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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LUMN

비행기 떴다


비행기 떴다

전을 가지고
동으로 옮기면
적이 일어난다

언젠가 멋진 건물을 지어야지

1975년 1월 1일, 대구 원대주차장(북부주차장의 전신) 앞에서 공구장사를 꽤 잘하고 있었다. 시외버스 주차장 앞이라 경북 북부지역에서 오시는 손님도 계셨고 버스회사와 자동차 정비공장들이 주위에 많았다. 일반 손님들도 많아서 장사가 잘 됐다. 
그런데 버스주차장이 2km 떨어진 외곽지로 이사를 가버렸다. 하루아침에 손님이 1/3로 줄었다. 그 자리에 있을 수가 없어서 이사를 하기로 하고 새 주차장을 찾아 백방으로 뛰어다녔다. 그러나 가진 돈이 없어 적당한 자리가 나지 않았다. 마침 북부주차장 안쪽에 금호타이어 건물이 있었는데, 그 옆에 열 평 정도의 빈 공간을 발견했다. 주인에게 부탁해 궁여지책으로 이 땅을 빌렸다. 슬레이트 지붕을 달아 시멘트 벽돌집으로 점포를 지었다. 가게 밖은 삼면이 벌판인데다 난방시설을 잘못해서 겨울이면 찬바람이 점포 안까지 들어왔다. 
당시 경리로 있던 백경자 씨는 “그 때 내 발이 다 얼었다”고 지금도 만나면 타박을 한다. 백경자 씨에게 그 때 참고 같이 일해 줘서 고맙다고 전하고 싶다. 당시 고생을 하면서도 마음속으로는 ‘언젠가는 멋진 새집을 한 번 지어야겠다’ 생각했다. 현실을 생각하면 꿈같은 이야기였지만, 그후로도 나는 계속계속 머릿속에 근사한 사업장을 떠올렸다.
 
힘들어도 비전이 있다면 행동으로!

원대주차장에서 북부주차장으로 이전하고 나서도 장사가 안됐다. 또 점포가 주차장 안쪽이다 보니 일반 손님들은 들어오는데 힘이 들었다. 매출이 1/3로 떨어졌다. 새로운 돌파구를 찾아야 했다. 우선 대구북부에 있는 구미, 김천, 상주, 점촌, 영주, 안동, 의성 지역의 공구상과 철물점을 방문했다. 그런데 예상 외로 고객들이 많이 생겨났고, 다른 심부름까지 같이 하다 보니 소매에서 도매로, 납품으로 커가는 계기가 됐다. 규모를 키워 3년 후 1978년 6월에는 정들었던 북부주차장을 떠나 북성로(인교동)로 옮겼다.
그리고 또 세월이 흘러 1996년 1월, 드디어  청계천에 크레텍 서울지점을 열게 됐다. 그러나 열 달 만에 철수했다. 서울 집세가 너무 비쌌고 적자가 났기 때문이다. 준비가 필요했다. 4년 후 2000년 초에 구로중앙유통상가에 점포 두 칸으로 문을 열었고, 2005년에는 안양, 군포로 자리를 옮겼다. 


 
현재 군포에 현 회사 옆 큼지막한 새 사옥을 짓고 있다. 분산되어 있는 창고를 모으기 위해서다. 대지 4,800평, 건평 9,300평, 층고 8m 규모로, 단일 건물로는 꽤 큰 건물이 아닐까 생각한다. 
되돌아본다! 40여 년 전 원대주차장의 ‘최영수’에게 묻고 싶다. “너는 도대체 뭘 믿고 그렇게 꿈같은 생각을 만날 했느냐?” 큰 회사 사장은 아니지만 이만하면 내가 하는 분야에서 당당하고 보람차다. ‘언젠가는 멋진 건물을 짓고 사업을 하겠다’는 꿈같은 생각을 늘 머릿속에 그려왔기 때문에 새 사옥이며 물류센터를 짓고 있다고 생각한다.
 
아름다운 기적을 기대하며…

요즘 한국산업용재협회는 회관 건립을 위한 논의를 하고 있다. 2012년 협회장 선거 당시 김정도 후보(케이비원 회장)는 “내가 회장이 되면 이런 회관을 한 번 짓겠습니다”라고 말했다. 멋진 건물이었다. 하지만 당시엔 꿈같은 일이었다. 김정도 회장이 회관에 대한 꿈을 그린 후부터 우리업계에서 본격적으로 회관 건립에 관한 이야기가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어떻게든 해보자”는 긍정적인 얘기가 나왔고, 급기야 우선 작은 규모의 건물이라도 구입하기로 했다. 이런저런 움직임들이 모였다. 장호성 협회장의 취임식 날, 필자는 회관 건립기금 기부를 약속했다. 그리고 작년 9월부터 건립회의를 하고 있다. 많은 분들이 함께 만들어가고 있다. 손에 쥔 돈은 적고 어떻게 회관을 만들 것인가 막막했는데, 기적처럼 물꼬가 터졌다. 장호성 회장, 록스기계 전병두 사장, 서원 콤프레샤 박종옥 사장 등이 거금을 쾌척했다. 그간 회관 건립을 위해 고심을 많이 한 유재근 명예회장도 기금을 더했다. “행동으로 옮기니 우리업계에 이런 아름다운 기적이 생긴다”고 많은 사람들이 입을 모았다.
협회관은 꼭 만들어질 것이라고 믿는다. 우리가 그린 꿈을 잊지 않고 하나하나 행동으로 실천해간다면 꼭 이뤄질 것이다. 중간에 어려움이 있더라도 원래 품었던 비전을 잊지 말아야 한다. 그 비전에 맞게 행동으로 옮기는 숙제가 지금 우리에게 남아있다. 새로운 역사는 비전을 가지고 행동으로 옮기는 사람들에 의해서 이루어진다. 앞으로도 기적은 계속 일어날 것이다. 비행기! 비전을 가지고 행동으로 옮기면 기적이 이루어진다는 비행기의 전설을 우리업계가 만들어갔으면 한다. 3월, 피어나는 꽃들처럼 꿈이 피어나 기적이 만개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