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차
전체메뉴 열기

COLUMN

[발행인 칼럼]

 

그때 참 잘 하였다

 

 

나의 비법서 같이 봅시다


내겐 점원생활이 없었다. 장사를 배우려면 상점에 들어가 장사하는 법을 배워야 하는데 그런 전수받는 과정이 없었다. 그래서인지 체계가 없다는 단점도 있고 창조적으로 사고한다는 장점도 있다. 규모가 작을 때는 다른 사람이 하는 것을 유심히 보며 가게를 운영했다. 그러나 규모가 커지자 막막해졌다.
1982년 마쓰시다 고노스케의 ‘실천경영철학’을 읽었다. 이것이야말로 교본이구나 싶어 당시 직원 12명이었는데 매일아침 돌아가면서 한 소절씩 읽었다. 이 실천경영철학은 숨겨두고 나만 보면 흡사 무슨 비법서와 같은 구실을 하기 충분했다. 하지만 나는 그간 두 번이나 복사해 주변에 나눠줬다. 귀한 책이라 이미 절판돼 구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2020년 11월에는 TOOL지에 고노스케의 ‘실천경영철학’을 만화로 만들어 싣기로 했다.이번 7월호에는 12번째 만화가 연재된다. 독자 대부분이 산업공구를 생산하고 유통하는 분들인데, 경영을 알면 훨씬 더 사업이 커질 수 있을 것이다. 만화연재가 끝나면 단행본으로 다시 출판할 생각이다. 큰 지침서가 되리라 생각한다. 난 혼자서 두고 볼 것도 소문내며 같이 보자고 자꾸 권한다. 지난 40-50년간의 내 경험을 돌아보니 이 책을 교과서로 삼아 배우고 따라했다. 나의 많은 철학과 행동은 이 책에서 나왔다고 감히 말씀드릴 수 있다. 나는 좋다고 생각하는 것은 즉각 행동으로 옮긴다. 여기서 배웠다고 만천하에 공개하고 혼자서 알기보다 함께 알고 함께 잘되길 바란다.

 

2019년 경북대 장학금 지원 후 학생들과의 만남에서

 

가격경쟁 터널 벗어나기...공존공영


2010년경부터 공구업계에게 과당경쟁이 일어났다. 당시 LG서브원과 코오롱KEP에서 새롭게 유통분야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그전까지는 공구하는 사람들끼리만 했는데 이번에는 대기업이 온다니 난리가 났다. 특히 전동공구 메이커들의 심한 밀어내기와 또 이익을 낮춰서라도 많이 팔겠다는 정책이 겹치면서 시장질서가 엉망이 됐다. 이러다가는 모두 죽겠다 싶었다. 당시 내가 산업용재협회 유통질서 3기 위원장을 맡고 있었다. 이익률은 점점 내려가고 다른 경쟁도 따라가야 하는데 나는 그 와중에 유통질서 위원장이라니,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했다. 맘속에 하나의 구절이 떠올랐다. 마쓰시다 고노스케의 ‘공존공영’. 너 죽고 나 살자는 식으로 장사를 하면 모두가 망할 뿐이니, 전체의 시각으로 먼 미래를 보며 함께 영속하는 방법을 만들어야 한다는 말이었다. 나는 맘을 단단히 먹고 그 말을 실행키로 했다.  
매출이 떨어지고 고객이 도망가더라도 내가 먼저 지키고자 했다. 당장에는 어려웠지만 결국 남에게 손해만 끼치는 가격경쟁에서 한발자국 멀어졌다. 경영은 숫자로만 할 게 아니고, 크게 보고 정책을 세워 밀고 나가야 함을 실감했다. 리딩업체인 우리가 노선을 달리하니 거래처와 업계도 따라왔다. 그렇게 우리는 어두운 터널을 벗어났다. 다시 생각해도 ‘그때 참 잘 하였다’ 싶다. 나 한번 웃자고 남의 눈에 피눈물 내서는 안 된다. 

 

산학협력 30년, 그때 참 잘 했지


1991년 6월 15일, 대구제일여자상업고등학교와 자매결연을 했다. 당시의 회사규모로서는 명문 상업학교인 제일여상과 자매결연을 한다는 것이 좀 부담이 되었지만, 좋은 학생을 데려오고 싶어 산학협약을 맺었다. 4년 뒤엔 제일여상 학교운영위원장을 6년이나 맡아보게 되었다. 특히 학교의 여러 운영뿐 아니라 교육 행정에도 깊이 들어갈 수 있었고, 또 그런 연유로 해서 학교의 강당을 새로 짓는 데 앞장서기도 했다. 당시 내 회사규모로는 힘든 지원금액이었지만 과감히 실행했다. 
회사도 똑똑하고 알뜰한 인재들 덕분에 성장할 수 있었고 지금도 이 학교 출신자들이 50여명 근무하고 있다. 올해로 제일여상과 산학 30년. 새로운 결속을 다지고자 한 번 더 징표를 만들 계획이다. 미래형 인재양성을 위해 멋진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이렇게 좋은 결속을 가지고 있으면 회사의 성장에 도움이 된다. 당시 과감하게 자매결연하고 인재를 데려오고 또 나아가 학교시설을 지원한 것들은 지금 생각해봐도 ‘참 잘 하였다’ 싶다. 당시 무슨 생각으로 그렇게 과감하게 실천해낼 수 있었을까. 내 나이 겨우 마흔 중반의 사장이었을 텐데 말이다.

 

‘그때 잘 했구나’ 말할 수 있게 일하라


이렇듯 뭔가를 이루려면 믿기지 않을 정도의 추진력을 내야 한다. 그리고 돌아봤을 때 ‘그때 참 잘 했구나’ 싶어야 정말 잘 한 것이다.
이제 내 나이 74세. 사회로부터 많은 도움과 사랑을 받았다. 지금까지 받은 사랑과 은혜를 베풀 때가 왔다. 돌아보니 그때 하지 않았더라면 안되었을 일도 많다. ‘그때 참 잘 했지’라고 말할 수 있도록 일을 하고 결정해야 한다. ‘그때 할 걸’이라는 생각이 든다면 잘못했다는 뜻이다. 후회 없도록 용기 내 실행해보자. ‘참 잘했다. 지금 내가 봐도 대견하구나’ 할 만한 것을 지금 만들자. 그래야 인생, 후회없다. 
밝은 태양이 비추는 한 맘껏 사랑하고 모든 걸 원 없이 바치자. ‘그때 참 잘 하였다’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을 많이 만드시길 바란다. 


“인생에 있어 가장 큰 행복은 무엇을 소유하느냐가 아니라 무엇을 추구하느냐에 달려있다.”

-프레데릭 반팅-

 

 _ 최영수 발행인, 크레텍 대표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