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LUMN
새로운 10년, 새로운 씨앗을 찾아라!
새로운 10년, 새로운 씨앗을 찾아라!
큰 변화는 10년 주기로… 좋은 씨앗 필요
2020년은 새로운 10년을 시작하는 해다. 나의 삶을 되돌아보면 작은 변화는 수시로 일어났지만 큰 변화는 10년을 주기로 왔다. 그간 우리나라는 많은 변화와 발전을 겪었고 내 삶 역시 거기에 맞추어 일이 생겼다. 1947년에 태어나 1950년 모든 것을 폐허로 만든 6.25사변을 겪었다. 1960년도에는 5.16이 있었고 사람들은 농촌에서 도시로 몰려들었다. 1970년에는 농촌 도시 할 것 없이 ‘잘 살아보자’는 새마을 운동이 있었다. 1980년은 중화학공업과 제조업 수출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었으며 1990년은 민주화가 이루어졌다. 2000년에는 IMF를 극복하고 국민소득 2만 불을 넘어섰다. 2010년 이후 IT는 앞서갔지만 한국의 성장속도에 한계가 보였다. 이제 2020년, 지금과는 다르게 생각해야 하는 새로운 10년이 열리고 있다. 이럴 때 나는 어떻게 해야 할까. 나이도 먹었고 세상도 살만큼 산 ‘최영수’ 앞에 새로운 세월이 오고 있다. 10년 주기가 시작될 때는 좋은 씨앗을 심는 일이 가장 중요하다.
‘책임’이라는 첫 씨앗
경영과 농사의 공통점은 좋은 종자를 구해 씨를 뿌리고 땀을 흘려 가꿔야 열매가 맺힌다는 점이다. 빈 밭을 그냥 두면 아무 것도 열리지 않는다. 자갈밭도 흙을 부수고 꽃과 과일나무를 심으면 언젠가는 아름다운 것들이 수확된다.
나에게 첫 씨앗은 ‘책임’이라는 회사이름이었다. 우연찮게 붙인 회사 이름 덕분에 나는 더 힘이 들기도 했다. 하지만 그 때문에 책임지려 노력하다 보니 이만큼 오게 됐다 싶다. 내게 책임을 지어 준 고객 및 모든 분들께 감사드린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내가 잘나서는 아닐 텐데 고객은 내게 책임을 주고 나는 책임을 지면서 우리업계도 이만큼 발전해올 수 있었다. ‘이렇게 하자’하면 다들 믿고 따라와 주었다. 미국 독일 일본 등 실력있는 자들을 두고 이 나라에서 내게 공구업이 주어진 것도 감사한 일 아닌가. 그러니 나는 이 업을 책임감 없이 하면 안되었다.
표준화, 지식경영, 데이터 혁신이라는 씨앗
내가 가장 일을 크게 벌였던 때는 1990년 전후였다. 기업 ISO, 표준화, 전산화, 카탈로그, 가격표 제작을 했고 경영공부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그런 씨가 열매가 되어 돌아왔고 결과적으로 회사가 크게 성장을 할 수 있었다.
2000년엔 ‘지식’이라는 씨를 뿌렸다. 딱 20년 전 공구사랑 신년호 칼럼을 보면 ‘지식사회 경영전략’에 대해 적고 있다. 당시 IMF를 겪고 겨우 복간할 때였는데 직원들을 모아놓고 “앞으로는 지식을 가져야만 21세기 선진 유통기업이 될 수 있다”며 역설했다. 산업화 사회에서 지식정보화 사회로 가는 변화를 알아차리고,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는 원천을 지식에서 찾고 있었다.
“학문이 있으면 산위에 서 있는 것처럼 멀리 많은 것을 볼 수 있다. 학문이 없으면 어두운 도랑을 걷는 것처럼 더듬어낼 수도 없으며 사람을 몹시 고생스럽게 할 것이다.” - 마오쩌둥 -
2010년엔 신세계아이앤씨와 전산개발을 했으며, 데이터를 기반으로 하는 경영혁신, 물류센터 확대 오픈 등을 이루며 글로벌 수준으로 한발짝 더 다가갔다. 이런 준비가 없었더라면 제4차 산업혁명을 남의 집 소리로 들을 뻔 했다. 지속적인 공부와 IT 혁신이 따라주어 회사와 업계도 함께 성장할 수 있었다.
이렇듯 새로운 10년을 맞을 때마다 연구를 했다. 한번 좋은 씨를 뿌리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다.
하나님의 신호… 더 좋은 세상을 위해
2020년부터 2030년까지는 어쩌면 나에게 아주 특별한 10년이 될지 모른다. 물론 그 이후가 있을 수도 있지만, 내 의지대로 움직일 수 있는 시간은 이번 10년이 아닐까 한다. 얼마 전 경북대 명예경영학박사로 결정됐다는 통보를 받았다. 우쭐하기보다 세상에 더 좋은 일을 하라는 뜻으로 받아들인다. 작년에 미국 3M과 이스라엘 이스카(ISCAR)사를 보게 된 것도 “좋은 회사로 만들고 같이 일한 많은 사람들을 잘 살게 하라”는 뜻이 아닐까. 이를 위한 씨앗을 준비해야겠다.
공구업 하시는 분들도 새해엔 좋은 씨앗을 찾으셔야 한다. 올해 심으시고 만약 내년에 꽃피우지 못하더라도 포기하면 안된다. 또 심고 가꾸면 언젠가는 꽃이 핀다. 나 역시 회사와, 크게는 나라에 도움 될 최고의 씨앗을 찾아 나서고자 한다. 일이란 찾으면 찾을수록 많다. 좋은 씨앗을 찾게 해달라고, 필요한 곳에 나를 써달라며 새해 기도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