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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IAL

[내 인생의 툴] 밴드 다섯손가락 이두헌 교수 인터뷰

‘수요일엔 빨간 장미를~♪’ 

 

밴드 다섯손가락 이두헌 교수

“음악과 경영의 공통점은?”

 

 

80~90년대 유명밴드 ‘다섯손가락’의 리더 이두헌 교수는 동국대 경제학과, 중앙대 신문방송대학원 광고홍보학과를 수료하고 미국 버클리음악대학교, 서던캘리포니아대학교에서 예술과 경영, 커뮤니케이션을 연구했다. 7년의 유학 생활 이후 경희대와 중앙대학교 초빙교수로 활동하며 2007년 ‘삼성인력개발원’ 강의를 시작으로 그는 지금까지 삼성, LG, SK 등 굴지의 대기업에서 경영 강의를 하고 있다. 가수이자 작곡가, 강사이자 교수인 그는 최근 기업경영서 ‘키 체인지’를 출간했다. 

 

 

‘새벽기차’ ‘풍선’ ‘이층에서 본 거리’ 등 히트곡
유학 거쳐 대학교수로, 삼성인력개발원 ‘경영과 음악’ 강의

 

90년대 컴퓨터 음악 프로듀싱 주역


‘지나가버린~ 어린 시절엔~ 풍선을 타고 날아가는 예쁜 꿈도 꾸었지~ 노란 풍선이~ 하늘을 날면~ 내 마음에도 아름다운 기억들이 생각나~’ 이 노래를 부른 가수로 ‘동방신기’가 떠오른 다면 당신은 MZ세대가 분명하다. 반면 40대 이상이라면 밴드 ’다섯손가락’이 먼저 떠오를 것이다. 유명 아이돌 그룹 동방신기가 부른 노래 ‘풍선’은 1980년대 유명 밴드 다섯손가락의 노래 ‘풍선’이 원곡이다. 다섯손가락은 ‘풍선’ 이외에도 ‘새벽기차’ ‘수요일엔 빨간 장미들’ 같은 큰 히트곡을 남겼다. 다섯손가락의 리더 이두헌 교수는 밴드 활동 중단 이후 작곡가이자 프로듀서, 학업의 길을 걸었다. 그는 지금 현재 중앙대학교 예술대학원 초빙교수 및 경희대 포스트모던음학과 겸임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그런 그가 음악원리와 경영이론을 비교분석한 도서 ‘키 체인지’를 펴내어 화제다

 

다섯손가락 밴드의 1980년대 활동 모습
 

유명한 밴드 ‘다섯손가락’의 리더이자 인기 프로듀서로 활동하셨는데 갑자기 미국 버클리 음대로 유학 가셨습니다. 갑자기 유학 가신 이유가 있나요?

 

“밴드 ‘다섯손가락’ 활동 당시에 거의 제가 작사 작곡을 하는 쪽이었어요. 그래서 음악적인 방향도 제가 끌어가는 쪽이었죠. 그런데 밴드 보컬 멤버였던 임형순씨 같은 경우는 좀 더 대중적인 색깔과 성향을 가지고 있었어요. 그는 솔로적인 성향이 강했죠. 나 같은 경우는 기반 자체가 밴드, 포크 쪽에 뿌리가 있는 사람이니 그 친구가 생각하는 음악과 차이가 있어요. 그래서 자연스럽게 헤어지게 되었고 그 이후 3집하고 4집 같은 경우 저 혼자 활동했죠. 그래서 다섯손가락 3, 4집은 1, 2집과는 색깔이 많이 달라요. 이후에는 음악 프로듀서 일을 했는데 제가 거의 1세대 프로듀서로 활동을 했네요. 그 당시 컴퓨터 음악이 초창기였는데 1990년대에 유행했던 컴퓨터 음악의 상당수는 제가 프로듀싱 했죠. 수입도 좋았어요. 그렇게 쭉 활동을 하다가 ‘프랭크 시나트라’가 1994년에 ‘GRAMMY Legend Award(그래미 전설상)’을 수상했는데 그때 그의 나이는 약 78세였습니다. 제가 그걸 보고 내가 78살에 저렇게 현역으로 활동을 할 수 있는가. 또 그런 음악적인 기반이 있나 따져보니 안 되겠더라고요. 그래서 공부를 좀 해야 되겠다하고 30살에 미국으로 유학을 갔죠. 결혼해서 아내도 있었는데 학부부터 다시 시작했어요. 왜냐하면 제가 한국에서는 경제학을 전공 했으니까요. 처음에는 길면 2년 짧으면 1년 프로듀서 연수 개념으로 공부하고 오려고 했었는데 미국에서 공부하니 내가 가진 음악적인 기반이 유치원생 수준이더군요. 7년 동안 미국에서 공부하고 한국에 돌아오니 경희대에서 교수로 일해보자는 권유를 받았죠.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또 우연한 기회로 삼성과 같은 대기업 직원 강의를 십 수 년 해왔어요. 그러다 강의 내용을 정리해보자는 주변 권유가 있어 ‘키체인지’를 출간하게 되었네요.”

 

 

변화와 혁신 가지고 화합하는 자세 필요해


‘키 체인지’란 음악에서 곡의 조(key)를 바꾸는 ‘전조’를 의미한다. 음악적으로 새로운 감정과 분위기를 만들어내는 순간이다.​ 이두헌 교수는 ‘키 체인지’의 개념을 음악뿐만 아니라 삶과 조직, 리더십에도 적용한다. 변화와 혁신, 전환의 타이밍이 필요할 때 과감하게 방향을 바꾸는 용기와 결단이 중요하다고.​

 

2007년부터 삼성인력개발원 강연을 포함해 여러 기업에 강연에서 음악과 일, 리더십과 경영, 공연과 조직은 본질에서 닮아 있다고 하셔는데 어떤 부분이 닮아있나요?  

 

“음악에서 곡의 흐름이 변화하는 순간이 있는데 사업 조직이나 업무에도 익숙한 방식을 뛰어넘는 변화의 순간이 필요합니다. 변화해야 혁신이 일어나는 것이죠. 조율과 팀워크도 비슷해요. 연주는 단순한 명령에 따라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각 파트가 서로 듣고 조화롭게 어우러질 때 우아한 하모니가 만들어집니다. 리더십도 이제는 명령이 아닙니다. 리더십은 조율에서 비롯됩니다. 각자의 역할을 존중하며 조화를 이루는 과정이 중요한 것이죠. 즉흥연주나 편곡, 작곡 과정을 보면 음악에는 창의적이고 예측 불가한 요소가 자연스럽게 스며들어요. 일이나 조직에서도 새로운 시도와 변주, 실패와 학습이 창의성의 원천이 되고요. 음악에서는 한 곡이 오랜 시간 사랑받으려면 연주자의 진정성이 있어야 합니다. 사업 조직이나 브랜드도 지속가능성을 갖기 위해 외형적인 ‘빠름’보다 내부의 축적된 신뢰와 정체성이 우선되어야 하고요. 다양한 악기가 각자 다른 소리를 내면서 전체적으로 하모니를 이루는 것처럼 조직도 각양각색의 구성원들이 포용될 때 더욱 혁신적이고 강해집니다. 무엇보다 변화를 주저하면 안됩니다. 서로를 경청하고 조율하며 창의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태도가 필요해요. 음악과 경영은 닮은 부분이 많습니다.” 

 

책 ‘키체인지’ 내용 중 ‘하모니 경영’으로 두 사람이 함께 노래하거나 연주하는 ‘듀엣’의 예를 드셨습니다. 공구상 경영에 있어서 그런 ‘듀엣’이 필요한 예가 있을까요?  

 

“대중음악 역사에서 가장 정교하고 의미 있는 듀엣으로 ‘사이먼 앤 가펑클’을 꼽을 수 있어요. 폴 사이먼은 작사, 작곡, 연주를 담당했고 아트 가펑클은 보컬의 중심을 맡으며 역할 분담이 명확했죠. 듀엣은 음악에만 국한된 개념이 아니에요. 서로 다른 분야의 기업이 협업을 통해 만들어내는 시너지는 비즈니스 영역에서 ‘브랜드 듀엣’으로 구현되죠. 분위기 좋은 공구거리나 산업유통상가가 그런 형태입니다. 가게에 손님이 찾아왔는데 찾는 물건이 없으면 다른 옆 가게 소개를 시켜주거나 물건을 빌려와서 판매하죠. 그럼 그 공구거리의 브랜드가 올라가지 않겠어요? 
다만, 그런 공구거리를 디테일하게 보면 가게가 각각의 특색을 가지고 있어요. 전동공구는 A가게, 절삭은 B가게, 측정은 C가게처럼. 음악사에서도 ‘브리티쉬 인베이전’이라고 비틀즈가 미국에서 성공을 거둔 이후 영국의 가수들이 비틀즈도 1등을 하는데 우리도 가자하고 미국에 진출해요. 롤링 스톤스, 더 후, 퀸, 딥퍼플, 레드 제플린, 엘튼 존 전부 다 미국 갔어요. 그 영국 가수들이 미국에서 성공한 이유 중 하나가 그들의 음악이 비틀즈와 달라서입니다. 그들이 비틀즈와 비슷하게 했다면 인기가 있었을까요? 미국에 진출해 성공한 영국 밴드들은 전부 비틀즈와는 다르거든요. 공구상들도 자기들이 속한 공구거리에 가게가 40개 있다면 이 40개의 가게들이 서로 어떻게 다를 것이냐 자신의 포지션을 고민해야 해요. 기본적인 제품은 서로 갖추고 있더라도 각자 전문화된 무기를 가지고 있어야 하죠. 그러면서 서로 돕고요.”

 


 

Who?  

 

밴드 다섯손가락

 

 

‘다섯손가락’은 1984년 정식 데뷔한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소프트 록, 기타 팝, 시티 팝 계열 밴드다. 그들은 순수와 낭만을 노래하며 1980년대 중후반 당시의 젊은 세대 마음을 사로잡았다. 1985년 발매된 1집 앨범에서는 ‘새벽기차’와 ‘수요일엔 빨간 장미를’ 등 부드러운 록발라드 계열의 곡으로 큰 인기를 끌었다. 이어 2집에서는 ‘사랑할 순 없는지’, ‘풍선’이 히트하며 명실상부 국민 밴드로 자리 잡았다. 다섯손가락이 들려준 기타 팝, 소프트 록 음악 스타일은 당대 한국에서는 드물었던 음악이라 평가받는다. 이들은 미묘한 감성과 도시적 낭만이 묻어나는 곡들로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았다. 다섯손가락은 1986년 KBS 가요대상 록그룹 부문상 수상 등 큰 영예를 얻으며 1980년대 한국 대중음악사에 큰 족적을 남겼다.

 


 

다섯손가락은 간간히 이벤트성으로 재결성을 하여 공연을 하기도 한다. 2023년 8월 MBN에 방송된 불꽃밴드 프로그램에 이태윤, 최태완, 이두헌, 임형순, 장혁(왼쪽부터)의 5인조로 출연하기도 했다.
 

 

사장님이 변하면 회사도, 고객도 변해


이두헌 교수는 BTS가 세계무대에서 대성공을 거둔 비결로 팬을 단순 소비자로 대하지 않고 함께 하는 동료로 성장시킨 것에 있다 말 한다. 또 이런 문화는 성실하게 일하는 여러 조력자 덕분이라고. 전통적인 리더십은 리더가 명령하고 구성원은 지시를 따르는 방식이다. 그러나 그런 리더쉽은 변화가 심하고 복잡한 현대시대와 맞지 않다. 그는 공구상 사장님이라면 조직 구성원을 존중해주며 해야 할 일을 명확히 구분하는 매뉴얼을 갖춰야 한다 말 한다.

 

최근 Kpop의 위상이 대단합니다. 특히 BTS가 글로벌 대성공을 거둔 이유가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그리고 공구인들이 Kpop의 성공에서 참고 할 부분이 있을까요?

 

“기존 서구의 음악은 ‘내가 만들었으니 너희는 소비하라’는 일방적 관계에 가까웠어요. 그런데 BTS는 팬과 적극적으로 소통했죠. 팬을 단순 소비자가 아니라 참여자이자 동료로 인식했어요. 한국에서 태어난 BTS인데 지구 반대편 프랑스의 팬이 자발적으로 번역하고 콘텐츠 공유에 참여했어요. 그리고 팬은 스스로 ‘BTS의 일부’라는 소속감을 가져요. 이것은 소셜미디어의 힘과 결합해 급격하게 확장되었고 전세계 각지에서 자생적인 팬덤을 형성하게 만들었죠. 이런 유대감과 소통은 기존의 글로벌 메이저 음반사의 일반적 모델과는 전혀 달라요. 공구상 사장님의 입장에 대입한다면 스스로 단순히 제품을 판매하는 공급자의 태도를 넘어서야겠죠. 고객을 ‘단골’로 만드는 것을 넘어 사업의 동참자로 대해야 해요. 단순 고객이 아니라 자발적으로 가게를 전파하고 애착을 갖게 만드는 관계로 만드는 전략이 필요해요. 그런데 또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혼자 노력한다고 되는 것이 아닙니다. 함께 하는 직원들과 함께 고객의 마음을 얻어야 해요. BTS도 혼자 큰 성공을 거둔 것이 아니라 무수한 직원들이 함께 일해 지금의 성공을 거두었습니다.”

 

다름을 조율하는 소통의 리더쉽으로 ‘명령하지 않는 리더쉽’을 말씀하시는데 직원 수 적은 공구상 사장님은 어떻게 행동해야 할까요?

 

“공구상은 직원 수 5인 이하가 많죠. 많아도 10명을 넘는 경우는 드물고요. 가족 단위 소상공인이나 소규모 점포에서는 팀원들의 유대감이나 정서적 교감이 중요합니다. 아무리 바빠도 아침에 10분 정도 시간이 나잖아요. 그럴 때마다 대화를 나누고 또 식사도 함께 하면서 소소한 정을 쌓아야 해요. 전북 전주에는 여사장님이 운영하는 팥빙수가 유명한 가게가 있어요. 그런데 직원들이 그만두지 않습니다. 10년, 20년 근무해요. 제가 신기해서 사장님께 그 이유를 물어보니 직원들 밥을 직접 짓는다고 합니다. 어머니가 자식들 밥 먹이는 것처럼 직접 매일 다 요리를 하시는 거죠. 어떻게 보면 직원들은 그 밥 때문에 그만두지 않는 겁니다. 사장님이 직접 손으로 매번 따뜻한 밥을 지어 주고 직원이 좋아하는 반찬을 생각해서 만들어주는 것으로 직원의 마음을 얻는 것이죠. 이만큼 직원의 가족이나 개별 사정까지 생각하는 ‘관심 경영’이 필요합니다. 고객 마음 얻기 전에 직원 마음을 먼저 얻어야죠. 본인의 아내 생일은 몰라도 직원의 배우자 생일은 챙겨야 합니다. 일적으로 함께 하다보면 서운한 마음이 생길 수 있어요. 때때로 쓴 소리를 해도 사장님이 내 가족을 챙기고 배려하는 사람이라면 직원이 쉽게 떠나겠습니까? 내가 당신을 중요하게 여긴다는 표현을 그렇게 진심을 담아해야죠. 그러면서 우리가 할 일, 직원이 할 일을 명확하게 구분하고 또 목표를 제시해야 합니다. 목표와 할 일을 매뉴얼로 만들어야 하고요. 아무리 작은 사업체도 매뉴얼의 유무는 큰 차이가 납니다. 사장님이 변화해야 사업체가 변해요.”  

 

이두헌 교수는 지금도 가수로 여러 장소에서 공연활동을 하고 있다.
 

모두가 조용필일 수 없어… 객관화 필요


이두헌 교수는 기업의 성과는 구성원의 능력과 태도에서 그 결과가 드러난다 말 한다. 태도가 불량한 직원에게는 어떤 지시나 관리 시스템을 적용해도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고. 그는 기업에도 태도가 있으며 그 태도가 훌륭하다면 위기에 강하고 급격한 추락을 막을 수 있다 말 한다. 동시에 실력은 기본적으로 갖추고 전문성을 가져야 지속가능하다고.

 

성공하지 못한 뮤지션과 기업의 공통점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결국은 실력이 부족한 것입니다. 지난 추석 연휴에 가수 조용필 공연이 큰 화제였죠? 어떤 가수는 나도 뭐 조용필 정도 하는 사람 아니야? 이렇게 생각할 수 있겠죠. 발표한 곡도 많고 히트곡이 꽤 있는 가수라면요. 그러나 조용필하고 비교를 하면 사실 굉장히 모자란 사람일 겁니다. 조용필처럼 안 됐다는 이야기는 본인이 조용필 정도의 실력이 안 되는 겁니다. 자신의 실력은 여기까지라는 것을 깨달아야죠. 그러니까 본인이 회장이나 사장이 될 정도의 실력이 안 되기 때문에 회장이나 사장이 못 되는 것 입니다. 예를 들어 ‘케니지’라고 섹스폰 부는 사람은 아주 깊이 있는 아주 음악적으로 깊이가 있는 사람은 아니죠. 하지만 케니지는 전 세계적으로 7,500만 장 이상의 음반을 판매했고 한국에서도 600만 장 이상의 음반이 판매되었어요. 몇몇 사람들이 케니지를 단지 운 좋은 사람이라고 폄하하는 이야기를 할 때 ‘베이비 페이스’라는 미국의 유명한 프로듀서가 이런 이야기를 합니다. ‘천만 명이 바보는 아닐 것이다.’ 자신의 음악이나 사업체를 좋아하는 사람이 30명밖에 없다면 운이 없거나 사람들이 무지해서가 아니에요. 그냥 그 정도 수준밖에 안 되는 겁니다. 대중이 모자라거나 대중들이 나를 이해 못해서 그렇다 생각하는 것은 굉장한 오만이죠. 내가 판매하는 공구의 품질이 우수하고 진열도 잘 되었는데 왜 안 팔릴까? 가격이 저렴한데 왜 옆집 가게만 사람들이 찾을까? 스스로 반성하고 고민해야죠. 보고 배우고 적용하고요. 운이 없게도 가게 위치가 안좋아서? 그렇다면 도시 외곽의 맛집에는 왜 사람들이 줄을 설까요?” 

 


 

책 소 개 

 

키체인지

떨림과 울림, 진동과 공명으로 조율하라

 

 

이 책은 밴드 ‘다섯손가락’의 리더 이두헌이 자신의 음악 인생을 통해 발견한 ‘음악의 철학’ ‘일의 철학’을 전하고 있다. 그는 음악의 구조와 원리를 통해 일의 본질을 재조명한다. ‘조율’ ‘쉼표’ ‘임프로바이즈(즉흥)’ ‘코러스’ ‘하모니’ ‘앵콜’ 등의 용어는 음악에만 해당하지 않는다. 일에도 사람에게도 인생에도 해당된다. 이 책은 그 모든 개념을 음악이라는 렌즈로 바라보며 우리 각자가 자기만의 음을 찾아가도록 초대한다. 이 책은 조직을 더 나은 곳으로 만들고자 하는 리더, 일에 지치고 감정과 에너지가 고갈된 직장인, 창조성과 감정을 조직 속에 어떻게 녹일지 고민하는 인사 담당자와 경영자, 예술과 철학을 통해 일의 본질을 새롭게 이해하고 싶은 인문 독자에게 새로운 관점과 통찰을 가져다준다.

 


 

중요한 것은 태도와 실력, 전문성과 지속성

 

잘나가던 뮤지션이나 성장하던 공구상 같은 사업체가 결과적으로 실패하거나 갑자기 추락하는 원인은 무엇입니까?

 

“태도에서 나뉩니다. 태도는 실력만큼 중요해요. 기타리스트 중 비슷한 실력이면 태도가 좋은 기타리스트가 선호 됩니다. 100만원 받을 것 200만원 받기도 하죠. 단지 태도가 좋아서요. 가수나 연예인 그리고 대부분의 기업들이 올라갈 때 보면 굉장히 가파르게 올라갑니다. 그런데 추락 할 때는 아주 사소한 이유로 추락합니다. 성공 이후 돈 생겼다고 술 먹고 자랑하고 이런 것 보다 기부하고 사회 참여 활동도 하는 의식 있는 행동을 해야 합니다. 그것이 성숙한 기업과 개인의 태도죠. 의식 있는 행동을 하면 그것에 대한 책임감이 생겨 허튼짓도 못해요. 가수도 기업도 정상을 밟은 순간 내리막을 준비해야 합니다. 지역 1위, 업계 1위가 되었다면 승리에 도취되지 않고 그 이후를 대비하는 조직과 사람만 살아남아요. 성공과 지속성은 같지 않습니다. 성공하는 것은 어렵지만 그 성공을 지속하는 것은 더욱 어렵죠. 특히 위기가 찾아왔을 때 어떤 태도를 보이느냐에 따라 누구는 재기하기도 하지만 퇴출되기도 하는 것이 연예계와 경제계입니다. 몇 년 전, 모 트로트 가수가 음주운전 뺑소니 사고를 낸 후 사고를 은폐하기 위해 운전자 바꿔치기, 증거 인멸, 허위 자수 등 조직적으로 범죄를 숨기려 했어요. 그러나 결국 들통이 나서 구속되어 감옥에 갔죠. 만약 처음부터 잘못했다고 대중에게 사과하고 반성하고 자숙하는 모습을 보였다면 지금쯤 재기했을 가능성이 커요. 위기상황에 모습을 보인 태도에서 그 결과가 드러난 것이죠. 스스로 실력과 태도가 좋다면 전문성을 가지고 지속성을 얻게 됩니다. 조용필 보세요. 만 75세의 나이에 20집을 내었잖아요. 엄청난 실력과 훌륭한 태도, 지속적인 음악활동이 있어 가왕(歌王) 국민가수로 불리게 된 것입니다.”   

 

이두헌 교수는 새로운 도전을 하기에는 늦었다며 안주하는 공구인들에게 지금 바로 변화해야 한다 말 한다. 늦은 나이에도 새롭게 도전해 성공을 거둔 사례도 많다고. 전인권과 최성원이 이끄는 밴드 들국화는 1985년에 데뷔했다. 당시 두 사람의 나이는 32세였다. 가수 장사익은 많은 직업을 전전하다 1994년 46세의 나이로 데뷔했다. 48세에 일회용 면도기를 고안한 킹 C. 질레트, 42세에 혼다를 창업한 혼다 소이치로, 49세에 아디다스를 만든 아돌프 다슬러 등 모두 뒤늦은 시작으로 성공을 이룬 인물들이다. 동시에 그는 반성을 말 한다. 인생은 결국 반성에서 시작해 반성으로 끝난다고. 인기가수에서 프로듀서, 대학교수까지 성공적인 변화를 만들어낸 자신의 도구와 공구도 이두헌 스스로가 하는 반성이었다 회고한다. 그런 그가 공구인들에게 삶을 보다 발전적으로 변신시키는 ‘키체인지(Key Change)’를 용기내 시도해보라 노래한다. 그것을 밴드 다섯손가락이 응원한다고. 

 

_ 한상훈 / 사진 _ 한상훈, 권동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