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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LUMN

[발행인 칼럼] 백문불여일견(百聞不如一見)

백문불여일견

(百聞不如一見) 

 

간절히 원하면 보인다


백문이 불여일견(百聞不如一見), 즉 ‘백번 듣는 것보다 한번 보는 것이 낫다’는 말이 있다. 나는 공구상을 작게 시작했지만 꿈이 컸던지 많은 곳을 봐왔다. 그 덕분에 사업을 변화시켰고, 여러 시도도 했고 실패와 성공도 있었다. 힘들어서 벽에 부딪힐 때, 간절히 원하면 그 순간에 딱 보이는 게 있다. ‘백문불여일견’의 힘이다. 그 본 것을 실행해내는 것인데 물론 다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10개 중 3개만 맞아도 3할 타율이다. 어쨌든 이 모든 것은 일단 한번 보는 것에서 출발한다.

 

 

광화문에서 본 명예의 전당 헌정비


지난 7월 3일 한국표준협회(KSA) 한국서비스대상을 6번째 받으면서 ‘명예의 전당’에 회사이름을 올렸다. 약 2년 전 광화문에 있는 신한금융그룹 본사 앞에서 한국서비스대상 명예의 전당 기념비석을 우연히 본 적 있다. 우리도 ‘명예의 전당 한 번 받아보자’ 싶었다. 공구상하는 사람이 감히 욕심내겠나 싶었지만 결국 해냈다. 7월 22일에는 영광스럽게도 회사 앞에 기념비를 설치하게 되었다. 그날 광화문 신한금융그룹 본사를 지나가지 않았더라면 이 상에 도전하지 못했을 것이다. 아는 만큼 보이고, 본만큼 이뤄내게 돼있다. 

 

*7월 22일 크레텍 대구본사에서 열린 한국서비스대상 명예의 전당 제막식에서. (왼쪽부터) 필자와 한국표준협회 강명수 회장.

 

많이 보니 애로점 파악에 도움


1980년 초 나는 대구에서 공구상을 했고 당시 공구상 협회 인교지구 총무를 맡았다. 80여 업체마다 ‘기계공구지’를 가져다주고 회비를 받으러 다녔다. 무려 8년간 하다보니 공구상마다의 사정이 훤히 보였다. 이집은 이걸 잘 하는구나, 저 집은 신제품을 가져왔구나, 친절하구나, 참 장사를 잘 하네 등등 많은 것을 보며 업계 돌아가는 사정을 파악하게 됐다. 이후 대구지회장이 되었고 회원사들의 어려움을 누구보다 잘 알면서 회장직을 수행하게 됐다. 내가 직접 눈으로 본 현장에 바로 답이 있었던 것이다.

 

외국은 다르구나… 시야 넓게


1991년 8월 지금 IRWIN(호산실업) 최돈구 사장(당시 상무)으로부터 초대를 받아 미국의 시카고 하드웨어 전시회를 봤다. ‘이렇게 큰 전시회가 있구나’하며 신선한 충격을 느꼈다. 열흘 넘는 전체 일정 중 이틀간 전시회만 봤다. ‘공구업이 이렇게 다양할 수 있구나!’하며 서툰 영어지만 마구 돌아다니면서 많은 것을 보았다. 그 뒤로 독일, 일본, 중국도 가며 새로운 세계에 눈을 떴다. 전시회를 보면 볼수록 내가 활동하는 세상은 넓어졌다.
1990년 후반 무렵이었다. 생산공장이던 대만의 지니어스 소켓 회사가 물류 자동화시설 갖추는 것을 볼 기회가 있었다. 이번에 우리회사 자동물류시설을 만들면서 지니어스로부터 보고 배운 것을 풀어놨다. 안 봤더라면 못했을 것이다.
일본에 있는 트러스코(TRUSCO) 회사의 나카야마 사장은 내가 가면 꼭 시설을 보여주었다. 특히 회장 집무실과 사무실을 보여 주었는데 책상 위에는 카탈로그 편집책들이 즐비하게 놓여 있었다. 지금 크레텍이 만드는 책들은 상당 부분 일본에서 배워왔고, 책이 두꺼워지자 한국실정에 맞추어 분권을 결정한 것이다. 격년으로 만들며 지금 19판을 준비 중에 있다.

 


 

한국의 공구상들이 보고 배워야 할 것들

 

◎ 디스플레이
 지금 공구상들은 각자 자기 특성에 맞게 진열하고 있다. 자기 것보다 나은 전시장을 볼 필요가 있다. 규모가 좀 작은 공구상은 너무 큰 것을 벤치마킹하면 오히려 부담이 된다. 소규모이면서도 잘하는 것을 보는 것이 좋다. 최근 50~100평 넘는 공구상도 등장하는 만큼 우리업계의 규모도 다양해지고 있다. 전시만 중요한 것이 아니다. 공간면적도 잘 맞추면 더 잘 할 수 있다. 진열에도, 구색에도 변화를 만들어 보자.

 

◎ 품목확대
품목도 넓힐 수 있다면 넓혀라. 자신의 전문품목도 중요하지만 넓힐 수 있다면 더 넓혀야 하는 시대이다. 기계공구는 기본이고 산업용품, 안전용품쪽으로도 시야를 넓혀야 한다. 한 번 구매가 시작되면 꾸준히 이어지는 게 또 산업용품과 안전분야의 특성이다. 

 

◎ 전시회 참가와 영어 문턱 넘기
해외전시회도 구경 한 번 가보자. 영어가 잘 안된다고 지레 포기할 필요가 없다. 지난 3월 독일출장에서 스마트폰을 이용해 통역을 해봤다. 아주 신세계가 열릴 만큼 인공지능을 통한 통번역기술이 발달해있었다. 그 사용법을 배우고 무엇보다 용기를 내시라. 중국어 일어 영어 등 무엇이든 다 된다. 
중국의 큰 전시회인 광저우 전시회가 10월 15일부터 19일까지 있다. 구경만 해도 세상이 넓어지고 보인다. 꼭 직접 무역을 하지 않더라도 구경만 해도 사장의 세상이 커진다고 말씀드리고 싶다. 국내외 전시 가리지 말고 다 보면 좋겠다. 

 

◎ 모니터 2개와 컴퓨터 사용 
모니터를 두 개 사용하자. 업무효율이 두 배로 오른다. 크레텍에서는 모든 직원이 모니터 2~3개를 쓰고, 그래프를 양쪽 모니터에 띄워놓고 비교분석하면 금세 답이 나온다. 이제는 컴퓨터 없이 일을 할 수 없는 시대이니 노트북을 들고 다니며 일하는 것을 생활화하면 더 좋겠다.

 


 

남과 비교하기보다 세상을 향해 눈 뜨라


전한(前漢)의 선제(宣帝) 때 황제가 장군에게 변방 토벌에 대해 물었다. 장군이 한 대답은 이랬다. “백 번 듣는 것이 한 번 보는 것보다 못합니다. 무릇 군사란, 멀리 떨어진 곳에서는 전술을 헤아리기 어려운 법이므로 바라건대 신을 보내 주시면 현지를 살펴본 다음 방책을 아뢰겠습니다.” 여기서 백문불여일견(百聞不如一見)이 유래했다.
한번 보는 것이 시작이다. 사람의 기억은 사진을 찍듯 뇌에 저장된다. 많이 보고 많이 저장해뒀다가 언제든 꺼내 쓸 수 있는 이가 되어야 한다. 이 넓은 세상은 많이 본 이에게 기회를 준다. 타인과 비교하며 괴로움에 빠지기보다 눈을 들어 세상을 봐야 한다. 넓고 크게 보며 사업을 자신에게 맞추자. 세상의 주인공은 나! 자신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써내려가는 것이 바로 사업의 매력이다. 많이 보시고 많이 시도하는 하반기가 되시길 바란다. 

 

 _ 최영수 크레텍 대표이사, 발행인, 명예 경영학·공학 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