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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LUMN

[공구인 칼럼] 작은 중소기업이 살아남으려면


작은 중소기업이살아남으려면

대한민국에서 중소기업이 살아남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바로 옆 중국산 제품의 가격 경쟁력이 대단하기 때문이다. 인건비가 저렴한 중국은 가격 경쟁력이 뛰어나고 지금과 같은 불황에 사람들은 가격이 저렴한 제품을 찾는다. 결국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여러 가지 좋은 방법을 생각하고 실천해야 한다. 





위기가 와도 포기하지 말아야

내가 운영하는 삼성계기는 농촌의 수확 철에 많이 찾는 스프링저울을 생산한다. 참고로 나는 스프링저울을 처음으로 발명한 사람이 아니다. 게다가 회사 경영을 맡았을 때 삼성계기는 상당한 액수의 빚을 지고 있었다. 어떻게 보면 기업을 인수하여 사업을 하기에는 최악의 상황이었다. 하지만 스프링저울 생산관리자로 몇 년간 일을 했었고 기존 거래하던 협력업체 도움을 받아 기업운영을 할 수 있었다. 내가 생각하기에 어떤 사업이던지 기업은 협력업체와 상생을 하지 않으면 살아남기 어렵다. 또한 협력업체의 도움을 받기 위해서는 신용이 있어야 한다. 처음 공장을 인수했을 때가 생각이 난다. 회사가 가진 부채가 컸고 협력업체도 우리를 신용하지 않았다. 나는 이곳저곳을 뛰어 다니며 사정하고 믿음을 주기 위해 노력했다. 결국 협력업체들의 도움으로 회사를 점차 정상궤도로 올릴 수 있었다.    
 
이익을 내려면 과정이 중요해

회사가 살아남으려면 이익을 내어야 한다. 매출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이익이다. 순이익이 나지 않는 회사는 적자를 보는 것이고 적자가 지속되거나 적자액이 클 때 기업은 회생 불가능하게 된다. 삼성계기도 그랬다. 다른 기업에 비교해 살아남기 위해서는 필요 없는 부서를 없애고 공정 과정을 줄여야 했다. 그렇기에 경영권 인수 초창기 인력구조조정을 하고 적은 인원에서도 제품을 생산하기 위한 공정과정을 연구했다. 또 그러한 과정에서 특허를 따게 된다. 제조회사는 제작 과정의 긴 공정을 없애는 것이 중요하다. 필요 없는 부품을 빼거나 기존 부품과 일체화 시키는 과정에 많은 연구가 필요한 일이다. 그렇게 공정과정이 단순해지면서 인건비를 줄일 수 있다. 제품 생산량이나 가격은 그대로 두고 생산에 필요한 비용을 줄이면 이익이 늘어난다. 그렇게 이익을 거두고 시간이 흐르니 회사는 조금씩 성장할 수 있었다. 
 
15명 할 일을 5명으로 줄였더니  

공정과정을 줄이는 것은(공정개선) 여러 가지 이득을 준다. 공정을 개선한다는 것은 단순히 인건비를 아낀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여러 직원을 관리해야 하는 수고로움도 덜어주는 일이다. 직원이 15명인 경우는 직원 중 한 사람이 아프거나 개인적인 일로 회사를 나오지 않게 되면 일정에 차질이 생긴다. 당장 대체 인력을 구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업무량은 그대로 인데 일 하는 사람을 5명으로 줄인 경우 직원이 회사에 나오지 못할 때 급하면 자신이나 가족이 투입하면 된다. 만약 그렇게 공정개선을 하지 않았다면 지금까지 삼성계기가 살아남지는 않았을 것이다. 실제로 기계식 저울을 생산하는 곳이 과거에는 10곳 정도 되었는데 지금은 6, 7곳 정도로 줄었다. 그만큼 경쟁이 치열하다. 국내 업체만 경쟁하는 것이 아니다 중국산 제품과도 경쟁을 해야 한다. 대한민국에서 중소기업 제조사가 생존하기란 그만큼 힘들고 위험하다.      
중소기업 사장님은 직원보다 힘들어

회사를 정상으로 돌리려고 노력했던 그때를 돌이켜보면 나는 직원으로 일 할 때보다 더 많은 시간을 일했던 것 같다. 그런데 이것은 중소기업 사장님의 숙명이다. 사장이지만 직원들과 함께 조립라인에서 제품 조립을 했었다. 부드러웠던 손이 거칠어질 정도로 일을 5년간 하게 되니 어느새 회사 빚을 다 갚을 수 있었다. 그때 나는 일요일 휴일도 없었다. 주중에는 직원들과 함께 일을 하고 주말에는 공장에 혼자 나와 쌓인 전표 서류 작업을 처리하는 일을 해야 했다. 말이 사장님이지 내가 그렇게 하지 않으면 기업을 유지하기가 어려웠다. 또 그렇게 하지 않으면 나보다 경력이 많거나 나이 많은 직원들이 따르지 않는다는 생각도 들었다. 
직원에게 잘해줘야 회사가 생존한다
모든 직원에게 월급을 많이 줄 수 없다. 그러나 오래 일한 직원에게는 최대한 많은 혜택을 주어야 한다. 중소기업 사장님들 대부분이 그럴 것이다. 정말 직원들에게 잘해주고 싶지만 모든 것을 줄 수는 없다. 대신 모든 것을 공개할 수는 있다. 나는 우리 회사 직원들에게 매입과 매출 이익률 모두를 공개한다. 그렇게 공개해서 이렇게 월급을 줄 수 밖에 없는 현실을 공유한다. 그렇게 일을 하니 직원들도 큰 불만이 없는 것 같다. 사장인 나도 지금 당장 필요할 때는 생산라인에서 일을 한다. 다만 소속한 업계 내에서는 섭섭하지 않게 직원 월급을 주는 회사로 만들고 있다. 또한 내 월급을 못 받는 경우가 있더라도 직원 월급이 밀리는 경우도 없다. 그것이 바로 직원들이 열심히 일하게 하는 방법이다. 
 
스프링저울 앞으로도 사랑받길 

나는 스스로 부끄럽지 않게 살아왔다고 자부한다. 그래서 후회가 없다. 비록 회사를 아주 크게 키우지 못했지만 지금 일하는 직원들은 삼성계기에 만족하고 나 역시도 이 회사에 만족을 하기에 행복하다. 아직까지 여러 곳에서 스프링저울을 사용되고 있다. 스프링저울은 전자저울에 비해 튼튼하면서도 저렴한 가격을 자랑한다. 또 전기가 들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다. 더불어 전자제품이 아니기에 습기에도 강하다. 스프링저울은 앞으로도 계속 사용 될 것이 분명하다. 앞으로도 나는 직원들과 함께 저렴하고 튼튼한 스프링 저울을 제작할 것이다.

글_황인구 삼성계기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