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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KERS

3M

 

특허만 10만개 혁신의 아이콘, 51개 주요기술 플랫폼이 비결

 

한국쓰리엠㈜ 이정한 부사장

 

 

 

 

스카치테이프와 포스트잇으로 유명한 미국 다국적기업 3M. 120년 넘는 역사를 가졌지만 여전히 혁신과 변화의 아이콘으로 인정받고 있다. 한국쓰리엠은 3M글로벌에서도 손꼽히는 주요시장. 최근 이정한 부사장이 10년만에 국내 복귀해 새롭게 체제를 다지며 미래를 그리고 있다. 

 


 

3M과 한국쓰리엠

 

3M 본사

 

3M은 1902년 창립, 본사는 미국 미네소타주 메이플우드에 위치해있다. 36개국에 150개 이상의 공장과 50개국에 R&D 및 엔지니어링 연구소를 두고 있다. 또 70개국에서 판매 및 마케팅을 진행하는 다국적 기업으로서 세계 곳곳에 그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사업부문은 안전 및 산업, 교통/운송 및 전자, 헬스케어, 소비재시장 등 크게 4개로 나뉘며 2021년 기준 354억불의 매출을 기록했다. 한국쓰리엠은 글로벌3M Top10에 속한다. 1977년 두산그룹과 합작기업으로 설립되었으며, 3M의 48번째 자회사다. 1996년 미국3M이 3M 지분을 전액 인수하며 글로벌에 속하게 됐다. 여의도에 본사를 두고 동탄연구소 및 경기도 화성과 전라도 나주에 주요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한국쓰리엠 직원은 1700여명, 매출은 현재 1조8천억원 가량 된다. 평택과 양산에 물류센터도 운영 중이다. 중학생 대상 사이언스 캠프와 STEM 멘토링 프로그램 및 기부, 봉사프로그램 등 사회공헌활동도 활발하게 진행 중이다. 

 


 

아시아 리더십포럼(좌) 및 아시아 의료학회(우) 참석모습.

 

세계속 한국위상 생각보다 강력해


“미국 파견근무 경험이 있지만, 이번엔 더욱 감회가 새롭네요. 2013년 한국을 떠난후 십년만에 돌아오니 그간 변화의 속도와 깊이가 크게 느껴집니다. 무엇보다 정겨운 우리말로 소통하니 더 좋습니다.”


사회, 정치, 경제 모든 면에서 진일보한 고국의 모습이 너무 자랑스럽다는 이정한 부사장. 무엇보다 새로운 세대의 약진이 돋보이는 점이 인상적이라고. 


“국민들이 느끼는 것보다 한국의 위상은 훨씬 더 높고 강력해요. 단순히 K팝, K드라마를 넘어 문화, 예술, 비즈니스 전반에 대한민국 리더십이 통합니다. 아주 뿌듯해요.”


10년 전만 해도 한국쓰리엠 출신 임직원이 다른 국가 사장으로 발령받는 게 흔한 일은 아니었다.


“다만 맡은 업무를 충실히 했죠. 조직이 요구하는 목표 그 이상을 수행하니 이 친구는 더 큰 일도 충분히 해낼 수 있겠다 판단해주신 것 같아요. 승진도 빨라 다른 데 갈 기회가 없었죠.”

 

10년간 호주와 뉴질랜드, 중국, 태국까지

 

그는 3M 근무 기간 중 반 이상을 해외에서 보냈다. 특히 지난 십년간은 여러 나라에서 다양한 업무를 수행했다.  


“처음엔 호주, 뉴질랜드지사 사장으로 시드니에서 근무하며 여러 산업 전반에서의 성장과 투자를 이끄는 등 회사 대표로서 업무를 수행했습니다. 두 번째는 헬스케어부문의 아시아태평양 본부장으로서 중국 상하이에 주재했지요. 그리고 팬데믹이 막 시작하는 시점에 태국 방콕으로 옮겨가 안전과 산업부문 동남아지역 본부장으로서 여러 나라의 영업, 마케팅, 채널 등 사업전반을 총괄했습니다. 언어와 문화가 다른 환경에서 여러 나라 사람들과 매일 부딪치며 효과적으로 소통하는 법을 배웠고, 다양한 고객과 시장 환경에서 많은 비즈니스 경험을 쌓았어요. 안팎의 산재한 어려움에도 쉽게 타협하거나 좌절하지 않는 강인한 리더십 성장을 이룬 기회였어요.”  

 

나라별 주요 공구와 산업용품 유통비중 달라


그는 세계 각국에 공구와 산업용품들이 골고루 유통되고 있지만 나라별 특성이 확연히 다르다고 말한다. 


“호주와 뉴질랜드 쪽은 유럽의 영향이 크고, 동남아시아시장은 일본의 영향이 커요. 호주의 경우 석탄, 철광석 등 광산업이 주요 산업군입니다. 광산 채굴, 운송 등에 최적화된 공구가 많아요. 트럭도 우리가 생각하는 스케일이 아니에요. 우리나라 트럭의 3~4배는 될 겁니다. 유럽에서 인구가 많이 유입돼 유럽의 산업, 문화의 영향이 큽니다. 동남아쪽은 일본은 물론 한국, 대만, 중국제품들이 상당히 많이 유통되고 있어요. 그 나라에 맞는 산업제품, MRO제품들이 유통된다고 봐야죠. 안전이나 환경법규는 선진시장이 강력하기 때문에 프리미엄급 공구와 산업용품들이 많이 유통됩니다.”

 

국내유통시장은 토종기업이 리딩하고 있어


글로벌기업의 경우 생산공장이 모든 나라에 있진 않다. 각 나라마다 주요 생산 및 소비품목이 다르기 때문에 제품 포지셔닝을 통해 지역 생산거점을 활용한다. 연구소도 마찬가지. 한국시장은 자동차, 전자 등 로컬서비스가 많이 이루어지고 있기에 한국쓰리엠 역시 경기도 화성 동탄에 연구소를 두고 많은 연구 인력들이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제조와 유통산업구조도 국내와 해외시장은 큰 차이점이 있다.  


“우리나라 제조나 산업용품 유통시장은 대부분 토종기업들에 의해 리딩되고 있는 반면, 다른 나라에서는 미국이나 유럽의 글로벌기업들이 진출해 다양한 로컬업체들과 경합을 하고 있습니다. 물론 유통관련 업체들의 인수 및 합병 또한 왕성하게 이루어지고 있어요.” 

 

 

연마부문 자동화, 로봇제조시스템 추진 중


3M이란 사명은 미네소타 광공업 회사(Minnesota Mining and Manufacturing Co.)에서 유래됐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처음에는 연마공장의 숫돌 채석생산에서 시작됐다. 사포와 연마재 생산으로 초기 업력을 다져왔듯 연마부문은 지금도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연마부문은 이미 수년전부터 자동화 및 로봇제조회사와 제조프로세스 개선작업을 수행해오고 있어요. 이를 위해 연삭속도와 수명, 안전성 최적화 제품을 지속 연구개발 중에 있습니다. 연마재 시장을 선도해온 큐비트론I과 II에 이어 한층 업그레이드된 신제품도 준비 중입니다. 최근 #1994 절단석 위조품 유통으로 고객들께서 많은 불편을 겪으셨습니다만 이에 단호하게 대처함으로써 문제해결에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발리푸드세이프티학회(좌) 및 태국 방콕병원 수술실 방문모습(우).

 

51개 주요기술 플랫폼이 쓰리엠 혁신의 노하우


3M 연마사포는 1914년 최초의 특허상품이 됐고, 1925년 마스킹테이프 발명은 스카치테이프 발명의 아이디어가 됐다. 1960년 최초의 저자극성 테이프를 발명했고, 1969년 첫 번째 달 착륙 때 우주비행사가 3M제품을 사용했다. 3M은 지금도 혁신과 변화의 아이콘으로 인식된다. 

 


“3M이 시장을 선도해온 비결은 사람과 아이디어, 과학의 힘으로 새로운 가능성을 만들고, 인류의 어려운 문제와 도전과제들을 해결해왔다는 데 있어요. 이는 오랜 캐치프레이즈인 ‘3M 삶에 적용되는 과학(3M Science Applied to Life)’에 잘 표현돼 있죠. 특히 51개의 주요기술 플랫폼을 보유하고 있다는 게 노하우입니다.”


영업현장이나 기술세미나, 고객과의 소통과정 등 여러 채널을 통해 수집되는 아이디어는 소재, 디지털, AI 등 R&D플랫퓸을 통해 믹스되고 활용되어 신제품으로 탄생한다. 3M 제품 중 실패에서 온 히트상품들이 많은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포스트잇이 대표적인 사례다.

 

태국고객 대부분이 배드민턴 애호가들. 덕분에 프로못지 않은 배드민턴선수가 됐다.(좌) 결혼식 주례로 신랑신부를 축복하는 자리에 나선 이 부사장(우).

 

마스크 밀착성능과 ESG가 화두


3M은 올해도 여러 신제품과 혁신기술들을 소개하고, 또 계획하고 있다. 


“‘Secure Click’이라고 하는 반면형/전면형 직결식 방진·방독마스크 시스템이 있어요. 고객들의 오랜 니즈 중 하나인 대화의 용이성과 자가밀착검사가 가능한 최상의 신제품이라 자신합니다.”


ESG경영도 놓치지 않는다. 특히 3P(Pollution prevention pay)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환경을 최우선으로 경영하고 있다. 지속가능한 가치를 위해 제품 생산시 물사용량과 탄소배출 감축 등 20년에 걸쳐 10억 달러 규모의 환경보호투자를 실천하고 있다. 그외 지역사회와 연계한 봉사활동이나 사회공헌활동도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자율선택근무제로 개인 락커룸을 별도로 확보해두는 한편(좌), 직원들을 위한 북카페 공간(우)이 조성돼있다. 

 

삼풍백화점 붕괴현장에 자발적으로 마스크 들고가 


삼풍백화점 붕괴현장에 마스크 1천개를 들고 달려간 일화는 당시 언론보도는 물론 한국쓰리엠 레전드로 꼽힌다. 한국쓰리엠은 당시 추가로 1만개 이상 안전마스크와 방독면 등을 구조작업에 내놨다. 


“민망한 얘기지만 당시 제가 입사 2년 정도 지나 영업부로 발령된지 얼마 되지 않은 때였어요. 차를 타고 이동 중에 붕괴소식을 들었죠. 이전에 해외뉴스를 통해 붕괴현장의 석면, 유리섬유, 분진 때문에 구조대원이나 자원봉사자들에게 마스크와 방독면이 중요하단 사실이 떠올랐어요. 바로 대리점에 전화했죠. 재고 다 가져와 달라고, 저도 현장으로 바로 달려가고요. 결재도 받지 않고 제 판단으로 바로 실행한 일이었지만 그런 자유로운 조직문화와 회사의 사회공헌에 대한 인식이 그 일을 가능케 했어요.”

 

 

한국쓰리엠 동탄연구소

 

Work your way, 자율선택근무제 


3M의 변화와 혁신은 자유로운 조직문화 뿐만 아니라 직원들의 근무방식에도 나타난다. 사무실 안에서도 자유롭게 공간이동하며 근무가 가능하다. 1인 공간을 예약해 사용하고, 라커룸에 비품을 보관한다. 최근에는 ‘Work your way’라는 자율선택근무제를 통해 비즈니스모델을 직원 스스로 설계해 일할 수 있게 했다. 재택근무나 매일출근 또는 일주일에 한두번만 출근하는 하이브리드 타입을 선택하든 본인의 업무수행에 문제가 없다면 모두 가능하다. 북카페와 라운지, 스낵바는 물론 임팩트 프로그램, 가족상담서비스 등 직원들의 행복한 직장생활을 위한 지원서비스도 다양하다. 추가로 1인 전화부스, 개인 사무공간과 이동형 데스크, 소형 회의실 등 사무공간이 새롭게 재구성, 오픈된다.

 


 

열정과 긍정의 리더 이정한 부사장과 일문일답

 

스스로를 열정과 긍정 에너지가 가득한 
포용력 높은 리더라 칭하는 이정한 부사장. 
30년 이상 3M 근무경력으로 3M ‘通(통)’이라 
불린다. 다음은 이정한 부사장과 일문일답. 

 

 

32년간 3M에 몸담아오면서 특별히 자부심을 느낀 부분이 있다면?

 

3M은 글로벌기업윤리연구소(Ethisphere Institute)에서 선정하는 세계 최고의 윤리적기업에 10년 연속 선정되었어요. 포춘지가 선정하는 가장 존경받는 기업이자 혁신적인 기업으로 자리매김한지는 오래입니다. 최근에는 가장 일하기 좋은 직장으로 꼽히기도 했지요. 혁신과 품질, 그리고 윤리경영의 상징인 3M의 일원으로 30년 넘게 일한 것이 큰 영광입니다. 

 

지난 10년간 해외체류여정 동안 큰 수확이 있었다면? 

 

저는 85학번이에요. 한국에서 나고 자라고 공부하고 군대도 다녀왔죠. 한국과 외국을 오가다보니 한국에서 외국사람과 일하는 것 그리고 외국에서 외국사람과 일하는 것은 천지차이라는 걸 발견하게 됐죠.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니라 다른 시각이 존재한다는 걸요. 내가 틀릴 수도 있다는 걸 알게 됐고, 또 여러 가능성을 열어두는 법을 배웠어요. 포용력이 커지고 인내심이 늘었어요. 배움의 연속이었죠. 아, 그리고 호주에서 막내, 우리 강아지를 만났죠. 이제 10살 됐는데, 호주, 중국, 태국, 한국까지 4개국을 다닌 강아지는 아마 없지 않을까요? 태국에서는 고객들과 비즈니스를 위해 배드민턴을 아주 열심히 쳐서 시합에 나갈 정도 실력이 됩니다. 아들은 호주, 딸은 홍콩에 두고 서울로 돌아왔지만 또다른 수확이 있겠죠? 

 

앞으로 한국쓰리엠의 포부와 계획을 알려주세요.

 

국내외적으로 경기가 어렵고 힘들지만, 한국쓰리엠은 몇가지 중요한 변화와 목표를 가지고 있습니다. 우선 전사적 관리시스템을 SAP로 통합해 성공적으로 안착시킨 후 고객들에게 새로운 가치와 혁신을 제공할 수 있는 신제품 출시 프로젝트를 차질없이 진행하는 것입니다. 글로벌에서 매년 천개이상 신제품이 나오는데, 지난 5년 동안 개발된 신제품들이 전체 매출의 3분의 1을 차지해요. 올해가 가장 중요한 시점이라 봅니다. 매년 10% 성장을 목표로, 내년엔 기지개 활짝 펼 수 있도록 차곡차곡 마케팅 전략을 실행해나가겠습니다. 

 

마지막으로 고객에게 인사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항상 3M 브랜드를 사랑해주시는 고객님들께 감사의 말씀 올립니다. 지치지 않는 열정으로 긍정적인 에너지를 조직에 전파하고 다양한 문화와 세대를 아우르고 협의를 이끌어내는 리더로서 한국쓰리엠을 잘 이끌어가겠습니다. 앞으로도 모든 가정과 삶, 기업에 도움되는 혁신적인 제품과 기술을 가지고 찾아뵙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이정한 부사장은 1966년 서울생. 건국대 학사 및 서강대 경영학 석사학위 취득. 1991년 한국쓰리엠 입사후 안전 및 그래픽 사업본부장, 2013년 호주·뉴질랜드 사장, 2017년 아태 헬스케어부문장, 2020년 동남아 안전&산업부문장을 지냈다. 취미로는 배드민턴, 골프, 요리가 있다.

 


 

_ 김연수 / 사진 _ 세탁선스튜디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