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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LUMN

협동(協同)


협동(協同)


왜 함께여야 하는가

지금 우리나라를 보자. 중국, 일본, 러시아, 미국 등의 강대국에 둘러싸여 있다. 여기에 남북이 둘로 나뉘어 총칼을 겨누고 있다. 또 북한은 미사일과 핵까지 갖추고 있다. 최빈국에 자원도 없는 최악 조건의 대한민국이 현재는 세계 11위의 경제지위에 올라 있다. 분명코 뛰어난 민족이다. 그러나 꼭 갖춰야 할 것은 협동이다. 
지난 10월 19일 부산에서 전국의 새마을지도자 1만명이 참석한 가운데 전국새마을지도자대회가 열렸다. 주최측인 부산의 서병수 시장은 환영사를 통해 다음과 같이 말했다.
“나라가 어려운 역경에 처해 있다. 한치 앞을 볼 수 없는 어려움에 있다. 이럴 때는 방법이 있다. 새마을 정신으로 다시 한 번 만들어보자. 그렇게도 가난하고 어렵던 대한민국이 지금은 세계 경제 11위권에 드는 나라가 됐다. 하지만 현재 또다시 정치, 경제, 사회 전체가 위기를 맞고 있다. 극복하는 길은 새마을 정신이다. 근면, 자조, 특히 협동을 하여 국가를 다시 만들어보자. 새마을 지도자들이 앞장서주기 바란다.”
새마을운동은 1970년 근면 자조 협동 정신을 강조하며 탄생했다. 나는 이 중 오늘날에 필요한 것으로 협동에 가장 주목하고 싶다. 혼자가 아닌 같이 하는 게 협동이기 때문에 가장 중요하다 할 수 있겠다. 새마을운동 태동기적 시골농로는 구불구불하고 좁아서 리어카를 끌 수 없었다. 그래서 마을 청년들이 ‘더 넓고 곧게 만든다면 우리 마을 전체가 득이 될 것’이라며 마을길 개선작업을 벌였다. 농로를 바르게 하자니 누구의 논은 길에 들어가야 하고 누군가는 손해를 볼 수 있었다. 그러나 서로 도와서 마을 주민들이 새 길을 만들었다. 길을 넓히니 전보다 농사짓는 데 일손이 반으로 줄었다. 이 줄어든 일손과 힘만큼 다른 작물을 심고 새 농사법을 연구하게 되었다. 협동이 얼마나 중요한지, 협동을 함으로써 얼마나 큰 힘이 나오는지 생각해보지 않을 수 없다. 
 
힘을 합쳐야 강해진다

예전부터 일본 사람과 한국 사람을 비교하는 말이 있다. 일본인들이 한국인을 비하하려고 지어냈다는 말도 있지만 어쨌든 부족한 점은 고쳐야하기에 새겨들어도 무방하다. 일본 사람과 한국 사람이 일대일로 싸우면 보나마나 한국 사람이 이긴다. 한국 사람이 머리도 좋고 체격도 좋다. 그러나 2:2로 싸우면 서로 비등비등해진다. 급기야 3:3으로 싸우면 일본사람이 100% 이긴다. 왜냐하면 일본 사람은 단결이 잘되기 때문에 각자 자기주장만 하고 힘을 합칠 줄 모르는 한국사람을 이길 수 있다 한다.
공구업계에도 힘을 합치지 않아 좋지 못한 결과를 낸 회사들이 더러 있다. S사는 한때 종업원이 1,000명이 넘을 정도로 아주 막강했다. 그러나 지금은 아주 약해져버렸다. T사도 절삭공구분야에서 명성이 자자했지만 노사가 화합하지 못해 더 성장을 못했다. 
나는 대만을 방문할 때마다 공구협회관을 방문한다. 제조사 중심으로 공구협동조합이 설립되어 있고 잘 운영되고 있다. 물론 대만이라는 나라는 수출위주이기 때문에 우리와는 조금 다를 수 있다. 그러나 그들이 협회관을 중심으로 똘똘 뭉쳐 잘 운영되는 것은 분명 배워야 할 점이다. 외국 전시회를 나가 보면 대만은 공구분야에서는 선진국 이상으로 규모와 시스템이 아주 잘 되어 있다.
 
회관건립, 또 하나의 협동… 너무 심한 경쟁은 협동을 방해

작년 9월부터 우리 공구업계는 회관건립 추진위원회를 만들었다. 회관을 지으려면 많은 돈이 필요하지만 형편이 여의치 않았다. 그래서 15억원을 목표로 모금운동을 했다. 지난 9월 말까지 14억원 조금 넘게 모금됐다. 앞으로 충분히 목표액 이상 가능하리라 본다. 힘들 것이라 했는데 힘을 합치니 역시나 됐다. 우리업계 협회관을 세우는 것도 또 하나의 협동이다. 
그런데 너무 심한 경쟁이나 비방은 협동을 방해한다. 업계에 가까이 있다 보면 서로 좋을 때도 있지만 경쟁이 될 때도 많다. 원래 경쟁이란 가까운 사이에서 벌어진다. 명절에 친지들이 모이면 흡사 사위들끼리 경쟁심을 느끼는 것과 비슷하다. 하지만 그렇다고 서로 미워하거나 헐뜯으면 안된다. 사업 역시 마찬가지다. 너무 심한 경쟁으로 서로 미워하면 결국 곤란을 겪게 된다. 좋은 정보도 주고 받으며 서로 도와야 한다. 옆집이 발전해야 나도 발전하고 그 상가일대가 흥한다. 원수라 부르면 원수가 된다. 친구라 부르면 서로 돕는 친구가 된다. 친구와 협동하는 것만큼 내 사업을 위하는 일도 없다. 협회관 건립을 위해 우리가 협동하는 이유도 이와 같다. 따라서 협회관은 특정한 누군가에 의해서가 아니라 우리 모두 함께 만들어 가는 모습이 되어야 한다. 여러 사람이 노력을 들이고 숱한 과정을 거치며 만들어 가야 한다. 협회관이야말로 우리업계의 보람과 긍지이며, 새로운 길을 여는 구심점이 될 것이다.
 
혼자서는 한계 분명… 협동하자

따로 따로 한 사람 한 사람은 약하다. 그러나 같이 모이면 힘이 된다. 아무리 한 개인이 똑똑하더라도 협동하지 않으면 큰 일을 할 수 없다. 지금 시대는 합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 ‘혼자 밥먹지 마라’는 책을 보면 사람은 만나서 서로의 열정을 합칠 때 살아가는 기쁨도 생기고 열매를 맺는다고 강조한다. 혼자서 잘할 수 있다 하더라도 어느 순간 분명 한계가 생긴다. 여럿이서 해야 이 한계를 넘을 수 있다. 세상을 바꿀 수 있는 힘은 협동에서 나온다.
 
Alone we can do so little, together we can do so much.
혼자서 할 수 있는 일은 지극히 작으나 함께 한다면 우리는 아주 많은 것을 할 수 있다. -헬렌 켈러(1880~1968/ 미국 작가, 사회사업가)
 
혼자서 아무리 잘해봐야 함께 돕는 것보다 못하다. 특별한 인재 하나보다 평범한 사람 여러 명이 힘을 합치는 것이 결과가 더 좋다는 연구도 이미 나와있다. 나라발전이 위기에 빠졌다는 소리가 나온다. 공구업계도 마찬가지다. 돌파구가 보이지 않는다고들 한다. 하지만 이럴 때일수록 협동하는 정신이 필요하다. 남을 나보다 높게 여기고 협동하는 정신을 키워보자. 혼자가 아니라 같이 함으로써 더 잘 할 수 있고 분명 새 길도 열릴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