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한국인이 가장 가고 싶은 여행지 - 경북 문경새재
한국인이 가장 가고 싶은 여행지
경북 문경새재
문경새재는 자연과 역사가 어우러진 우리나라 대표적인 옛길이다. 영남에서는 한양으로 올라가는 중요한 길목이자 경상도와 충청도를 연결하는 대표적인 길이다. 옛날에는 선비들과 보부상이, 오늘날에는 수많은 관광객이 이 길을 찾는다. 정자, 주막 터, 성황당, 각종 비석 등은 물론 선비들의 과거길에 얽힌 수많은 설화가 전해 내려와 흥미를 더한다. 산새와 계곡, 폭포 등 빼어난 자연 경관을 가까이서 느낄 수 있어 얼마전 '꼭 가봐야 할 관광지 1위'로 뽑히기도 했고,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선'으로 꾸준히 사랑받고 있다. 자연이 아름다운 가을 옷으로 갈아입는 9월. 걷기도 좋고, 보기도 좋은 문경새재로 떠나보자.
문경새재 옛길
조선 태종 때 뚫린 문경새재는 이웃한 하늘재와 이우리재 사이에 새로 뚫린 고개라 하여 붙은 명칭이다. 수많은 선비가 청운의 꿈을 안고 넘었던 고개요, 영남의 보부상들이 무거운 봇짐을 메고 “굽이야 굽이야 눈물이 난다.”라고 한탄하며 넘던 문경새재. 새도 날아 넘기 힘들 만큼 높고 험한 고갯길로 유명했지만, 그 옛날 동래에서 한양을 잇는 또 다른 관문인 추풍령이 보름, 죽령이 열엿새 걸리는 데 비해 새재는 열나흘로 가장 빠른 코스였기에 500여 년간 영남과 한양을 잇는 중요한 관문 역할을 했다. 과거를 보러 가던 선비들 또한 추풍령은 추풍낙엽 떨어지듯, 죽령은 대나무미끄러지듯 낙방할 것 같다는 이유로 유독 이곳을 고집했다는 이야기도 전해 온다. 문경(聞慶)이란 명칭도 과거에 급제한 선비들이 소식을 빨리 전하기 위해 돌아오던 길이기도 해 ‘경사스러운 소리를 듣는다.’라는 의미에서 붙은 것이다.
문경새재 옛길은 제1관문인 주흘관에서 시작된다. 제3관문인 조령관까지는 6.5km. 다소 긴 구간이지만 맑은 계곡물과 숲이 어우러진 흙길로,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선’ 중 하나이자 명승 길로 지정되어 트레킹 명소로 인기가 높다. 이 고갯길이 지금껏 흙길로서의 정취를 간직하고 있는 것은 1970년대 국토 개발을 진두지휘한 박정희 대통령이 유독 이 고갯길만큼은 포장하지 말라고 지시한 덕분에 지금은 ‘나라 안 에 제일가는 옛길’로 자리매김하게 된 것이다. 그 길목엔 조선 시대 공무 출장 관리들에게 숙식을 제공하던 조령원 터를 비롯해 경상도 신구 관찰사가 업무를 인수인계하던 교귀정, 옛 모습 그대로 복원한 주막과 팔왕폭포 등 볼거리도 다양해, 걷는 길이 심심치 않다.

문경새재 오픈 세트장
이용시간 : 오전 8시~오후 6시(동절기 오후 5시까지)
입장료 : 어른 2000원, 어린이 500원
문 의 : 문경새재관리소 054-571-0709
주흘관을 지나자마자 왼쪽에 자리한 KBS 오픈 세트장은 예기치 못한 상황으로 늦은 저녁에 도착한 ‘1박 2일’ 멤버들이 임시 숙소를 꾸리고 복불복 게임을 펼친 곳이다. 드라마 <태조 왕건>을 시작으로 <제국의 아침>, <대조영>, <대왕 세종> 등의 촬영지로, 조선시대 거리가 형성되어 있다. 광화문을 중심으로 경복궁 근정문과 국사를 논하던 사정전, 왕의 처소이던 강녕전, 왕비의 처소이던 교태전, 동궁전을 비롯해 양반촌과 저잣거리 등을 고스란히 재현해 놓아 과거로 시간 여행을 떠날 수 있는 곳이다.
이런저런 볼거리도 많지만, 문경새재의 참맛은 걷는 그 자체에 있다. 특히 1관문과 2관문 사이 3km 구간은 길도 넓고 평탄한 데다 매끄러운 흙길로 이루어져 신발을 벗고 걷는 맛이 그만이다. 맨발로 지그시 밟는 마사토의 까칠함이 좋을뿐더러 발바닥 지압효과로 피로 해소에도 좋다니 일석이조다. 조곡관을 지나면 굽이굽이 똬리를 틀며 이어진 고갯길이 약간 가파르게 이어지지만, 한층 깊어진 숲에 고즈넉함이 배어 있다. 문경새재 아리랑비를 지나 ‘장원급제길’이라 이름 붙은 좁은 길로 접어들면, 돌을 책처럼 쌓아 놓은 책바위도 볼 수 있다. 지름 2m, 높이 2m 크기의 돌탑으로, 그 옛날 선비들이 급제를 기원하던 곳이자, 해마다 입시철이면 수많은 사람이 찾아와 합격을 기원하는 곳이다. 이곳을 지나 제3관문인 조령관을 넘어서면 충북 괴산 땅이다.

옛길박물관
주흘관 입구에 자리한 국내 최초의 길 전문 박물관이다. 땅 위에서 갈라지고 합쳐지는 산과 물을 따라 형성된 크고 작은 길 위에서 우리네 삶이 어떻게 이어져 왔는지 생각해 보게 하는 의미 있는 곳이기도 하다. 전시관 안에는 과거를 보러 가던 선비들의 세세한 소지품과 문경 선비들이 남긴 고서와 그림, 유물, 그 옛날 길손들의 안전과 편의를 도모하기 위해 곳곳에 설치한 표지 등을 볼 수 있다. 아울러 사람과 길에 대한 이야기를 아름다운 영상으로 보여 주는 옛길 영상관을 비롯해 풍속화로 보는 길 떠나는 사람들, 문경새재 길에 얽힌 이야기 등을 다양하게 볼 수 있다.
관람시간 오전 9시~오후 6시 (동절기 오후 5시까지)
문의 054-572-4000
쌍룡계곡
이른 아침, 드라마 촬영으로 숙소에서 쫓겨난 멤버들이 찾아간 곳은 문경시 농암면 내서리에 위치한 쌍룡계곡이다. 물이 유난히 맑아 청룡과 황룡이 놀다 간 곳이라고 하여 이름 붙은 쌍룡계곡은 속리산에서 발원한 계곡이 도장산과 청화산을 좌우에 두고 흐르는 계곡이다. 계곡 줄기를 따라가다 보면 몸 한 자락을 계곡물에 담근 바위 위에 살포시 앉아 있는 아담한 정자, 사우정을 볼 수 있다. 사우란 산·수·풍·월을 의미하는 것으로, 정자 뒤편으로 야트막한 산이 펼쳐지고 앞으로는 물이 흐르며, 숲과 계곡에서 빚어내는 청아한 바람에 밤이면 휘영청 밝은 달빛이 포근하게 감싼다 하여 붙은 이름이다.
사우정을 바라봤을 때 아담한 시멘트 다리 오른쪽은 수심이 엄청 깊어 입수가 금지되어 있지만, 왼쪽은 물놀이하기에 적당한 깊이로 일어나자마자 자리에서 쫓겨난 멤버들이 더위와 피로를 풀기 위해 풍덩풍덩 뛰어든 곳이다. 이곳에서 계곡을 따라 안쪽으로 더 들어가면 본격적으로 쌍룡계곡이 펼쳐져 있고, 다리 건너에는 계곡 주차장이 있다. 넓은 계곡 한복판에 소나무가 불쑥불쑥 솟아난 모습이 이채롭고, 바위 틈틈이 물놀이하기에 딱 좋을 만큼의 물이 고였다 흐른다. 주차장에서 계곡 안쪽으로 2km가량 들어가면 심원사가 있어 산책하기에도 제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