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난받으며 자란 아이 VS 인정받으며 자란 아이
자녀에게 ‘완벽’ 보다 ‘허용’을 경험하게 하라
판단하는 부모들, 행복하진 못한 아이들
현재를 살아가는 부모도 한 때는 누군가의 자녀로 성장해 왔을 것이다. 어렸을 때 부모가 자신의 말을 들어주지 않아 힘겹아이든 어른이든 누구나 좀 더 나은 자신이 되고 싶어 한다. 지금보다 더 나아지기 위해서 현재의 ‘나’를 타인과 비교하거나 자신의 원하는 모습과 비교하며 비판적인 시선으로 보는 것이 자기발전의 시작이며, 크는 아이의 경우에도 옳고 그름을 알아간다는 것은 바람직한 현상이다. 그러나 삶에서 ‘판단’이라는 익숙해진 습관적 자세로 어른이 되어 자녀를 키우다 보면 그 ‘판단하기’ 대상이 자녀에게 돌아가므로 자녀교육에는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왜냐하면 자녀를 향한 ‘판단’
은 논리적으로 일관성을 가지고 설득하기 때문이며 ‘판단하는 사람’의 역할은 ‘힘 있는 부모’가 일방적으로 맡게 되어 자녀는 수동적이어야 하기 때문이다.
나이든 부모도 성장한 자녀를 대하는 태도를 잘 바꾸지 않는 것과 같이 부모는 유연하게 자녀에 맞게 대응하지 못할 수 도 있다. 사춘기의 자녀가 자신의 생각을 키우며 심리 신체적으로 급격한 변화를 보일 때조차도 변해버린 자녀의 태도 를 문제 삼기 십상이다.
그러므로 부모가 이성적인 자세로만 자녀를 대하면, 자녀는 정서적 경험보다 이성적으로만 살아가는 데 익숙해져 행복감을 느낄 수 없게 된다. 우리나라는 능력만 있으면 만사 오케이다. 부모는 각자의 장소에서 일 잘해서 능력을 인정받고, 자녀는 공부 잘 하는 등 모두가 잘해야 서로가 서로를 부끄러워하지 않고 얼굴을 들 수 있는 분위기이다. 재촉하는 사람도 없지만 계속 뛰어가야 하는 이런 분위기는 경쟁심을 부추긴다. 그래서 쉬지 않고 뭔가 해야만 하는 압박감이 따라 다닌다. 그래서 실패하지 않으려는 완벽주의를 지향하고 추구한다.
더 나은 사람이 되는 것이 결코 잘못된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이것이 지나치면 일상적인 일도 잘 해내지 못할뿐더러 잘못된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보게 된다. 다음은 우리 주변에 많이 널려있는 얘기들이다. 이들이 각자 어렸을 때 어떤 분위기에서 성장했기에 이런 모습이 되었을까? 이 중에 내 이야기는 없는가? 그 입장이 되어 읽어보라.
사소한 일로 스스로를 괴롭히는 사람들
“나는 무슨 일을 할 때는 ‘완벽해야 한다’고 생각하죠. 절대 실수하지 않으려고 확인하는 것을 거듭하다 보면 일이 진행되지 않고 다른 사람보다 시간이 두 배나 걸려요. 어떤 때는 확인하다가 시간이 너무 지체돼 일 자체를 포기한 적도 있어요. 내가 실수해서 지당하는 것보다는 포기하고 핑계로 둘러대는 것이 차라리 나아요. 실수를 지적당하는 것은 내게 큰 상처가 되거든요.”
35세, 남자, 전문직
“어떤 일을 끝내고나면 내 머릿속에서 “그걸 왜 그렇게 했니?”, “왜 그런말을 했어?”, “적어도 이렇게 했어야 하는데...” 라며 제 자신의 말과 행동을 찾아 나를 비난하는 말을 스스로에게 말하죠. 남들이 뭐라 하든 내가 하는 일은 하나도 제대로 된 게 없고 항상 부족한 사람으로 느끼죠. 가끔은 “시끄러!”, “날 좀 내버려 둬!” 라고 소리치고 싶어요.“
43세, 여자, 주부
“난 지금보다 더 나아져야 된다고 생각해요. 사람들은 날보고 욕심이 많다고 하지만 난 아직 더 배울 게 많다고 느끼죠. 더 많은 것을 배워야 안심이 될 거 같아요. 사람들은 내가 삶에서 이룬 것들에 감탄하지만 내가 무엇을 얼마나 이루었는가는 중요하지 않아요. 아무리 해도 자신이 모자라게만 느껴지거든요.”
55세, 남자, 기업가
위에서 열거한 것처럼 내 아이가 나중에 사소한 일에도 스스로를 괴롭히며 살아도 괜찮다고 생각하는 부모는 없을 것이다. 내 아이가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존중하고 스스로 발전할 수 있도록 마음의 힘을 돋우어 주고 부모자신의 실천적인 모습을 자녀들에게 보여주며 따뜻함을 느낄 줄 알게 하는 것이 부모가 해야 할 일이다. 그래서 자녀를 바로 알고자 하면 먼저 부모자신의 욕구나 맺힌 한(恨)에서 자유로워져야 한다고 강조하고 싶다.
비난받는 아이와 인정받는 아이
사실 우리는 태어날 때부터 이미 선함과 강함, 현명함을 갖고 태어났다고 한다. 그러나 어렸을 때, 부모가 자녀를 기르는 과정에서 자녀에게 수없이 많은 메시지를 전달한다. 자녀는 부모에게서 받은 자신에 대한 이야기들이 곧 ‘자신’이라고 믿으며 사회 안에서 그 방법을 쓰며 살아가게 된다. 다시 말해서 부모가 나에게 잘못을 반복적으로 지적하고 나무란다면 ‘나는 못난 아이’ 또는 ‘무능한 아이’, ‘나쁜 아이’ 로 생각하고 ‘자기 말’을 속으로 되뇌며 자신의 부족함을 보완하려고 애쓴다는 것이다. 그 ‘애씀’은 일상을 자기 식의 관점으로 보고 해석하며 신체적인 긴장을 동반하여 특정 부분을 회복하기 위해 지나치게 노력할 수도 있으며, 이로 인해 보편적인 많은 경험세계를 놓칠 수도 있다.
이런 잘못된 자기이해로 인해 원래 타고난 선함이나 강함, 현명함이라는 능력과 단절되게 된다. 자기의 모습을 바로 알지 못했을 때, 일
상에서는 항상 불편감을 느끼게 되고, 위에 제시된 몇 개의 사례처럼 자기 스스로에 대해 만족하지 못하거나 혼란을 느끼게 된다.
부모는 어떻게 하면 자녀가 있는 그대로의 자기를 알고 지키도록 양육할 수 있을까? 많은 학자들이 자녀의 낮은 자존감은 부모의 양육태도에 원인이 있음을 주장한다. 아이의 자존감 수준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아이가 태어난 뒤 3~4년 동안 부모가 아이를 어떻게 키웠는가에 따라 결정된다. 엄마가 아이를 사랑하고, 격려하고, 공정하게 대하고, 꼭 필요한 경우에는 혼내기도 하고, 아이에게 해야 되는 것과 하지말아야 할 것을 분명하게 알려준다면 아이는 ‘세상은 사랑하며 살아가야 하는 곳이구나’ ‘누군가 힘들 때는 내 격려가 필요해!’ ‘남에게 피해주는 일은 하면 안 돼!’ 라고 타인과 자신을 돌볼 줄 아는 어른으로 자라게 된다.
아이의 있는 그대로를 바라보고 들어주자
그러나 엄마가 아이의 욕구를 무시하고, 비난하고, 불공평하게 대하고, 필요이상으로 혼내고, 해야 되는 것과 하지 말아야 할 것을 분명하게 알려주지 않는다면 아이는 ‘세상에는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있는 곳이 아니야’ ‘난 없어도 되는 존재인가 봐’ ‘난 나쁜 아이인가 봐’‘난 맞아도 싸’ 등등의 생각을 하며 늘 불안해하게 되고 스스로를 탓하면서 낮은 자존감으로 고통 받게 된다. 그렇게 되지 않기 위해 비난, 모욕 주는 언어를 피하고, 아이의 능력에 벗어나는 과도한 요구를 하지 말며, 과잉보호 등으로 너무 구속하지도 말고, 이유나 설명 없이 아이의 요구를 거부하지 말며, 아이의 정서를 방치하지 않아야 한다.
자, 이제 아이의 눈을 바라보며 정답게 말을 건네 보라! 부모의 정(情)이 아이의 가슴에 닿도록 진실한 마음으로 따뜻함을 목소리에 담아 아이에게 건네 보라! 항상 웃는 얼굴을 자녀에게 보여주라! 자녀를 위해 부모교육에 시간을 할애하라! 끈기 있게 부모 자신을 변화시켜라! 그래서 우리가 이루었던 것들 위에 더 큰 미래를 만들어 갈 수 있도록 크는 자녀들에게 먼 시야를 확보해 주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