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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LUMN

별 미친 사람 다 보겠네


별 미친 사람 다 보겠네


당신 좀 이상한 사람이야
 
지난 12월 7일 공구함 제조 록키(ROCKY) 박승부 사장이 우리 회사를 찾아왔다. 이야기 도중에 거래 초기단계였던 1998년경 이야기가 나왔다.
“책임기업사(크레텍)가 컴퓨터에 3억을 투자한다는 소문을 듣고 ‘별 미친 사람 다 보겠네’ 했다. 록키가 연간 10억 팔 때인데 3억을 투자한다기에 속으로 미친 짓이라 했다. 그런데 지나 놓고 보니 그때 투자한 크레텍의 전산관리시스템이 오늘날의 크레텍을 만든 것이더라.”
나는 이런 ‘별 미친 사람’ 소리를 직접 들어도 보았지만, 내가 듣지 않는 데서나 속으로라도 많은 사람들이 이 소리를 했을 것이다. 이런 소리를 워낙 듣다보니 이제는 내가 세상을 잘못  살아가는 것이 아닌가 싶을 정도다. 
왜 내가 미친 사람 대우를 받아야 했을까 한 번 되돌아 생각해보았다. 나는 말만 하는 것이 아니고 바로 실행해 버린다.  또 주변 전문가들에게 묻거나 도움을 받는데, 영 엉뚱한 생각인 경우에는 도움을 받을 곳이 많지 않다. 일을 더 진행시킬 수가 없으니 남들은 ‘미친 짓’이라 하고 만다. 그러나 나는 포기하지 않았다. 근간에 다시 생각해보면 이런 엉뚱하고 미친 짓이 성공을 하면 크게 성공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자랑은 아니지만 나의 소위 ‘미친 짓’을 정리해보았다. 솔직히, 사업이란 미치지 않으면 힘들지 않은가.
 
나의 미친 짓 리스트
 
첫째, 1971년 ‘책임보장공구사’라는 이름을 썼다. 이런 상호가 어디 있겠는가. 하지만 이것 때문에 한 밑천 잡았다. 책임이라는 이름 때문에 믿어주시고 거래하는 분들이 많다. 특히 PB브랜드를 만들 때도 ‘책임에서 만든 것이니까 한 번 써 보자’라는 반응도 있었다. 우리회사 입장에서는 ‘회사명을 ‘책임’이라고 한만큼 책임지고 끝까지 해내야겠구나’ 부담감도 컸다. 그런 부담감 때문에 이만큼 했다. 사실 내게는 이기적인 면도 많다. 이런 나를 이기려고 애당초 ‘책임’이라는 간판을 걸었는지 모른다.
둘째, 1981년 비트 드라이버 광고 디자인을 당시 최고의 만화가 신동우 화백에게 의뢰했다. 작은 회사로는 거금을 들였다. 이런 열정과 이색적인 도전이 인상 깊었는지 이후로 15년간 신동우 화백께서는 소천하시기 전까지 우리랑 연락하며 지냈다.
셋째, 공구상뿐만 아니라 일반 상점 중 거의 최초로 자동문을 달았다. 작동을 시작한 날 주변상점서 구경을 와보며 신기하다고 했다. 물론 속으로 ‘별나다’ 했을 지도 모른다.
넷째, 1981년 3월 공구상으로는 한국에서 제일 큰 매장을 열었다. 당시 대우자동차 판매장으로 썼던 점포를 얻었다. 처음에는 점포가 너무 커서 빈 박스를 일부 놓고 장사를 했다. 공구상은 건물 규모가 크지 않다는 편견을 여지없이 깨가며 장사를 했다.
다섯째, 전산분야에서 남들은 생각치도 못한 도전을 했다. 공구는 종목과 규격이 많은 데다 비슷한 것도 많아서 이것을 전산화시키기가 매우 어렵다. 대부분 시도하다가 금세 포기하고 만다. 하지만 크레텍은 전산을 통하여 누구도 가기 어려운 길을 가고 있다. 2016년만 해도 새로운 프로그램을 48가지나 개발 했다. 덕분에 경기가 어려운 중에도 우리는 꽤 괜찮은 결과를 냈다. 전산을 통하면 아무리 어려운 문제도 풀 수 있다. 
 
반대를 넘어 성공으로
 
상상 못할 일을 하려면 반대하는 사람들이 많다. 크게 세 부류다.
첫째는 지식이 높은 분들이다. 외부에서 활동하다 와서는 “다른 데서는 그렇게 안합니다” 한다. 다음으로는, 현업에 있는 분들이다. “지금 잘하고 있는데 무엇을 바꾸려 하십니까” 한다. 개선과 변화는 한 번에 이루어지는 게 아니다. 한 단계 올라가면 또 다음 단계, 이런 식으로 10단계를 올라가야 한다. 그런데 대부분 중도에서 그만둬 버리자 한다. 그렇게 하면 효과를 볼 수 없다. 
마지막 세 번째 부류는 변화와 개선을 아예 이해 못 하는 분들이다. 사실 이 분들은 반대만 한다. 참으로 힘이 든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나보다 한술 더 떠 “한 번 해봅시다. 할 수 있습니다”라는 분들이 계신다. 하자는 분위기가 형성되면 반대하던 분들이 돌아오기 시작한다. 이렇게  되면 어려운 거래도 해내고 풀 수 없던 문제도 푼다. 
 ‘미친 짓’이라는 말은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한다’는 뜻도 포함돼 있다. 이런 말을 하는 배경을 보자. 아주 절실하게 필요하다는 것이다. 간절하게 원하고 그걸 행동으로 옮기며 정성을 다한다. 또 나보다 나은 사람으로부터 도움 받으며 나의 지식을 높이면 결국은 이 미친 소리가 현실이 된다.
“별 미친 사람 다 보겠네” 이 말을 이제는 즐길 수 있다. 불가능한 일을 성공시켰다는 뜻도 되지만 한편으로는 멀리 미래를 봤다는 뜻도 될 것이다. 그간 힘들었던 직원과 나에게 “어떻게 해냈어? 장하다”라는 격려를 해주고 싶다.
 
성공이 사는 곳
 
형이 물었다. 
“성공하기를 원하느냐?” 
아우는 별 것 다 묻는다는 듯 심드렁하게 대답했다. 
“그렇다니까요.” 
“그렇다면 바삐 움직여라.” 
성공은 달리는 냇물에 살지 썩은 웅덩이에 사는 것은 아니다.
 
행복한 삶의 비결은 좋아하는 일을 하는 것이 아니라 하는 일을 좋아하는 것이라 한다. 나는 내 일을 좋아하며 공구업의 미래도 밝을 것이라 본다. 올해 대박 나시라! 간절히 원하고 행동으로 옮기면 이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