 진행하면서 그들이 어떻게 살고 있는지, 건강은 어떤지, 친구 관계는 어떤지 등을 조사했다. 아울러 재정적인 상태와 직업,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 등을 계속 추적했다. 이들 중에는 사회적으로 성공한 사람, 중간에 이혼한 사람, 결혼하지 않은 사람, 건강이 좋지 않은 사람 등 다양한 사람들이 있었다. 한마디로 다양한 삶에 대한 총체적인 연구라고 할 수 있었다.
조사 항목 가운데에는 ‘지금 행복한가?’라고 묻는 항목도 포함되어 있었다. 어떤 상태에서 사람들이 행복해 하는지, 행복하기 위해서는 어떤 조건이 필요한지를 파악하기 위한 것이었다. 이들이 나이가 들어 노인이 되었을 때 어떤 요소가 행복에 영향을 주었는지, 어떤 경험을 한 사람이 가장 행복해 하는지 조사했더니 건강, 결혼 여부, 자식의 유무, 이혼 여부 등은 행복에 그다지 큰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몸이 아팠던 사람은 당시에는 매우 불행했지만 시간이 지나자 다 극복했다. 이혼한 사람 역시 당시에는 마음에 깊은 상처를 입었으나 삶 전체를 놓고 볼 때는 그렇게 큰 상처는 아니었다. 그 아픔을 극복한 뒤 만족스러운 삶을 살아가는 것이 얼마든지 가능했던 것이다.
그렇다면 행복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요소는 무엇이었을까? 그것은 의외로 ‘성공했다는 자신의 인식’, 다시 말해 자신이 원하는 것을 이루었다는 ‘성취감’이었다. 결론적으로 사람은 자신이 원하고 목표한 일을 성취할 때 가장 행복하다는 것이다.
목표를 추구하는 것이 행복에 어떤 영향을 줄까? 우선 목표는 사람에게 목적의식을 심어주며 자신이 삶을 장악하고 있다고 느끼게 해준다. 의미 있는 목표를 가지게 되면 자극을 받아 자신감과 능력을 자각하게 되므로 자존감이 강화된다. 그리고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과정에서 기쁨과 자부심이 고양되며 계속 노력하도록 동기를 부여한다. 목표를 이루었을 때의 성취감이야 더 말할 나위가 없다.
그렇다면 어떤 목표를 가져야 할까? 자신이 개인적으로 전념하고 보람을 느낄 수 있는 것이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행복을 가져다 줄 가능성이 더 높은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반드시 오랜 기간 노력을 필요로 하는 거창한 목표가 아니라, 매일 이룰 수 있는 작은 목표라도 상관이 없다. 최고의 하루는 의미 있는 작은 성공을 통해 만들어지며, 작은 성공 체험이 쌓이는 만큼 행복도 쌓이기 때문이다. 행복은 ‘강도가 아니라 빈도’라고 하지 않던가. 그러니 매일 목표를 세우고 매일 성취하라. 성취감이야말로 ‘행복’이라는 별에 이르게 하는 최고의 로켓 연료이다.

행복해서 웃는 게 아니라 웃기 때문에 행복하다
1980년대에 프리츠 스트랙(Fritz Strack) 연구팀은 두 집단의 사람들에게 게리 리슨의 만화 <파 사이드(Far Side)>가 얼마나 재미있는지 점수를 매기라고 한 뒤, 다음과 같은 상황에서 얼마나 행복을 느끼는지 평가해보라고 했다. 한 집단에게는 연필을 입술에 닿지 않게 이로 물라고 했다. 다른 집단에게는 연필 끝부분을 입술로 물되 이에 닿지 않게 하라고 했다. 자신들은 그것을 몰랐지만, 이로 연필을 문 사람들은 얼굴 아랫부분을 움직여 미소를 지은 반면, 입술로 연필을 문 사람들은 얼굴을 찡그렸다. 그 결과는 대다수 실험 참여자가 얼굴 표정과 일치하는 감정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소를 지은 사람들은 찡그린 사람들보다 행복을 더 많이 느꼈고, <파 사이드> 만화도 더 재미있다고 느꼈다.
다른 연구 결과 이렇게 증가한 행복감은 미소를 멈추어도 사라지지 않는다는 사실이 입증됐다. 행복감은 계속 머물면서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를 더 긍정적인 방식으로 이끌고, 행복한 기억을 더 잘 떠올리게 하는 등 그 사람의 여러 가지 행동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이 연구 결과들이 주는 교훈은 간단하다. 행복해지고 싶으면 행복한 사람처럼 행동하라는 것이다. 이런 현상을 심리학에서는 ‘가역성의 법칙(Law of Reversibility)’이라고 한다. 통상적으로 감정에 따라 행동이 바뀌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그 반대로 행동에 따라 감정이 바뀌기도 한다는 것이다.
행복해지고 싶은가? 그렇다면 웃어라. 웃을 일이 없어도 억지로라도 웃어라. 그래도 웃기 힘들면 연필이라도 입에 물어라. ‘웃으면 복이 온다’는 옛 속담은 결코 빈말이 아니다.

삶의 작은 것들에 감사하라
리버사이드 캘리포니아 주립대학 심리학과의 소냐 류보머스키(Sonja Lyubomirsky) 교수 연구팀은 ‘어떻게 하면 오랜 기간에 걸쳐서 더 행복해질 수 있는가’라는 주제로 실험을 진행했다. 연구팀은 사전에 참가자들의 행복 수준을 측정한 후 다음과 같이 지시했다. “우리의 삶에는 감사할 수 있는 크고 작은 일들이 많습니다. 지난주에 있었던 사건들을 되돌아보고 아래 빈칸에 당신이 감사하게 느끼는 사건 다섯 가지를 적어 넣으세요.” 참가자들은 6주일 동안 1주일에 한 번 매주 일요일 밤에 내용을 기록했다. 내용은 ‘엄마’, ‘건강한 신체’, ‘애인이 있다는 것’에서부터 ‘중간고사 시험 범위가 세 장뿐이었던 것’과 ‘문자 메시지’에 이르기까지 매우 다양했다. 실험 결과, 실험에 참가하지 않은 통제집단과 비교했을 때 감사 집단은 실험 전에 비해 행복 수준이 현저히 증가했다.
이밖에도 많은 심리학자들이 삶에서 감사한 부분에 대해 생각해보는 것만으로 관점이 바뀌는 강력한 효과가 있음을 밝혀냈다. 현재 상황에 감사한 마음을 가지는 것만으로도 행복 지수가 올라가고 미래도 낙관하게 되므로 업무의 질이 올라간다는 것이다. 그래서 연구자들은 감사 일기를 쓰라고 권한다. 단 매일 쓰는 것은 오히려 부담스럽고 싫증을 느낄 수 있어, 적절한 주기를 정해 놓고 쓰는 게 좋다고 하니 참고하기 바란다.
좋은 날씨, 나를 향해 달려오는 귀여운 강아지, 기분 좋은 달리기, 따끈한 커피 한 잔… 우리 주변을 잘 둘러보면 비록 작지만 감사할 일을 얼마든지 찾을 수 있다. 이런 삶의 작은 것들에 감사하라. 그것이 곧 행복에 이르는 길이다.

소유보다 경험에 돈을 써라
앞의 감사 실험을 진행한 소냐 류보머스키 교수 연구팀은 행복에 관한 또 다른 연구를 진행했다. ‘사람들이 어떤 것에 돈을 쓸 때 행복할까?’라는 주제였다.
연구결과, 열기구 타기와 와인 수업, 해외여행 같은 경험 구매에 쓰인 돈이 평면 TV, 비싼 양복, 가방 같은 물건 구매보다 행복 지수를 더 올려주는 것으로 밝혀졌다. 류보머스키 교수는 그 이유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경험에는 다른 사람들이 개입되고, 타인과 함께 하면 행복감이 상승합니다. 또한 경험은 새로운 생각과 환경에 노출시켜 지적 호기심을 키워주고 시야를 넓혀주지요. 반면 물건은 혼자 사용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새로운 모험이 따르는 경우가 드뭅니다. 또한 경험은 물건과 달리 시간이 흐를수록 더 좋아집니다. 예전에 휴가차 다녀온 여행을 떠올려보십시오. 연구에 따르면 우리는 과거에 일어난 일일수록 긍정적으로 기억합니다. 하지만 옷장 서랍에 넣어둔 값비싼 시계는 어떤가요? 긁힌 자국이라도 나면 처음 샀을 때만큼 멋져 보이지 않지요.”
《당신이 지갑을 열기 전에 알아야 할 것들》이라는 책에서 저자인 엘리자베스 던(Elizabeth Dunn)과 마이클 노튼(Michael Norton)은 ‘우리는 돈을 두 배로 벌면 행복도 두 배로 쌓일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실제 조사 결과를 보면 그렇지 않다’며 행복해지기 위해 지금까지와는 다른 방식으로 돈을 쓸 것을 제안한다. 어떻게?
그들은 뭔가를 사기 위해 지갑을 꺼내 열기 전에, 혹은 온라인으로 신용카드의 정보를 입력하기 전에 잠시 멈추고 이 질문을 던져보라고 한다. “이 소비가 나에게 커다란 행복을 가져다주는가?” 더불어 매 주말마다 자신이 지출한 내용을 검토하고 다음의 3가지 범주 중에서 어디에 속하는지 질문하고 그 답을 기록해보라고 한다. ①다른 누군가를 위해 이 돈을 썼는가? ②새로운 경험을 위해 이 돈을 썼는가? ③좋은 시간을 위해 이 돈을 썼는가?
이들이 제시한 3가지 범주에 비추어볼 때 지금 여러분의 소비는 어떤지, 이번 주부터 정기적으로 점검해보라. 그리고 가급적 소유보다 경험에 돈을 써라. 소비는 그저 필요한 물건을 사는 행위가 아니다. 당신이 돈을 어디에 쓰는지가 당신이 앞으로 어떤 인생을 살게 될지를 결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