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LUMN
[발행인 칼럼] 사업이 어려워지는데 어떻게 해볼까?
요즘 모두 ‘장사 안된다’고 하소연을 한다. 으레 하는 말이라 하겠지만, 최근엔 진짜인 것 같다. 어느 회사는 매출이 15% 내려갔고 어떤 가게는 20%나 빠졌다고 한다. 사업하면서 긴긴날 어렵지 않은 날은 없었다. 처음 공구장사를 시작할 때, 품목 많고 규격도 많은 데다 어디까지가 공구인지 감당을 못할 지경이었다. 이것도 ‘해결해보자’고 마음먹으니 방법이 나왔다. 그런데 이게 끝이 아니고, 하나 해결하면 다음 문제가 튀어나왔다. 그럼 또 해결하고 넘어갔다. 나는 사업이란 자고로 어렵고 힘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문제를 풀수록 기술이 쌓여 더 발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불경기라고 손 놓고 있으면 안된다. 내가 젊었다면, 또 내가 독자님들이라면 이렇게 해보겠다는 것을 정리해보았다.
우리회사 영업 마케팅 직원들 대부분은 유통관리사 자격증을 딴다. 그냥 열심히만 하면 무턱대고 운전대를 잡는 격이다. 차의 구동원리를 알고 법규도 알아가면서 운행하면 훨씬 더 편리하고 안전하게 운전할 수 있다. 자격증을 공부하다보면 유통사업하는 길이 보인다. 3급만 따도 매출이 15%는 올라갈 것이라고 장담한다. 유통관리사 다음에는 물류관리사와 구매관리사에도 도전할 것을 권한다.
공구에 관한 지식과 기술이 높아야 고객과 대화도 잘 풀리고 사업도 더 넓게 펼칠 수 있다. 넓게 가보면 내가 잘 모르는 분야를 발견해 새로운 시장에 들어갈 수 있다. 깊게 들어가면 보석 같은 공구들이 우리를 기다릴 것이다. 지식을 쌓는 것은 어렵지 않다. 요즘은 유튜브 등에 용도와 규격에 대한 일반적인 설명이 있다. 좀더 전문적인 지식과 사업을 위해서는 공구백과 역할을 하는 공구보감을 공부하듯 끼고 보시면 된다. 아는 만큼 보인다. 겉핥기만으로는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기 힘들다. 공구박사가 되어야 이 불경기를 헤쳐갈 수 있다.
나는 노트북 하나 가지고 온 세상을 다닌다. 전산이 잘되면 한 눈에 많은 것을 파악할 수 있고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 크레텍은 90% 이상을 전산으로 운영한다. 초기에는 서툴고 어려웠지만 차근차근 실력과 기술을 높여갔다. 이제 전산 없이 불가능한 시대이다. 지금이라도 전산에 투자하고, 온라인과 디지털을 공부하자.
어디 잘하는 데 가서 보고 배우면 된다. 나보다, 우리보다 더 잘하는 집을 찾아서 따라 할 수 있는 것을 실행하면 된다. TOOL지나 기계공구지에도 잘하는 사람들 이야기가 많이 나온다. 특히 책에 나온 분들은 직접 방문하거나 전화만 해도 잘 가르쳐주고 안내도 해줄 것이다. 또한, 영업직원들에게 물어봐도 지식을 받을 수 있다.
사실 이 얘기를 하고 싶어 이번 칼럼을 쓴다. 어떤 문제가 생기면 큰 덩어리로 뭉쳐서 생각하기 때문에 고민에 빠져 고통스럽다. 이럴 때는 분류하고 나누면 당장 무엇부터 해결할지 보인다. 초등학교 때 산골에서 자랐다. 학생들이 싸릿대를 묶어 빗자루를 만들었는데, 하루는 선생님께서 빗자루를 부러뜨릴 사람이 있냐고 물었다. 아무리 힘센 사람도 한꺼번에 빗자루를 부러뜨릴 수는 없었다. 선생님은 감긴 새끼줄을 풀어 싸릿대를 하나하나 헤쳤다. 그리고 하나씩 부러뜨리니 어린 학생이라도 쉽게 부러뜨릴 수 있었다.
작게 나누기는 나의 가장 큰 장점이고 성공비결이다. 처음에 공구를 하나로 묶어 취급하니 숨이 턱 막힐 만큼 막막했다. 규모가 커지자 더 이상 못하겠다는 한계점에 닿았다. 1987년도에 한계를 뛰어넘는 작업을 시작했다. 나누고 분해해서 문제를 풀어보는 방식이었다. 그런데 큰 공구는 한 브랜드에도 아주 여러 가지가 있어 관리가 어려웠다. 중분류, 소분류, 미세분류까지 해보니 관리가 용이해졌다. 잘게 나누어 실행해버리니 얼마든지 기업형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 한국의 공구업이 성장한 것도 이런 배경에 있다. 미국 일본 독일도 다 이런 분류체계화로 성장했다. 작게 나눠 관리하지 못한 나라들은 여전히 영세성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일이 뜻대로 풀리는 사람과 풀리지 않는 사람은 무엇이 다를까? 우리가 무언가를 고민하는 이유는 그 현상이 너무나 크거나 복잡하기 때문이다. 크다는 것은 ‘막연하다’는 의미이며, 복잡하다는 것은 ‘복수의 요소가 얽히고 설켜 있다’는 뜻이다. 이를 분해하면 좀 더 구체적으로 보이거나 손을 대기 쉬운 내용이 되거나 훨씬 명확해진다. 이를 통해 문제나 과제가 되는 요소를 찾아냈다면 다음에는 우선순위를 정해서 해결해가면 그만이다. 능력있는 사람은 분해사고를 한다.’
- ‘문제를 해결하는 단순하고 강력한 도구-작게 나누어 생각하기’/ 스가와라 겐이치 지음
세상이 빠르게 바뀌면서 새로운 문제들이 오고 있다. 나는 아무리 어렵다해도 걱정하지 않는다. ‘한번 풀어보자. 푸는 순간 기적이 일어날 것이다’ 여긴다. 이런 것들이 쌓여 배짱과 기술이 생기고 업력이 높아져간다 할까. ‘방법이 없다’라는 말을 ‘방법은 있어’라고 바꾸시고 힘들어도 한걸음 내딛으시라. 나누고 쪼개고 분해하면서 지금 닥친 문제들을 해결해가시라 말씀드리고 싶다. 언젠간 여름도 오고 풍요한 가을이 오리니.
글 _ 최영수 크레텍 대표이사, 발행인, 명예 경영학·공학 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