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교에서 투자론을 강의를 들으면, 가장 먼저 배우는 것이 'High risk, High return'이다. 위험이 높을수록 수익도 크다는 뜻이다. 반대로 하면 수익이 크다는 것은 위험하다는 뜻도 된다. 불황기에는 시장이 어떻게 될지 모른다. 다시말해, 위험수준이 굉장히 높아지는 시기다. 물론 다양한 금융상품이 쏟아지고 있고, 파생상품의 경우 경기 흐름의 방향만 알아도 수익을 볼 수 있지만, 사실상 금융 분야의 전문가라 불리는 사람들에게도 힘든 부분이다.
회사는 항상 나가라고만 한다?
“정년연장은 달콤한 독약 … 대체불가 스페셜리스트 되어야”
책 '88만원 세대'에서, "지금의 20대 중 상위 5% 정도만이 5급 사무원 이상의 단단한 직장을 가질 수 있고 나머지는 평균 임금 88만원 정도를 받는 비정규직 삶을 살게 될 것이다."라고 했다. 30년 전에 스웨덴에서 아바(ABBA)가 'The winnner takes it all'이라 하더니, 정말로 승자가 모든 것을 독식하는 시대가 도래했다.
맞다. 회사는 항상 나가라고만 했고, 앞으로도 기회만 되면 계속 나가라고 할 것이다. 자본가, 즉 회사의 입장에서는 매출에서 매출원가를 비롯한 제반비용을 뺀 나머지가 이익이다. 경제학에서의 '합리적 인간'은 이기적으로 이윤을 추구하기 때문에 우리의 월급은 최저시급이 올라가지 않는 이상 쉽게 올라가지 않는다. 또 인건비를 제외하고서는 쉽게 줄일 수 없는 비용들이고, 따라서 불황이 오면 거의 매번 정리해고의 바람이 분다.
작년 5월 22일, 법적 정년을 55세에서 60세로 바꾸는 '정년 60세 연장법'이 통과됐다. 2030년이면 한국도 65세 인구가 전체의 20%를 넘어가는 초고령사회에 진입할 예정이고, 때문에 은퇴하지 않고 5년이나 더 일할 수 있다는 점에서 꽤나 괜찮은 제도로 보인다. 하지만, 법적으로 의무화 된다고 한들, 동네 통닭집이 갈수록 많아지는 데는 이유가 있다. 모든 노동자는 퇴직금을 받을 때 근무일수와 평균임금만을 가지고 계산한다. 이 중 평균임금이란, 가장 마지막에 받은 3개월의 임금의 평균과 같다. 그렇게 되면 5년 동안 근무일수가 늘어난다고 해도 퇴직금 총액은 당연히 감소할 수밖에 없다. 또 임금피크제는 임금수준을 하락시키는 편법으로 작용할 수도 있으니, 정년연장 & 임금피크제를 '평생직장'과 같은 단어와 혼동하는 것은 잘못이다.
40대, 회사에서는 슬슬 나가라는 압박이 들어오고 돈 들어갈 일은 점점 많아지는 시기다. 하지만, 위기는 기회라고 했던가. 위기에 비해 기회가 상대적으로 적지만, 기회가 아예 없지는 않다. 유독 경쟁이 심해진 이유는 무엇일까. 한국 사회는 획일화가 심하고 쏠림현상이 크기 때문에 학창시절부터 대다수 한국 사람들은 다 같은 골인지점으로 다 같이 한 방향으로만 달린다. 의사, 변호사, 회계사 등 끝에 '사'자가 들어가는 직업이나 '특수'라는 말이 들어가면 경쟁도 급격하게 줄어든다.
그렇다고 이제 와서 의대를 가거나, 사법고시를 치라는 건 터무니 없는 소리다. 다만, 40대라면 그간 '경력관리'라는 이름으로 달려온 길을 한번쯤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포인트는 '스페셜'이다. 내가 다른 경쟁자들에게 쉽게 대체될 수 있는 사람인지 먼저 알아야 하고, 대체될 수 있는 사람이라면, 앞으로 어떤 분야에서 어떤 특수한 부분을 업그레이드 시킬 것인지 정해서 준비해야 한다. 퇴근 후에 피곤을 외치며, 하루하루 똑같은 쳇바퀴를 돌다 보면 어느 샌가 퇴직하고 미래를 걱정하는 내 모습이 나타난다.
나쁜 교육을 계속 받아야 하나?
“사교육 끊고 자신의 길 찾아줘라”
불황 10년, '나쁜 교육'이 치료되는 시기로 볼 수 있다. 그동안 대한민국은 사교육 시장의 규모만 20조, 국가예산의 10%를 넘어가는 세계에서 유례없는 사교육 국가로 교육열이 들끓다 못해 폭발하기 직전이었다. 한 가지 다행인 점은 2011년 22조원에 육박하던 국내 사교육 시장규모가 최근 19조원대로 감소하고 있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한국경제의 주된 흐름을 놓고 보면, 호황 때는 비밀과외나 고액과외 혹은 기업형 대형학원 등 사교육의 전성기였다. 1970년대 오일쇼크로 인해 경제 위기가 오기 직전까지 본고사라는 시험제도를 놓고 과외의 전성기가 한번 있었다. 2001년 헌법재판소의 과외금지 위헌결정으로 대형 입시학원 등 사교육 시장에서 '메가스터디' 같은 대형화된 주식회사가 등장하기도 했다. 1970년대와 2000년대, 넘쳐나는 돈을 기반으로 자식이나 잘 키워보자는 흐름이 만들어진 것이다. 2014년, 이제 학교에서의 선행학습이 금지되었다. 보수 우파 정부에서 이게 웬말이냐 하겠지만, 어찌됐든 사교육 시장의 규모는 줄어드는 방향으로 완화될 것이다.
'불황'에 해당하는 영어단어 depression이나 recession을 사전에서 찾아보면 거의 대부분의 경우 우울증과 같은 나쁜 의미로 사용되지만, 21세기 한국이라는 특수한 교육여건에서는 좋은 의미로 이해할 수도 있다. 경제학에서는 투자가 줄면 그만큼 손실이 발생한다고 하지만, 교육에서만큼은 꼭 그렇지만은 않다. 불황시기에 오히려 교육만큼은 위에서 내리꽂는 교육이 아닌 주체적으로 자신의 길을 찾아가는 선진국의 모습을 따라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결론은?
“앉아서 해맑게 긍정하지 말고 정면 돌파로 승부”
스톡데일 패러독스, 역경에 처하게 됐을 때 현실을 외면하지 않고 정면 대응하면 살아남을 수 있는 반면, 조만간 일이 잘 풀릴 거라고 낙관만 하고 있으면, 무너지고 만다는 '희망의 역설'을 뜻한다. 장기간의 불황에서 살아남으려면, 잘될 것이라는 믿음과 함께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