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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LUMN

기적을 일으킨 편지


기적을 일으킨 편지



내 인생의 책, 카네기 인간관계론

지난 10월초 미국으로 가는 비행기 안에서 나는 한 권의 책을 읽고 있었다. ‘카네기 인간관계론’이라는 책, 지난 44년간 공구상을 하면서 가장 기준으로 삼았던 지식과 행동이 여기서 나왔음을 밝힌다. 나의 인생을 바꾼 책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책은 1969년 내가 해군상병으로 군함을 타던 스물두 살 당시 해군정훈교재로 쓰이던 아주 얇은 책자였다. 그때는 제목이 ‘기적을 일으킨 편지’였던 것으로 기억난다. 군함에서 이 책을 몇 번 읽으면서 전부를 읽고 싶다는 생각을 했고, 그 뒤 휴가를 나와 전집 여섯 권을 정독했다. 이후에도 대학 최고경영자과정이며 카네기스쿨을 통해 이 책을 접해왔다. 내용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1. 비난이나 비평, 불평을 하지 마라. 남을 비난하는 것은 하늘에다 침 뱉는 격이니 다시 내 얼굴로 돌아온다.
2. 남의 말을 잘 들어주는 사람이 되라. 상대로 하여금 자신의 이야기를 할 수 있도록 격려해줘라.
3. 상대방의 입장에서 사물을 볼 수 있도록 노력하라. 고객의 입장에서, 종업원의 입장에서 사물을 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4. 칭찬과 감사의 말로 시작하라. 세상은 밝고 환한 것이다. 감사와 칭찬으로 밝은 세상을 만들 수 있다.
5. 고민만 하는 습관을 없애라. 고민하면 결국 병에 걸리게 되고 사업을 오래하지 못하게 되며 단명만 할 뿐이다.


두려움 떨치고 큰 사람 되려면

이 책을 통해 내가 어떻게 바뀌었는지 말해보겠다.
첫째, 큰 사람이 무엇인지를 알게 됐다. 나는 내가 속 좁고 이기적임을 안다. 이런 내가 더 크게 보고 남을 이해할 수 있고, 때론 적게나마 베풀 수 있는 사람이 된 건 이 책 덕분이다.  책을 통해 새 길을 봤고 큰 길을 열 수 있는 힘을 얻었다.
둘째, 두려움을 떨치게 됐다. 사업을 하면서 때로는 많은 고민과 갈등을 했고 잠 못 이루는 밤도 많았다. 내일이면 모든 것이 부서져 버릴 것 같은 위험과 두려움도 닥쳐왔다. 이럴 때마다 카네기는 지혜롭고 슬기롭게 넘어갈 길을 가르쳐줬다.
셋째, 화해하고 협동하는 방법을 알게 됐다. 혈기가 왕성하던 시절에는 남과 다툼을 좋아해 끝까지 다투기도 했다. 그러나 이 책을 통해 다시 친해지는 방법을 알게 됐다.
넷째, 배려를 알게 됐다. 내 주장대로만 하려던 데서 남의 말도 들어주고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해야함을 알게 됐다. 이렇게 하니 얽히던 것이 풀려 오히려 더 좋은 일이 생겼다.
다섯째, 꿈을 실행하는 방법을 알게 됐다. 당시는 딸도 안 준다는 공구상을 했지만 이제는 체계화시켜 기업화를 이뤘다. 이런 긴 여정을 갈 수 있었던 것은 희망과 꿈 때문이었다. 희망과 꿈을 실행할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과정이 이 책 속에 있었다.
여섯째, 리더십을 배웠다. 공구상협회장, 대구새마을회장 등 사회활동을 할 수 있었던 것도 이 책 속에 담긴 ‘리더가 되는 방법들’ 덕분이다. 칭찬하고, 자신의 실수를 먼저 말하고, 상대방의 체면을 세워줘야 진정한 리더라고 이 책에는 쓰여 있다.
 

받고자 하는 대로 대접하라

2015년 예순여덟 가을, 나는 이 책을 처음부터 끝까지 줄을 그어가면서 읽고 있다. 스물두 살 모든 것이 푸른 꿈일 때 만난 카네기는 그저 잡히지 않는 희망 같았다. 그러나 어느덧 온갖 세상풍파를 겪고 다시 읽으니 인생지침이 모두 이 책에 들었다 싶다. 여기에 적힌 글처럼 살아왔는가, 이렇게 행동해왔는가, 수많은 자문을 했다. 그리고 이 책을 나만 볼 것이 아니라 내가 아는 모든 분들에게 알려야겠다고 생각했다. ‘무엇이든지 남에게 대접을 받고자 하는 대로 너희도 남을 대접하라. (마태복음 7:12)’ 성경에 있는 인간관계 황금률이다. 내가 대접받은 대로 남에게도 해주는 것이야말로 사업이든 사람관계든 기본이다. 공구사랑을 만들면서 나의 이야기를 들려 주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월간지를 만들면 비용도 엄청 들어가지만 공구상 하는 분들의 이야기를 많이 듣고, 특히 칼럼을 통해 내가 가진 모든 경험과 노하우를 알려주고 싶어서다. 사업을 이어갈 두 아들에게도 카네기 책을 권한다. 온갖 두려움 속에서, 다시 못 헤쳐 나올 것 같은 무서움 속에서 여전히 또 일어설 수 있었던 힘을 바로 이 카네기 책에서 건져 올렸다. 그 힘을 드리고 싶고 나누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