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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LUMN

[비즈니스 칼럼] 이런 직원은 꼭 퇴사하더라


이런 직원은 꼭 퇴사하더라  
 
고개를 들어 주위를 한번 둘러보라. 당신의 놀라운 통찰력을 발휘해서 누가 1년 안에 퇴사할 사람인지 아닌지를 가려볼 수 있겠는가? ‘미리 안다면 좋겠는데…’ 모든 공구상 사장의 마음일 것이다.





퇴사할 사람, 미리 알 수 있다면 
 
‘어, 저 친구는 요즘 표정이 안 좋은데, 혹시 회사를 떠나려 하는 걸까?’, ‘말하지 않고 자주 사무실을 비우는 걸로 봐서 뭔가 꿍꿍이가 있는 게 틀림없어.’ 여러분은 이런 식으로 판단하면서 누가 퇴사할 직원인지 먼저 알아차릴 수 있는 자신만의 방법이 있는가? 혹은 ‘이런 모습을 보이면 반드시 퇴사하더라’ 하는 경험법칙을 가지고 있는가? 만약 팀의 리더인 당신이 퇴사를 계획 중인 직원이 누구인지 미리 알아차릴 수 있다면, 또 그 직원이 회사에서 꼭 붙잡아야 하는 우수인재들 중 하나라면, 왜 그가 퇴사하려는 동기를 가지게 됐는지 파악함으로써 인재의 유출을 미리 막을 방법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 혹은 그 직원의 부재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업무의 단절과 공백을 예방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말은 쉽지 점쟁이가 아닌 이상 1년 후의 미래를 알아맞힐 수 있겠는가? 다행히도 유타 대학교의 티모시 가드너(Timothy M. Gardner)와 피터 홈(Peter W. Hom)은 100퍼센트 정확하지는 않지만 어느 정도 미리 내다볼 수 있는 방법을 제시했다. 두 연구자들이 퇴사하는 많은 직원들이 보이는 전형적인 
‘퇴사 예고 행동(pre-quitting behaviors)’이 무엇인지 밝히는 연구를 진행했던 것이다. 사람마다 퇴사 예고 행동에 대한 생각이 다르고, 또 전형적인 퇴사 예고 행동이라 부를 정도로 통계적으로 증명된 바가 없었기 때문에 두 사람의 연구는 매우 의미가 있다.

13가지 퇴사 징후
 
가드너는 먼저 100여 명의 관리자들에게 접근하여 ‘최근 2년 간 퇴사한 부하직원들이 회사를 떠나기 전에 특별하게 보인 행동은 무엇이 있는가?’라고 질문을 던졌다. 그런 다음, 과거에 퇴사한 경험이 있는 100명의 직원들에게도 ‘그때 어떤 행동의 변화가 있었는가?’라고 물었다. 퇴사 당사자의 입장과 퇴사에 대한 관찰자의 입장을 모두 취합함으로써 두 개의 입장이 얼마나 같은지(혹은 다른지)를 보기 위해서였다.
이렇게 하여 가드너는 ‘외모에 별로 신경을 쓰지 않는다’, ‘다른 직원들에게 공격적으로 변한다’, ‘직원 미팅에 덜 참여한다’ 등 116 개의 퇴사 예고 행동의 풀(pool)을 수집했다. 그 중에서 가드너는 상대적으로 드물게 발생하는 행동들(예: ‘동료에게 타사의 연락처를 묻는다’, ‘기분이 오르락내리락 변화가 잦다’ 등)을 풀에서 제외시켰다. 그런 다음 또 다른 관리자 그룹에게 설문을 돌려서 검증을 받은 후에 마침내 전형적이라고 부를 수 있는 13개의 퇴사 예고 행동을 뽑아냈다. 그 결과는 다음과 같다. 재미삼아 의심이 가는 직원을 대상으로 항목별로 ‘예’ 혹은 ‘아니오’로 답해 보라.


 
필자 또한 지금처럼 회사를 운영하기 전에 세 번 정도 조직에서 퇴사했던 경험이 있기 때문에 이 13개 중에 어떤 행동을 보였는지 뒤돌아보게 된다. 7, 8, 11번 정도가 당시 했던 행동이었던 것 같다. 특히 11번(예전보다 일찍 퇴근하는 경우가 더 자주 있다) 행동은 의도적으로 보였던 것이기에 뚜렷하게 기억한다. 약속이 있다든지, 무엇을 배우러 가야 한다든지 여러 가지 핑계를 대서 가능하면 ‘칼퇴근’하려고 했었다. 나중에 퇴사를 하겠다고 상사에게 말했을 때 “어쩐지 퇴사할 거 같더라”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아뿔싸! 내가 너무 표시를 냈구나!
사람들은 누가 퇴사할 거라고 말하면서 ‘이력서를 프린트한다(혹은 복사기로 이력서를 복사한다)’, ‘병원에 간다고 자주 자리를 비운다’ 등을 근거로 내세우는 경우가 있지만, 보다시피 그런 행동들은 여기에 포함되어 있지 않다. 몇몇 퇴사자들이 그런 행동을 보이기는 하지만 통계적으로 유의할 만큼 자주 그러지는 않는다고 볼 수 있다.
이 13개의 퇴사 예고 행동들은 관리자와 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을 통해 추출한 것이지만, 아직은 옳다고 판단해서는 안 된다. 왜냐하면 이 퇴사 예고 행동들이 실제로 얼마나 예측력을 가지는지 검증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논리적으로 볼 때 ‘퇴사자들은 이런 행동을 보인다’가 참이라고 해서 ‘이런 행동을 보이면 퇴사한다’가 반드시 참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비가 오면 옷이 젖는다’가 참이라고 해서 ‘옷이 젖으면 비가 온 것이다’라고 말할 수 없듯이 말이다.
 
월급 올린다고 퇴사 안할까
 
가드너는 이 13개의 퇴사 예고 행동들이 실제로 얼마나 큰 예측력을 가지는지 검증하기 위해서 후속으로 현장 실험을 진행했다. 2014년 1~2월에 각기 다른 회사를 다니는 관리자들을 모아놓고서 자신들이 관리하는 직원들을 무작위로 선택하여 13개 퇴사 예고 행동을 얼마나 나타내는지 5점 척도로 평가하게 했다. 그런 다음, 1년이 지난 시점에 가드너는 처음에 평가에 임했던 관리자들을 일일이 만나서 어떤 직원이 진짜로 퇴사했는지 조사했다. 그랬더니 13개 퇴사 예고 행동의 점수가 높은 직원일수록 더 많이 퇴사하는 경향이 나타났다. 그리고 평균 점수가 4.2 이상이면 퇴사할 가능성이 다른 직원들에 비해 두 배나 높다는 결론도 도출했다.
회사에서 꼭 붙잡아야 할 우수인재인데, 이 13개의 퇴사 예고 행동으로 판단해보니 점수가 4점 이상이라면 어떻게 해야 할까? 단기적으로는 그 직원의 퇴사를 막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할지 생각해야 한다. 왜 그가 조직을 이탈하려 하는지를 개별적으로 묻거나 관찰해야 한다. 우수인재들은 제각기 동기부여 요소가 다르기 때문이다. 어떤 사람은 임금 인상을, 어떤 직원은 승진이나 도전적인 업무 기회를 바라는데, 그걸 조직이 충족시켜 주지 못해서 언젠가 기회가 오면 퇴사를 해야겠다고 마음먹게 된다. ‘돈을 많이 주면 퇴사하지 않겠지’라며 모든 걸 돈으로 해결하려는 것(어쩌면 가장 손쉽게 꺼내드는 해결책)은 결코 효과가 오래 가지 않는다. 충족되지 않는 동기 때문에 다시 퇴사하고 싶은 생각이 고개를 들 테니 말이다. 퇴사할 만한 사람을 미리 알아내는 것은 중요한 일이긴 하지만, 그 후에 각 ‘퇴사 예정자’들에게 어떤 조치를 취할지가 훨씬 더 중요한 일이라는 것을 리더들은 명심해야 한다.

퇴사계획 있어도 티내지 말아야
 
이 13개의 퇴사 예고 행동들은 관리자들뿐만 아니라 언젠가 퇴사할 것을 계획하는 직원들에게도 의미가 있다. 퇴사할 계획이 이미 뚜렷하고 주변의 시선이야 어떻든 아랑곳하지 않는다면 이러한 퇴사 예고 행동을 숨기기가 쉽지 않고 숨길 이유가 없을 것이다. 하지만 본인의 평판관리를 위해서라도 가능한 한 퇴사하겠다는 말을 상사에게 꺼낼 때까지는 평소와 동일하게 회사 일에 열중해야 한다. 너무 상투적인 말이라서 무시할지 모르지만 ‘세상은 생각보다 좁다’. 새로 자신을 채용하려 하는 기업의 인사 담당자들은 평판에 관한 정보를 수집하기 위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레퍼런스 콜’을 할 가능성이 크다. 어차피 퇴사하니까 지금 하는 업무야 어떻든 상관없다는 태도를 보인다면 그 자체로 책임감이 부족하고 ‘이기적’인 사람이라는 나쁜 인상이 뚜렷하게 남을 것이다.
주변 직원들 중에 퇴사를 예고하는 행동을 보이는 사람이 있는가? 그렇다면, 그 직원에게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하라. 현재 퇴사를 계획하고 있는가? 그렇다면, 자기도 모르게 이 13개 행동들 중에서 몇 개를 하고 있는지 반성하라. 이것이 퇴사 예고 행동을 그저 재미삼아 평가해서는 안 되는 이유이다.



글_유정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