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차

LIFE & CULTURE

[라이프] 인생 2막 ‘과거는 잊어줘’



인생 2막 제대로 열려면 ‘과거는 잊어줘’

왕년 들먹이면 왕따



멘붕하는 사람들
 
새로운 출발을 위해서는 지난날을 빨리 잊어야 한다. 왜냐하면 좋았든지 나빴든지 과거에 사로잡혀 살다 보면 미래지향적인 삶을 살기 어렵기 때문이다. 우리의 뇌는 우리가 평소 어떤 말을 자주하는지에 따라 반응한다. 지난 시절을 추억하며 즐기는 것까지는 좋으나 자꾸 반복하여 되뇌다 보면 뇌의 조종에 의해 생각이 바뀌고 행동도 달라진다. 인생이모작을 시작하면서 습관적으로 미래를 말하면 호기심도 생기고 삶의 활력이 생겨나게 된다. 말은 쉬워 보이지만 이를 깨닫고 실행에 옮기는 것은 무척 힘들다. 자신이 이런 잘못된 습관과 행동에 젖어 있는지 세밀히 살펴봐야 한다.
인간을 많이 연구한 학자들에 따르면 인간은 공통적으로 어렵고 힘들었던 과거는 잊어버리고 싶어하고 좋았던 시절은 기억하려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좋은 기억을 가지는 것 자체가 나쁘다는 의미는 아니다. 그런데 튼튼한 울타리가 있었던 일모작 직장 생활을 그리워하면 이모작 인생을 시작하기 어렵다. 공중을 날아다니다 갑자기 지상으로 추락하여 땅에서 기어가는 듯한 느낌이 오면 어김없이 자괴감이 밀려오게 된다. 우울해지고 만사가 귀찮아진다. 멘붕이 이렇게 해서 생겨나는 것이다. 일모작 인생의 지난날을 잊고 지금은 새롭게 출발해야 하는 때이다.
혹 공구상 하시는 분들 중에 내가 왕년에 대기업에서 임원이었네, 부장이었네 하는 생각을 하시는 분들이 있는지 모르겠다. 이런 말이 있다. 방송국 국장, 기자, 공사나 기관의 임원, 공무원하던 사람들이 퇴직 후 창업을 하면 실패할 확률이 99%다. 왜냐? 바로 권위적인 태도가 몸에 배여 굽히거나 부탁하는 일을 못하기 때문이다. 또 자신의 지위에 의한 관계만 있지 인간적인 관계가 부족하면 인생2막을 시작하기 어렵기 때문. 하지만 생각을 바꾸면 얼마든지 새로운 인생과 인간관계가 열리고 충분히 즐거울 수 있다.



인생2막의 목표는 ‘행복’

일모작 직장을 퇴직했다면 이제 현재와 미래를 즐길 차례이다. 이모작도 즐길 자세가 되어 있으면 매사가 달라진다. 지금 우리는 30년 전 부모님 세대에 비해 덤으로 사는 것이다. 덤으로 사는 인생길을 고달프게 사는 것은 지금까지 행복하게 살아 온 세월을 무색하게 하는 것이다. 당당하게 허리를 펴고 꿋꿋하게 살아보자는 말이다. 돈을 벌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묶여 하고 싶은 일을 평생 하지 못하고 참고 참으며 살아온 지난날이 아니던가. 비록 일모작에 비해 수입은 적을지라도 돈이 행복의 전제조건이 아니기 때문에 먼저 마음부터 행복감에 젖어 살면 자신은 물론 배우자와 가정의 평화도 함께 누리게 된다.


‘내가 왕년에…’

모임에만 가면 ‘내가 왕년에’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사는 사람이 있다. 후배들을 만나도 기죽지 않으려고 과시하듯 왕년의 이력을 들먹인다. ‘나 이렇게 대단했소’라고 말하면 상대가 인정해줄 것이라 생각하는 것일까. 그 속내를 보면 오히려 단순하다. 자기 위로일 뿐이다. 현재의 초라함을 잠시나마 잊으려는 발버둥일 뿐이다. 그래서 ‘왕년에’라고 말하는 순간 상대나 후배들에게 그는 더욱 초라한 사람이 된다. 속으로 딱하게 여기고 있다는 걸 알아야 한다. 얼마나 지금의 모습에 자신이 없으면 과거만 이야기 하겠는가. 그 과거 없이도 당당할 수 있는 인격적 내공을 여태 쌓지 못하고 뭘 하고 늙었단 말인가. 더욱 불쌍하게 보일 게 아니라면 ‘나 알고보면 이런 사람이었어’라는 말은 할 필요가 없다. 이미 내 얼굴과 어깨에, 또 말 한마디의 그동안의 역사가 다 비치고 있음을 알아야 한다.
더욱이, ‘내가 왕년에’라는 말을 입에 달고 다니는 사람치고 미래를 꿈꾸며 사는 사람이 없다. 과거에 만났던 사람들과 직장과 나라와 가족을 사랑하는 마음을 가슴에 품고 살면 오늘의 자신이 얼마나 자랑스럽고 믿음직한지 모른다. 세상에 태어나 남들처럼 그럴싸하게 이름을 크게 날리지는 못해도 건강하고 행복하고 멋지게 살다가 조용히 사라지는 것이 성공한 사람의 뒷모습이다. 한 세상 살면서 쓰레기만 잔뜩 남기고 가지 않고 그래도 저 사람을 보면 행복해 보인다는 말을 듣는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 과거는 흘러갔다. 다시 오지 않는다. 더 이상 지난날에 살지 말고 미래를 향해 활짝 창문을 열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