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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 CULTURE

[공구화보]

 

TROPICAL TOOLS 열대 공구

 

햇살 뜨거운 한여름. 열대 과일과 어울리는 공구들.

 

 

아보카도 수평계

 

과일의 번식은 포식자에 달렸다. 씨와 함께 먹히고 이동되어 분변으로 배설됨으로써 번식은 이루어진다. 라틴아메리카가 원산지인 아보카도는 커다란 씨앗 탓에 통째로 삼켜 씨를 퍼트리던 매머드 등의 대형 동물이 멸종된 뒤로 번식이 중단되었다. 멈췄던 번식은 스페인 인들의 아메리카 대륙 도착으로 재개되었지만 아보카도에게 좋기만 한 일일까? 씨앗이 성가신 인간들은 씨 없는 아보카도를 개발해 냈다. 어쩌면 미래 세대는 씨 있는 아보카도를 상상조차 못할지 모른다. 지금의 바나나처럼. 모든 것에는 균형이 필요한 법이다. 
상하좌우 균형을 잡는 케이오디 원형수평, 멀티수평

 


 

 

용과 테이퍼게이지

 

붉은 보랏빛의 화려한 색상과 여의주나 백제금동대향로를 떠올리게 하는 강렬한 생김새. 속살은 새하얀 과육에 검은색 씨가 잔뜩 박혀있어 쿠키 앤 크림 아이스크림을 떠올리게 하는 용과. 이만큼이나 화려한 모양새를 하고 있지만 ‘젖은 스티로폼과도 같은 맛’이라 평가될 정도로 그 맛은 그저 그렇다. 이런 용과와 상반된 공구로 테이퍼게이지를 꼽겠다. 철자와 같은 평범한 외양에 가격도 몇 천 원 정도로 저렴하지만 파이프의 내경과 틈새 간격을 측정하는 테이퍼게이지의 신뢰도는 매우 뛰어나다. 외모로 모든 것을 판단할 수는 없는 법이다.
블루텍 테이퍼게이지

 


 

 

망고스틴 방폭파이프렌치

 

망고스틴은 섭취 전 주의가 필요한 과일이다. 구입 후 꼭 베이킹소다를 탄 물에 담아 잘 씻은 후 먹어야 한다. 특히 현지에서 구입한 망고스틴이라면 개미 등 작은 벌레들이 꼭지 안쪽 잎사귀 등에 꼭꼭 숨어 있으니 더욱 그렇다. 깨끗이 씻고 나서도 찝찝하다면 방폭공구로 한두 번 톡톡 두드려보는 건 어떨까. 방폭공구의 주재료인 구리에는 살균 효과가 있으니 말이다. 심리적 위안이라도 받아 보자. 
스마토 방폭파이프렌치

 


 

 

파인애플 탱크줄자

 

솔방울과 닮은 모양에 맛은 사과같다 해 이름 붙여진 파인애플은 아메리카가 원산지로 처음 유럽에 소개된 것은 1493년, 콜럼버스가 스페인으로 가져왔을 때였다. 스페인 왕실과 귀족들은 그 맛에 반했지만 유럽에서는 재배가 불가능해 대서양을 건너 배로 수송하는 수밖에 없었다. 따라서 파인애플은 엄청난 고가였고 그야말로 부의 상징과도 같았다. 콜럼버스가 항해하던 대항해시대에는 오직 바람과 인력으로만 배가 움직였으나, 기름 또는 가스를 이용해 배와 비행기로 많은 양이 수송되는 지금, 파인애플은 누구나 구입 가능한 과일이 되었다.  
선박 기름 탱크의 기름 양을 측정하는 리치터 탱크줄자

 


 

 

자몽 레이저수평

 

자몽의 영어 명칭인 그레이프프루트(Grapefruit)에 대해 의아해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포도송이처럼 군집을 이루어 자라나는 자몽의 열매를 보면 고개를 끄덕일 것이다. 자몽은 맛과 향도 좋고 골다공증과 동맥경화예방 효과가 있으며 또한 지방 분해효과까지 뛰어나지만 약을 복용할 때는 상당한 주의를 기울여 섭취해야 하는 과일이기도 하다. 민감한 레이저수평은 상하좌우 수직 수평을 잡는 데 유용하지만 사용 시 진동과 충격에 주의해야 한다.
블루텍 레이저수평

 


 

 

멜론 낙하산체인

 

멜론은 맛있게 먹기 위해서는 인내가 필요하다. 후숙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후숙 없이 바로 먹을 경우 ‘비싸지만 맛없는 과일’로 오해할 수 있다. 후숙 방법은 서늘하고 직사광선이 들지 않는 곳에 2~7일 정도 놔두는 것. 후숙을 마친 멜론을 조각내 깎아 1~3시간 동안 냉장고에 넣어두었다 먹으면 단맛이 더 강해진다. 충격을 받아 깨지거나 금이 간 멜론은 후숙이 불가능하므로 구입하지 않는 것이 좋다. 제품을 들어 올릴 때 사용하는 낙하산체인 역시 파손이 관찰된다면 반드시 폐기해야 한다. 사고 발생의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UDT 낙하산체인

 

기획·글 _ 이대훈 / 사진 _ 이창우(모임스튜디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