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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LUMN

체력이 국력이다

 
 

체력이 국력이다





 

극한을 넘어야 정상을 맛본다


사업을 하면서 참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그렇지만 그때마다 일어서는 힘이 있었는데, 바로 극기(克己) 정신이었다. 나 자신은 물론 우리회사 전체가 29년간 한 번도 빠지지 않고 실시한 극기훈련이 힘듦을 이기는 바탕이 돼 오늘날까지 올 수 있지 않았나 한다.
크레텍은 지난 8월 21,22일 무박 2일에 걸쳐 전 직원 극기훈련을 가졌다. 올해 훈련의 캐치프레이즈는 ‘태산을 넘어 험곡에 가도 빛 가운데로 걸어간다’, 즉 힘듦을 이겨야 밝은 빛을 볼 수 있다는 뜻이었다.
총 4개 조 중 내가 참가한 곳은 경북문경 주흘산. 1,150m 높이에 산행거리만 15km에 달하는 명산이자 악산으로 불리는 곳이었다.
잠을 자지 않고 깜깜한 밤길을 10시간 걸으면 내 몸안의 에너지가 하나도 남지 않고 바닥을 드러내는 느낌이다. 도저히 더 이상 갈 수 없다는 지점이 나온다. 이 지점을 넘어야 코스를 완주할 수 있고 비로소 극기훈련의 맛을 본다. 새벽에 동이 트는 장관이며 산속의 새벽공기는 극한의 자신을 넘어서야 만날 수 있다. 그 뿐만이 아니다. ‘내가 이만큼 해냈구나’하는 믿음과 자부심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다.
1987년 직원 32명을 데리고 제1회 극기훈련을 시작하던 때가 떠오른다. 당시는 이런 훈련이 사회적으로 유행이기도 했었는데, 이후로 다른 회사들은 거의 하지를 않고 있다. 하지만 우리회사는 그 정신 그대로 이어가 사실 톡톡히 효과를 봤다 싶다. 왜 계속해서 이런 훈련을 할 수 있었을까 생각해본다.
 

극기훈련 29년 역사의비결


첫째, 임직원들이 잘 따라주었고 극기 훈련을 통해 몸과 마음에 새 힘을 얻은 덕분이다. 일과를 마친 후 금요일 저녁부터 토요일까지 무박 2일로 이어지는 훈련은 임직원들의 자발적인 동참이 없이는 불가능하다.
둘째, 역사가 중요하다. 29회라는 긴 역사를 가지다 보니 회사 연례행사가 되었다. IMF 때인 1998년은 부도가 많이 나고 회사도 존폐의 위기에 있었지만 다른 모든 행사를 취소하고 공구사랑마저 휴간을 할지언정 극기훈련은 포기하지 않았다. 그리고 우리는 마침내 IMF를 넘어섰다.
셋째, 극기훈련 덕분에 전국의 높고 험한 웬만한 산과 바다는 다 다녀볼 수 있었다. 이런 산들을 이겨보는 재미도 한 몫을 한다. 산 정상에 서는 맛을 알면 쉽사리 포기하지 못한다.
넷째, 매년 하다보니 이젠 한두 달 전부터 스스로 체력관리들을 한다. 달리기, 작은 산 오르기, 몸무게 줄이기, 술 끊기 등을 통해 몸과 정신이 건강해진다. 내가 보기에 우리 직원들은 평균보다 체력과 정신력이 좋지 않나 싶다.
다섯째, 넘어지면 다시 일어나면 된다는 것을 안다. 2013년 8월 27회 때 대구 50사단에서 유격훈련을 했다. 교관들은 전부 현역군인이었다. 날씨도 무척이나 더웠다. 어찌나 선착순을 많이 시키는지 훈련 중에 잠시 정신을 잃기도 했다. 하지만 넘어져도 다시 일어나 뛰어보니 이것이 몸과 마음을 다스리는 효과를 주어 가장 기억에 남는 훈련이 됐다.
여섯째, 매일하는 운동도 극기훈련을 이어가는 바탕이 된다. 크레텍은 매일아침 체조를 한다. PT체조 180개와 팔굽혀펴기 30개를 기본으로 하는데, 이것도 하루도 빠짐없이 꾸준히 하면 육체적 건강은 물론 조직문화도 건강하게 하는 역할을 한다. 또한 매년 4월이면 전 직원이 마라톤 대회에 참가한다. 10km를 뛰며 몸 준비를 하는 것도 건강에 도움이 된다.
일곱째, 힘들지 않으면 효과가 없다는 원칙을 고수했기 때문이다. 한번은 내가 해외출장 중이라 빠진 데다 당시 비가 굉장히 많이 와 훈련 코스와 양을 조정했다. 하지만 막상 직원들은 ‘편하고 쉬우니 극기훈련 맛이 나지 않는다’고 해 ‘훈련은 훈련다워야 한다’는 원칙을 다시 세우는 계기가 되었다.
여덟째, 산악훈련 후에 개울이나 바다에서 래프팅을 하면 땀을 씻어주고 실제로 물속에 함께 들어가기 때문에 조직의 힘을 새롭게 한다. 산악훈련에 덧붙여 래프팅, 모의사격훈련, 유격훈련 등과 함께 하니 지루하지 않고 오히려 신바람이 난다는 직원도 있다. 이런 해병대 캠프 등은 극기훈련을 안전하게 진행하는 전문교관이 있어 도와준다.
 

어려움을 이기는 힘… 개인, 기업, 국가 모두 필요

 

극기 훈련은 평상시에도 효과가 있지만 특히나 힘들고 어려울 때 내 몸에서 그 극기의 습관을 기억하고 있다가 나오게 되면 유용하게 쓰여진다.  이런 극기정신은 개인과 기업 또 국가에도 꼭 필요하다고 본다.
지난 8월 4일 지뢰사고를 시작으로 남북이 팽팽히 대치했다. 군대를 전진배치했다는 소식에 사람들은 불안에 떨었고 국내외 정세는 얼어붙었다. 급기야 남북 대표가 만나 며칠간 회담을 해 다행히 합의를 보았다. 뭐든 최고의 어려움을 넘어서야 열매를 보는가 보다.
나라가 힘들면 기업은 당연히 더 힘들다. 이럴 때일수록 흔들리지 않고 일어서는 힘이 있어야 한다. ‘훈련에서 땀을 흘려야 전쟁에서 피를 적게 흘린다’는 말이 있다. 열심히 흘린 땀방울이 우리를 더 힘차게 하고 협동단결하게 하고, 어떠한 어려움에도 굴하지 않고 극복해나가게 할 것이다. 대한민국 파이팅, 우리 산업공구계 파이팅이다! 극기의 정신으로 그 어떤 어려움도 물리치길 바란다.

글 _ 최영수 발행인, 크레텍 대표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