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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LUMN

[발행인 칼럼]

 

변화를 너무 겁내지마라

 

 

안되겠다 돌아가자

 

모든 사람은 새로운 변화 앞에 불안하고 두렵다. 나 또한 마찬가지다. 하지만 그때 하지 않았더라면 큰일 났겠구나 싶은 일들이 있다. 대표적인 것이 크레텍의 서울진출이다.
우리나라의 모든 경제는 서울에서 시작되고 서울이 중심이다. 산업공구 역시 마찬가지다. 지방에서 사업하는 사람들은 서울진출을 항상 염두에 둔다. 지방사람이 서울에 점포나 사무실 얻기는 힘들다. 현지 사정에도 어둡고 선뜻 용기도 나지 않기 때문이다. 크레텍이 서울로 진출할 당시 KB-1의 김정도 사장이 서울에 사무실을 두고 있었다. 
1996년 1월, 청계천에 마침 새로 짓는 건물이 있어 입주했다. 월세가 690만원에 보증금만 1억. 리모델링비도 비쌌다. 서울이라서 장사가 잘될 줄 알았는데, 웬걸 더 나빠져 버렸다. 전에는 박스로 상품을 가져가던 고객이 낱개로 가져가고 솔직히 텃세도 좀 느꼈다. 몇 달 지나니 적자가 늘어났다. 힘겨워하다가 결국 10달 만에 철수했다. 

 

서울안착, 이만하면 됐다?

 

2001년초, 다시 한 번 준비를 해 서울로 갔다. 이전에 실패했다고 그대로 대구에만 있었다면 서울은 영영가지 못할 곳이 되었을 것이다. 그러나 먼 미래를 볼 때 결코 포기하면 안될 일이라고 봤다. 구로 중앙유통상가에 점포 두 칸을 구입했다. 아주 예쁘게 꾸몄지만 직원들이 다 들어가 앉지 못할 정도로 좁았다. 또한 비싼 구로동 땅값과 건물값이 부담돼 서울에서의 한계를 느꼈다.
2005년 안양유통상가 앞 300평 건물을 사서 이사 왔다. 당시는 ‘이만하면 됐다’ 싶었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여기저기 창고를 빌려 쓸 만큼 한계가 왔다. 논어에 그런 말이 있다. 한계가 오면 변화하라는 신호라고. 2010년 군포역 부지를 알게 돼 5층 건물에 수도권 본부를 마련했다. 이후 그 옆 넓은 부지가 확보돼 2017년 통합물류센터를 올릴 수 있었다. 이제는 정말 수도권 활동에 숨통이 트였고 이만하면 크레텍 서울본사는 더 이상 넓히지 않아도 되겠다 싶었다. 안착해도 되나 싶을 정도로 모든 여건이 충분했다.

 

물류, 시설 아닌 방식의 문제… 또 변화 필요

 

그런데, 최근 물류가 증가하다보니 또다시 불편한 점이 제기됐다. 이번에는 물류시설의 문제가 아니라 방식의 문제가 생겨났다. 갈수록 품목은 늘어나고 고객사는 소분류 주문을 하고 있다. 언제까지 사람이 움직이는 물류로는 세상의 변화를 따라갈 수 없다는 점이 발견됐다. 
사회 전체도 바뀌고 있다. 아마존 같은 거대물류가 세상을 바꾸고 있고, 쿠팡의 물류시스템이 한국에서 활동하고 있다. 열심히 하고 부지런히 하고 착하고 협동 잘하는 것만으로는 미래를 따라갈 수 없다. 이제는 최신기술과 연구를 같이 해야 하는 것이다. 즉 변화하는 세상은 과학적 시스템을 도입하라고 요구하고 있고, 이것이 내가 느낀 최근의 과제이다. 현재 대구인근 경산에 스마트 물류센터를 계획하고 있다. 새로운 시스템은 사람이 제품을 가지러가는 게 아니고 제품이 사람을 찾아오는 시스템이다. 국토부에서도 적극 도와주고 이끌어주겠다는데, 우리로서는 또다른 도전인 셈이다.

 

실패했다고 그만두면 정말 끝

 

나는 돌아본다. 26년 전 서울지점을 내며 큰 꿈을 가졌지만 서울은 역시 쉽지 않았다. 막상 닥쳐보면 어려운 점이 많았다. 다시 도전할 때는 실패한 이유, 잘못한 점 등을 분석해서 완벽하리만큼 하나하나 준비해 가야한다. 한번 두번 실패한다고 그만 두면 거기가 내 한계가 되지만 다시 도전해 성공하면 한걸음 발전하는 것이다.
나는 또 돌아본다. 대구에서 편안하게 사업을 했더라면 나 혼자는 편했을지 모르겠다. 그러나 사업전반에, 또 우리직원들에게, 나아가 우리나라 산업공구 분야에 ‘미래’라는 질문을 던지지 못했을 것이다. 바뀌는 경제환경과 국제정세에 맞춰 변화하지 못하면 뒤처지는 수밖에 없다. 어렵고 힘들더라도 도전하고 변화한다면 언젠가는 ‘그때 참 잘 했다’ 할 것이다. 

 

“모험이 없으면 보상도 없다. 고통이 없이는 아무 것도 얻지 못한다.” - 웨이 알린

 

공구장사, 멈추면 안돼… 다시 일어나라!

 

세상이 바뀌면 나도 바뀌어야 한다. 크레텍이 변화하는 과정을 보면 바뀌는 사회시스템에 맞춰 적응했음을 알 수 있다. 한꺼번에 모든 것을 바꾸긴 어렵다. 한 단계 한 단계씩 우선 할 수 있는 데까지 하고, 어느 정도 완성되면 그 다음단계를 향해 다시 올라가야 하는 것이다. 이것이 사업의 환경이다.
앞으로의 10년은 과거 30년보다 더 많이 변화할 것이다. 공구장사하시는 분들에게 ‘행동을 너무 자제하지 마시라’ 말하고 싶다. 중간중간 멈추고 싶을 만큼 어려운 일들이 많을 테지만 꾸준히 열정적으로 밀고 가야하는 것이 사업이다. 공구사업이란 여러 가지 변화가 많아서 멈추면 안되는 분야이다. 세상은 결코 만만하지 않지만 도전하는 자에게는 기회를 준다. 나의 경험이 이를 증명한다. 

 

“당신의 행동에 너무 불안해하지 말고 행동을 너무 자제도 하지 마라. 인생 전체가 하나의 실험이다. 만약 실험이 조금 서툴러서 당시의 외투가 더러워진다거나 찢어진다면? 만약 당신이 정말로 실패해서 진흙탕에 한두 번 구른다면? 다시 일어나라. 그런 다음에는 넘어지는 것이 덜 두렵다.”
- 랄프 왈도 에머슨

 

 _ 최영수 발행인, 크레텍 대표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