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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LUMN

[발행인 칼럼] 정신을 바짝 차리자

 

정신을 바짝 차리자

 

책에도 학교에도 없는 실전경영


3,4월호에 연이어 코로나 위기 칼럼을 쓴다. 경영이란 책에서도 학교에서도 배우지만 실전에서 겪어보는 것만큼 확실한 건 없다. 나는 여러분과 똑같은 작은 공구상 시절부터 장사를 해 와 누구보다 실전경영 노하우를 가지고 있다고 자부한다. 수많은 어려움을 헤쳐 온 나의 경험이 이 어려운 시기에 독자들께 도움이 되었으면 해서 이 글을 쓴다. 별로 재미없고 쓰기만 한 약 같아도 꼭 읽어주시고 실행해 주시길 바란다.

 

삶겨 죽게 되는 개구리


개구리는 변온동물이다. 미지근한 물이 담긴 냄비 속에 넣어두면 헤엄을 잘 치고 다닌다. 불 위에 냄비를 두고 온도를 올려본다. 그래도 개구리는 알지 못하고 헤엄을 치고 다니다가 온도가 많이 올라가면 결국 서서히 삶겨 죽게 된다. 
코로나가 3개월 가까이 되었다. 처음에는 곧 끝날 것이라 했고 길어야 한두 달이면 끝날 줄 알았다. 그러나 지금 보니 이 사태가 예사롭지 않다. 장기전으로 봐야할 것 같다. 그런데 코로나로 움츠린 상태로 몇 달이 지속되다보니 사람들은 점점 더 멍하게 손을 놓는 듯하다. 모든 일이 둔해지고 느려지고 심지어 멈추기까지 한다. 마치 냄비 속에 있는 개구리처럼 삶겨 죽을 줄 모르고 멍하게 있는 꼴이다. 지금이라도 깨어나 물 밖으로 뛰쳐나와야 한다. 정신 차리고 대책을 세워야 한다. 

 

이번엔 장기전이다

 
모든 경제지표가 다 내려오고 있다. 2020년 경제성장률은 처음엔 2.2%로 발표했다가 1분기는 전년대비 -1.4%로 떨어졌다. 다른 나라는 더욱 심한 데다 금세 끝날 일이 아니므로 멀리 오래 버틸 각오를 해야 한다. 100미터를 달리는 사람과 마라톤 풀코스를 하는 사람의 자세는 다르다. 100m는 빠르면 15초, 늦어도 20초면 도달할 수 있다. 나의 경우 10km 마라톤은 1시간 15분이 걸린다. 42.195km 마라톤 풀코스를 완주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사업은 마라톤만큼이나 멀고 힘든 일이다. 있는 힘을 다해 멀리 뛸 각오를 해야 한다. 

 

곤란을 느껴야 지혜 나온다

 
‘인간의 뇌는 곤란을 느끼지 않는 한 지혜를 내지 않는다’라는 말이 있다. 2018년은 내게 참 어려웠던 해였다. 1월에 건강상 이유로 수술을 했고, 세무조사와 고용노동부 조사도 받았다. 6월 말에는 화재가 나서 창고 하나를 태웠다. 7월에는 극기훈련을 막아달라는 국민청원이 올라왔다. 온갖 힘듦과 곤란이 넘쳐났다. 그러나 이럴 때 빛나는 아이디어가 많이 생기기도 했다. 위기 덕에 사업방식을 바꾸면서 내부관리를 통한 해법도 얻었다. 
그간 사업을 하면서 열 번 스무 번 고비를 넘겼지만 그 고비마다 좋은 아이디어가 나왔다. 이 아이디어는 잠시 있다가 사라져버리니 그때마다 잘 기록해두어야 한다는 걸 꼭 말씀드리고 싶다. 그러다 기회가 오면 알아차려 바로 실행할 수 있어야 한다.  

 

젖 먹던 힘까지 내면 불가능은 없다

  
호랑이가 뒤에서 따라온다면 인간은 도저히 사람으로서 낼 수 없는 속도를 낼 것이다. 위기상황에서는 우리의 잠재의식이 불가능을 가능케 한다고 나는 믿는다. 과거에 나는 오토바이를 타고 달리다 굽은 길에서 사고 날 뻔 한 적이 있는데 정신을 바짝 차리자 평상시에는 도저히 건널 수 없는 둑을 10m 이상 건너 뛴 적이 있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거의 날다시피 한 것이다. 이후 믿기지 않아 현장을 다시 가보기도 했다. 지금 다시 그 둑을 건너라면 분명 강물에 빠질 것이다. 하지만 그때는 절실했기 때문에 조금도 다치지 않고 둑을 건너 착지할 수 있었다. 사업이 위기에 빠졌을 때는 그때 오토바이를 타고 날던 단 몇 초간을 떠올려 본다. 그 어느 때보다 집중하여 살겠다는 결의에 찬 나를 발견한다. 바로 그 정신으로 이 불경기와 불황을 헤쳐가야 한다. 특히 한국인이라면 역경을 가장 잘 극복하기로 유명한 사람들 아닌가.
정신 바짝 차리고, 긍정하라! 


우리의 운명은 겨울철 과일 나무와 같다. 
그 나뭇가지에 다시 푸른 잎이 돋아나고 
꽃이 필 것 같지 않아도 우리는 그것을 꿈꾸고 
그렇게 될 것을 잘 알고 있다. -괴테-


모름지기 사업가는 희망을 품어야 한다. 모든 일을 긍정적으로 보고 ‘할 수 있다’는 자기확신이 있어야 한다. 그렇게 하다보면 실제로 이뤄지는 게 세상이치이기도 하다. 어려울 땐 정신을 바짝 차리고 멀리 갈 각오를 단단히 다져야 한다. 그리고 항상 공부하고 미리미리 준비하여 기회가 오면 바로 낚아챌 수 있어야 한다. 낙담하여 남 탓하기보다 ‘이 모든 것은 내가 하기에 달렸다’고 속으로 되뇌며 자신을 강하게 만들어야 한다. 이번 코로나 위기로 정부에서도 많은 대책을 세우고 있지만 사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나’이다.
멀리 갈 각오, 어떻게든 버틸 각오, 살아남을 불굴의 의지가 있는지 묻고 싶다. 정신력과 기술과 지식으로 무장하면 우리가 하는 사업에 분명 결실을 볼 것이다. 내년 이맘때쯤 ‘저 거뜬합니다’라고 답장들을 보내주시기 바란다. 공구업하시는 모든 분들께 ‘파이팅!’을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