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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LUMN

하지 않았더라면


하지 않았더라면


배움을 멈추지 않는 이유
 
아인슈타인이 어느 날 학생들에게 질문을 받았다. 
“선생님은 해박한 지식을 많이 갖고 계신데 어째서 배움을 멈추지 않으십니까?” 
아인슈타인이 답했다.
“이미 알고 있는 지식을 원이라 하면 원 밖은 모르는 부분이 됩니다. 원이 커지면 원의 둘레도 늘어나 접촉할 수 있는 미지의 부분이 커집니다. 즉, 지식의 원이 커질수록 미지의 세계도 커지는 겁니다. 이렇게 모르는 것이 자꾸만 많아지는데 어떻게 제가 게으름을 피우겠습니까?”
아는 것이 많아질수록 모르는 부분도 커진다는 아인슈타인의 생각은 참으로 멋지다. 사업하는 사람에게 가장 많은 유혹은 ‘이만하면 되겠다’라는 안도감이다. 이런 안일함을 거둬가게 하는 말이 아닐 수 없다.
공구업을 하면서 여러 번 벽에 부딪혔다. 직원 서른 명 이상의 회사로 성장시키기 어렵다는  업계 특유의 벽도 어찌어찌 하다 보니 깨지고 말았다. ‘어떻게 이럴 수 있었나’ 생각해봤다. 그간의 일들이 주마등처럼 지나갔다. 숱한 일들 중 공통점이 보인다면 ‘그만하자’는 순간에 한 번 더 했던 것이다. 그때 그 일을 하지 않았더라면 지금 나와 우리회사의 모습은 많이 다를 것이다. 물론 중간에 그만 둔 일도 많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다시 시도해서 맺어진 열매가 결국은 성공이 됐다 싶다. 
 
꼭 필요한 것이라면 다시 한번 더!
 
2013년 4월, 우리회사와 공구상들 사이 편의만이 아니라 공구상들과 최종 소비자들 사이의 거래를 위해 공구상CTX(온라인 주문시스템)을 개발하려 했다. 시장조사를 해보니 만만치가 않았지만 그해 7월, 개발에 들어갔다. 시스템을 오픈하자 문제점이 쏟아졌다. 2015년 중순에 한 번 더 보완을 했지만 급기야 이 시스템이 주춤해져 버렸다. 분석해보니 공구상들 쓰기가 불편하다는 점이 발견됐다. 요즘엔 완벽한 성능을 갖추지 못하면 고객들이 부정적인 인상을 받아 다시는 찾지 않는다. 또 연구했다. 요구사항이 더 많아졌다. 2016년말이 되어서도 전산기술이 높은 57개 업체만 이용할 뿐이었다. 목표가 너무 막연하게 느껴져 여기서 그만둘까 싶었다. 그러나 또 다른 희망적인 의견도 나왔다. 개인기업이 갖추려면 5000만원 정도 비용이 발생하지만 공구상CTX는 월 10만원이면 되기 때문에 해볼 만한 가치가 있다는 것이다. 한 번 더 고객을 찾아가자 마음먹었다. 신세계INC와 연계해 시스템도 업그레이드 시키고 홍보도 강화했다. 이 글을 쓰는 현재, 우리회사가 개발한 공구상CTX에 약 210개 업체가 접속해있다. 아직 완성된 상태는 아니다. 더 많이 개선하고 보완할 것이다. 공구상CTX는 우리나라 공구유통기업에 꼭 필요하다 생각한다. 한국산업공구보감(카탈로그)과 함께 공구상CTX가 4차 산업시대 우리업계에 변화와 도움을 주리라 믿는다.
2004년 바코드 작업할 때도 이랬다. 안된다는 비관적인 소리를 수천 번도 더 들었다. 당시 업계환경도 따라주지 않았다. 결국 직원들이 밤 12시까지 남아서 바코드를 붙였다. 한 달이 지나니 직원들이 쓰러질까 겁이 났다. 당시 바코드 작업을 주도한 석현수 부사장에게 ‘이러다 우리 직원 다 죽이겠다’며 그만두자 했다. 지금도 고마운 것은 직원들과 석 부사장 모두 ‘한 번 더 해보자’ 했다는 점이다. 그렇게 공구 바코드가 완성됐다. 그때 바코드를 안했더라면 오늘날 이 많은 제품 관리를 할 수 있겠는가.
 
카탈로그와 전산화 하지 않았더라면
 
돌아보면 그때 그만두지 않고 일을 한 것이 참 잘 되었다 싶다. 물론 중도에 포기한 것도 많았는데 실패도 경험이다 생각하면 자산이 된다. 끝까지 해 성과를 본 것은 다음과 같다.
첫째, 가격표 작업과 카탈로그 작업이다. 만약 이 두 가지가 없다면 여전히 체계가 없고 발전도 더뎠을 것이다.
둘째, 전산화 작업이다. 1992년 IBM 도입으로 시작했는데 제품관리는 물론, 이후 온라인주문사이트인 CTX개발로 이어졌다.
셋째, 무역이다. 국내 시장만 봤다면 세계화의 길로 못 갔을 것이다. 나중엔 PB브랜드 개발로도 이어졌다.
넷째, 1996년 ISO-9001 인증이다. 관리체계 표준화 작업이 없었다면 중간에 오는 혼란을 이기지 못하고 지금쯤 어떻게 됐을까. 
다섯째, 영업사원에게 노트북과 아이패드 등을 지급해 언제 어디서나 일을 보게 한 일이다. 
여섯째, 인재 접붙이기이다. 공군장성과 삼성임원 출신을 영입해 바코드, 전산화, 각종 컨설팅과 지식화 등으로 변화를 이뤘다. 
이와 같은 것들은 중간에 실패를 무수히 반복하며 그만두려고 몇 번이나 맘을 먹었던 것들이다. 하지만 여차저차 다시하고 또 다시하다 보니 결과적으로 오늘에 와서야 괜찮은 모습이 됐다. 그만뒀더라면 회사와 업계 모두 앞으로 나가기 어려웠을 것이다.
 
힘들 때일수록 긍정적으로… 리더가 먼저 움직여야
 
시작하는 것은 쉽다. 그러나 열매를 맺는 일은 정말로 어렵다. 어려움이 닥치면 이걸 한번 풀어보자고 나는 생각한다. 부정적으로 생각하면 99개 가지고 있어도 한 개가 부족하다고만 생각한다. 하지만 어떤 사람은 한 개를 가지고도 없는 것보다 낫다고 생각한다. 부정적인 면에 초점을 맞추면 어려울 때는 도전할 수 없다. 사람의 일생이든 사업이든 무거운 짐을 지고 먼 길을 가는 것과 같다. 무슨 일이든 마음먹은 대로 되기 어렵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불만을 가질 필요는 없다. 절망의 순간도 희망으로 바꿀 수 있어야 리더라는 말을 어디선가 들었다. ‘만약 직원들이 힘들어 한다면 리더가 한 발짝 먼저 앞으로 움직여야 한다’는 말을 필자는 명심보감처럼 여기고 있다. 사업이든 목표든 할까 말까 하는 것이 있다면 하라고 말하고 싶다. 먼 훗날 말할 것이다. 그때 하지 않았더라면 큰 일 날 뻔 했네! 힘들더라도 한 번 더 해보시라 말씀 드리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