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LUMN
[발행인 칼럼] 공구상 경영 11계명
2023NEW
코로나 3년이 지났다. 급격하게 변화하는 경제상황으로 인하여 공구상 경영자들은 앞으로 어떻게 할지 당황하고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특히 온라인 확산으로 지금까지와는 다른 국면이 생겼고, 그간의 성공비결이 미래의 성공비결이 되지 못하는 지점이 됐다. 따라서 공구상 경영자들은 새로운 노하우를 모색해야 하는 때가 왔다. 2001년 여름호에 썼던 ‘공구상 경영 10계명’이라는 필자의 글을 22년 만에 고친다. 당시 서울대 곽수일 서울대경영대학장의 글을 인용한 것인데, 최근의 변화에 맞추고 여기에 나의 노하우를 보태 새로운 11계명으로 작성해 보았다.
판매부진은 단순한 영업문제가 아니라 새로운 경영전략으로 대응해야 한다. 판매가 부진하다고 무조건적 가격인하나 덤핑 등을 쓰면 수익성만 단축시키고 공구상사의 수명만 단축시킨다.
경제여건이 어려울수록 원가우위전략은 생존전략 중 가장 중요하다. 특히 고정관념에서 탈피하여 상품의 효용성을 맞춘 구매도 필수적이며 재정비도 상품원가에 합산해야 한다. 불필요한 경비는 찾아보면 볼수록 잘 나온다.
부실거래선이 생기면 큰 타격을 입는다. 위기상황에서도 자금을 댈 수 있도록 댐식 관리를 해야 한다. 재고조사를 1년에 2번 꼭 하기 바란다. 나는 50년 동안 계속 재고조사를 해 왔다.
임금을 적게 주라는 얘기가 아니라 인적자원 관리에 새로움이 필요하다는 말이다. 특히 여성인력이 남성영역의 업무도 충분히 해낼 수 있다. 또, 젊은 사람만이 아니라 경험 많은 시니어도 아주 유용한 인적자원이 될 수 있다.
외형위주에서 수익성 위주의 경영전략을 채택해야 한다. 얼마나 많이 파느냐보다 얼마를 남기느냐가 더 중요하다.
전통공구는 거의 고정된 품목이다. 기존 품목, 한정된 지역에 안주하지 말고 안전용품, 산업용품, 농기계, 철물, 문구 등도 투입해 보라. 지역까지 더 넓혀갈 수 있다.
디지털 경제에서는 자기 내부에 모든 것을 두지 않고 핵심 외에는 타업체와 네트워크를 통해 아웃소싱 경영을 하고 있다. 이렇게 해서 원가절감과 이익극대화를 만들 수 있다.
무리한 부동산 구입, 시설의 과대 확장 등은 경영을 어렵게 한다. 중심이 되는 장사를 등한시하고 부동산을 바라보게 되면 경제흐름을 읽지 못하여 부동산 투자도 실패하게 된다.
공구상은 몇 달 혹은 몇 년 만에 승부가 나는 사업이 아니다. 호박이나 오이는 3개월이면 수확할 수 있다. 그러나 사과는 4~5년 기다려야 수확할 수 있다. 멀리 보고, 중장기적 방향을 설정해 경영에 충실한 공구상사만이 생존하고 성장한다. 본질에 충실한 것이 최고의 경영법이다.
2001년에 쓴 칼럼에서 하나 더해 할 말이 있다면 바로 이 자격증이다. 당시는 공구상 운영에 도움되는 지식체계가 부족했지만 지금은 찾아보면 얼마든지 있다. 특히 유통관리사 자격증을 권하고 싶다. 크레텍은 전 직원이 유통관리사를 따도록 하고 있다. 이 자격증을 따면 유통의 흐름을 알고 공구시장 흐름을 파악하기 쉬워져 상사운영에도 재미와 효과가 붙을 것이다.
판매나 구매관계, 경리업무 등을 빠르고 정확하게 만들어야 한다. 특히 점포나 창고에서 정리정돈은 매우 중요하다. 일정 규모가 되면 위치시스템 바코드를 설치해야 한다. 고객이 쉽게 제품을 찾을 수 있도록 고객을 위한 디스플레이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물류관리도 해야 한다. 자동화 할 수 있는 것은 자동화하고, 업무효율을 높여주는 장비나 기구를 도입하고 운반 시에는 손보다는 기계, 또 위로 올리는 리프트도 잘 이용하면 효율적이다.
지금까지 공구업은 다른 직종에 비해 경비관리와 거래선 관리만 잘하면 어느 정도 성공할 수 있는 사업이었다. 그러나 이제는 과거의 방식이 약효를 발휘하지 않는다. 위기가 왔다는 것은 변화해야 하는 신호라고 하지 않는가. 논어편을 보면 ‘군자불기(君子不器)’, 즉 군자는 그릇과 같지 않아서 모든 분야에 원만하게 적응할 수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변화의 시대가 오면 새로운 경영의 틀이 필요하다 싶어 위 11가지를 업그레이드해 말씀드렸다. 부디 의미 있고, 효력이 있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글 _ 발행인·크레텍 대표이사 최영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