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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 CULTURE

[맛집] 더위 한방에 날리는 전국 맛집

여름, 시원하거나 뜨겁거나



여름하면 차가운 음식이다. 혹은 이열치열이라는 옛말처럼 뜨거운 음식을 먹어 더위를 잊는다. 사우나를 가도 냉탕과 온탕을 번갈아가야 제효과가 나고, 연애를 해도 차갑다가 뜨겁다가를 반복해야 상대를 묶어둘 수 있다. 이 여름, 냉온을 오가는 피서법으로 미각의 롤러코스터에 타시라.
 
글, 사진 _ 짱똘아빠



1. 평양냉면 명문가
 
서울 필동면옥



여름 대표음식은 단연 냉면이다. 충무로역 인근 '필동면옥'은 준수한 평양냉면집이 많은 서울에서도 손에 꼽는 명문가다. 일반냉면과 다른 의정부식 냉면을 선보인다. 의정부식 냉면은 70년대 초 평양면옥에서 시작됐다. 처음에는 경기도 전곡에서 시작했다가 76년도에 의정부로 가게를 옮겼다고 한다. 현재 의정부 평양면옥은 초대 사장의 아들이 운영하고, 비슷한 모양과 맛으로 두 딸이 서울에서 필동면옥과 을지면옥을 운영하고 있다. 세 집의 냉면은 공통적으로 채 썬 파와 고춧가루를 고명으로 사용한다. 국물의 첫맛은 평양냉면 특유의 슴슴함이지만 그 뒤로 은근하게 구수한 맛이 느껴진다. 가위를 사용하지 않아도 메밀함량이 높은 면은 입으로도 쉽게 끊어진다.
 
- 주메뉴 : 냉면, 만두, 수육, 제육
- 전화번호 : 02-2266-2611
- 주 소 : 서울 중구 필동3가 1-5




2. 슬러쉬 육수의 원조
 
강원도 속초 자매해녀횟집


 
여름의 또 다른 대표 음식은 물회다. 지역에 따라서 먹는 방법이 조금씩 다른데, 슬러쉬 육수는 강원도 방식이고, 경상도에서는 양념에 비벼서 얼음이나 물을 조금 넣고 자작하게 해서 먹는다. 제주도에는 된장으로 양념맛을 더하기도 한다. 각 지방마다 입맛 따라 스타일이 다르지만 시원함에서는 슬러쉬 육수가 으뜸이다. 강원도 고성 가진항에는 비슷비슷한 횟집들이 여럿 붙어있다. 그중에 가장 인기 있는 집 중 하나가 '자매해녀횟집'이다. 이 집 물회는 푸짐함이 장점이다. 생선회 외에 오징어와 해삼도 넉넉하다. 시원한 육수는 새콤, 달콤, 매콤함이 조화롭게 어우러져 있는데 해장에도 탁월하다. 여기 물회를 먹고 난 뒤로 다른 집은 못가겠다는 지인의 얘기가 과장이 아니다.
- 주메뉴 : 물회, 해산물
- 전화번호 : 033-681-1213
- 주 소 : 강원 고성군 죽왕면 가진리 12




3. 4월부터 추석까지만 장사하는
 
대구 부산안면옥


 
부산안면옥은 지방에서 몇 안되는 평양냉면 전문점이다. 40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이집은 독특한 영업방식을 선보이는데 매년 4월 1일에 영업을 시작해 추석연휴까지만 장사를 한다. 첫 영업을 개시하는 날만 손꼽아 기다렸다가 찾아오는 단골도 많다. 양도 넉넉하고 육수도 특유의 구수하면서도 심심한 맛이다. 비빔냉면인 함흥냉면은 다른 집에서 비해서 양념의 절제가 돋보인다. 각 양념 맛이 어느 것 하나 튀지 않고 조화롭다. 자리에 앉자마자 주전자에 담겨서 제공되는 온육수는 구수한 육향 뒤로 은은한 인삼향이 느껴진다. 여름이면 늘 길게 줄이 늘어서지만 기다림의 시간이 절대 후회스럽지 않은 곳이 바로 여기다.
- 주메뉴 : 냉면, 수육, 만두
- 전화번호 : 053-424-9389
- 주 소 : 대구 중구 공평동 8-




4. 닭냉국수로 유명세
 
포항 삼육식당


 
경북 포항에 가면 닭냉국수라는 독특한 음식을 만날 수 있다. '삼육식당'은 1970년부터 영업을 시작해 닭요리를 전문으로 하는데 여름에는 시원한 닭냉국수를 찾는 이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닭기름이 둥둥 떠다니고 특유의 냄새가 나지 않을까란 걱정은 음식이 식탁에 오르는 동시에 사라진다. 잘 삶아낸 소면 위에 오이와 무, 잘게 찢어놓은 닭고기가 고명으로 올라가고 푹 고아낸 닭육수가 일품이다. 국물은 적당히 시큼하고, 적당히 단맛이 느껴지고 밀면처럼 은은한 한방향도 느껴진다. 이색적인 냉국수가 궁금할 때는 찾아가 볼만하다.
- 주메뉴 : 닭냉국수, 닭계장, 삼계탕
- 전화번호 : 054-292-3999
- 주 소 : 경상북도 포항시 남구 오천읍 문덕리 347-3




5. 해신탕을 아세요?
 
대구 감나무집


 
이열치열이라고 뜨끈한 국물도 여름에 잘 어울린다. 대구 범어동에 있는 '감나무집'에서는 이색적인 보양음식을 만날 수 있다. 해신탕이라 불리는 음식이 바로 그것인데 닭 이외에 전복, 문어, 새우, 가리비 등의 해산물과 십여 가지의 한약재를 넣어서 푹 고아낸 음식이다. 푹 익은 닭고기와 해산물을 건져먹는 재미도 좋지만 구수하면서도 쌉쌀한 국물은 절로 건강해지는 느낌이다. 뜨거울 때 한 그릇 떠서 후후 불면서 먹으면 땀과 함께 몸이 개운해진다. 진하게 우려낸 국물에 고소한 잣이며 곡물을 넣고 끓여낸 죽이 해신탕의 마지막 코스다. 해신탕 한 그릇이면 무더위에 끄떡 않고 여름을 보낼 수 있다.
 
- 주메뉴 : 해신탕, 삼계탕
- 전화번호 : 053-756-7755
- 주 소 : 대구 수성구 범어3동 27-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