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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구거리 둘레길 ② 충청지역 대형 공구상이 모였다 - 대전 오정동 공구거리
공구거리 둘레길 - ②
충청도를 비롯한 대전지역 사람들은 공구가 필요할 때 오정동 공구거리를 떠올린다. 대전 발전과 더불어 대덕구 오정동은 발전했고 오정동에 위치한 공구거리도 발전했다. 현재 이곳은 다수의 대형 공구상과 더불어 수백 여 공구가게가 활동하는 공산품 특화거리로 명성을 떨치고 있다.
대전역에서 3킬로미터 가량 떨어져 있는 대덕구 오정동에는 유명한 공구거리가 있다. 대전 한남오거리에서 농수산오거리까지. 1.2㎞ 왕복 6차로 구간에 모여 있는 수 백여 공구상들은 저마다 자신만의 특색을 가지고 장사를 한다. 그들의 판매 품목은 건설 관련 수공구, 안전용품, 배관, 전선, 철물 등 무척 다양하다. 단순히 공구만이 아닌 건설자재나 조명, 인테리어 관련된 거의 모든 공산품을 구매 할 수 있다. 그래서 대전 오정동은 대전 원동 공구거리, 대화동의 공구상가와 더불어 충청도 최대의 공산품특화거리로 인정받고 있다. 특히 이곳은 다른 곳과 달리 주차시설까지 마련한 다수의 대형 업체들이 모여 장사를 한다. 대전 오정동 공구거리는 대전역 근처에 위치한 원동 공구거리보다 역사는 짧고 대화동에 위치한 산업용재유통단지처럼 다닥다닥 뭉쳐 있는 모습도 아니다. 그러나 굵직 굵직한 대형업체를 쉽게 찾아 볼 수 있는 특별한 공구거리로 없는 것이 없는 공구거리의 특징을 살펴 볼 수 있다.
이곳에서 오래 일한 상인들의 풍문에 따르면 대전 대덕구 오정동은 1980년대만 하더라도 논과 밭이 보이는 풍경이었다. 그러나 1980년대를 지나며 오정동은 구획정리가 잘 된 대전의 새로운 시가지가 되었고 1990년대 초반부터 몇몇 공구상인들이 이곳으로 옮겨와 장사를 시작하게 된다. 1990년대 초만 해도 공구상은 몇 곳 없었지만 역사가 오래된 대전역 근처의 원동 공구상 직원들이 독립해 오정동에 터를 잡으며 공구거리가 조성되었다고. 오정동 공구거리 형성에는 1993년 개최된 대전 엑스포 국제박람회도 좋은 호재였다. 대전 엑스포 관련 건설 및 도로 공사를 할 때 각종 건설 공구 및 자재를 이곳 오정동 공구거리에서 조달해서 사용하며 공구거리는 활성화가 되었다.
대전 오정동 공구거리는 교통의 요지에 위치해 있다. 대전은 충청권 제1의 도시이자 영남과 호남을 잇는 교통의 요지인데 철도 호남선과 경부선이 분기하는 지점이 바로 대전 오정동에 있다. 그뿐만이 아니라 오정동 공구거리는 한남오거리와 농수산오거리 사이에 위치한다. 한남 오거리에서는 대전역이 가깝고 농수산 오거리를 통해서는 경부고속도로와 호남고속지선으로 통하는 한밭톨게이트가 가까이 위치한다. 이처럼 오정로에 다수의 공구상인들이 자리 잡고 또 많은 공구상이 주차시설까지 갖춘 대형 공구상으로 성장한 것에는 지리적인 이점이 크다. 오정로 공구거리는 2000년대를 절정으로 손 꼽는 사람들이 많다. 실제로 2006년 10월 26일 대전 대덕구청은 오정로를 공산품 특화거리로 지정하며 공산품 특화거리의 상징 조형물을 세우기도 했다. 현재 대덕구청이 조사한 바로는 오정로에만 720여개의 점포가 대로변 양방향에서 각종 공구들을 판매하고 있으며 점포 대지 26,979㎡ 매장 28,793㎡ 면적으로 상당한 규모의 공구유통망을 보유하고 있다.
대전 오정동 공구거리의 다른 특이점은 근처에 대형 농수산물시장이 존재한다는 점이다. 대전 오정동 농수산물시장은 오랜 역사와 전국 최초 현대식 시설을 갖춘 공영도매시장이다. 경부·호남·대진 고속도로를 가까이 접하며 산지 농수산물이 직송되는 조건에 뛰어나기에 공구거리와 함께 오정동의 메카로 자리하고 있다.
1990년대 이후 지속적으로 성장 발전해온 오정동 공구거리지만 위기와 갈등으로 목소리를 높인 적이 있다. 바로 간선급행버스체계 ‘대전역 BRT’ 개통을 준비하면서부터다. 간선급행버스체계 ‘대전역 BRT’는 대전역에서 출발해 오정동, 세종시청, 정부세종청사를 거쳐 KTX오송역에 도착한다. 대전역에서 세종시청까지 36분, 정부종합청사까지 45분, 오송까지 70분에 연결하는 광역 대중교통 수단이다. 그러나 오정동 공구거리의 상징인 왕복6차선 도로에 ‘대전역 BRT’를 위한 중앙버스전용차로 설치가 결정되었고 2년이라는 공사기간 동안 왕복 6차선의 도로는 4차선이 되어 교통 불편, 주차불편으로 상권에 큰 피해를 주게 된다. 공구거리의 한 상인은 “중앙차선이 버스 전용차로로 사용되고 나머지 두 개 차선으로 차량이 다니면서 특화거리 상권이 많이 위축되었다. BRT 개통 이후 주차단속도 심해 가게 앞 도로에 손님이 잠시 주차하는 것도 어려워 영세한 공구상은 장사하기 힘든 것이 현실이다.”고 말한다. 오정동 공구거리의 위기는 도로 문제만 있었던 것도 아니다. 어느 지역이나 마찬가지지만 2010년대부터 온라인 공구 유통이 활성화 되면서 소매 손님 발걸음이 줄어든 것도 오정동 공구거리가 부침을 겪게 된 원인이라 할 수 있다.
2010년대를 지나며 오정동 공구거리에는 대형 유통업체들이 우후죽순 나타나기 시작했다. 온라인이라는 시장 환경 변화와 도로사정 악화라는 위기를 못 버티고 떠난 상인들도 있었지만 위기를 극복하고 덩치를 키워 손님들이 보다 편리하게 제품을 구매 할 수 있도록 체질을 개선한 업체들도 나타나기 시작했다. 2010년 중후반부터 등장하기 시작한 대형업체들은 공통적으로 가게 앞에 넓은 주차시설과 더불어 다양한 구색을 마련하고 제품 진열과 전시 역시 현대적이고 선진적으로 준비했다. 보통 도시 외곽에 위치한 평범한 대형 공구상은 생필품까지 취급하는 등 모든 제품을 다 아우른다. 그러한 곳은 어떻게 보면 공구상이라기보다 만물상에 가깝다. 그러나 오정동 공구거리의 대형업체들은 만물상처럼 무조건 구색 많은 것이 아니라 특정 분야를 중심으로 자신만의 전문성을 확보한 이후 구색을 늘리는 형태다. 이들의 전문분야는 전기 & 통신, 수공구 & 철물, 전선 & 조명, 건축자재, 철망 & 휀스, 장갑 & 안전, 바퀴 & 운반구, 전동공구, 문구, 진열대 등 무척 다양하다. 이처럼 도심에서 찾아보기 힘든 대형 공구상이 밀집되어 있는 곳. 그리고 전국에서도 보기 드물게 전문성을 갖춘 대형 공구상이 밀집한 곳. 그곳이 바로 오정동 공구거리다.
대전 오정동 공구거리 상인들
삼원상사 이재원 대표
저는 꼭 대형화가 정답만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대신해서 남들이 해결해주지 못하는 문제를 해결하는 존재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저는 배관관련 설비를 전문적으로 오랫동안 취급해왔는데요. 다른 곳에서 해결이 어려운 문제를 해결하는 지식서비스를 해주는 공구상이 되면 미래도 걱정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특정 분야의 전문가가 되어야 하는 거죠. 그리고 그런 공구상들이 많으면 오정동 공구거리도 더욱 발전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배관, 수공구, 측정, 안전, 목공구, 철물 등등 다른 곳에서 찾기 힘든 전문가들이 모여있는 공구거리 멋지지 않나요? 일본도 대형화 되었다가 온라인으로 소매 매출 다 이동하고 전문화 지식 서비스화 되고 있다고 합니다. 우리도 그렇게 되어야 하는 거죠.
XX공구 김모 대표
대전 오정동에서 제대로 공구장사하려면 다양하게 구색을 갖추고 동시에 주차장까지 갖춰야 해요. 자본이 많이 들어가는 거죠. 작은 공구상은 점점 없어지고 큰 공구상만 살아남는다니까요. 그런데 그것이 시대의 흐름인 겁니다. 생필품도 다양하게 많이 파는 대형 마트나 유통업체만 살아남잖아요. 공구도 마찬가지죠. 더구나 오정동 공구거리는 손님분들이 대로변에 차를 세워두고 물건을 사려고 주차하는 것이 어려워졌어요. 버스 전용차로와 버스정류장이 길 가운데에 위치하면서 주차단속이 심해졌거든요. 결국 손님이 주차할 수 있도록 상인들이 주차장을 마련해야 합니다. 결국 자금력 있고 제품구색 다양한 업체만 살아남게 되는거죠.
신양공구 강은석 대표
현실적인 문제는 많지만 문제 해결은 어렵죠. 우선 욕심 부리지 않고 판매가격을 결정하는 문화가 필요합니다. 규모가 큰 업체에서 특정 제품을 많이 받는 대신 싸게 매입하고 또 너무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를 하잖아요. 물론 그것이 이곳만의 문제는 아닙니다. 예를 들어 같은 전동공구도 매입하는 양에 따라서 어떤 곳은 싸게 팔고 어떤 곳은 비싸게 팔아야 하고요. 전동 공구만이 아니라 여러 공구들이 그러해요. 어떤 곳의 특정 제품은 이익도 안보고 판매를 한다니까요. 너무 적자생존이 되니까 이런 문화 자체가 변화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그것이 이곳 오정동만의 문제겠어요? 결국 문제해결은 개인이 노력하는 방법밖에 없죠.
한밭신화수산은 회식장소로 좋은 곳이다. 1층에는 회센터 2층에는 식당을 운영하는 곳이다. 1층에는 여러 가게가 도미, 도다리, 숭어, 광어, 우럭은 물론 대하와 전어, 꽃게 등 각종 신선한 횟감과 해산물 건어물을 판매한다. 1층에서 먹거리를 구매 후 2층 식당에 자릿세를 내고 먹는 시스템이다. 전용 주차장이 마련되어 주차도 편리하다.
주소 : 대전 대덕구 대전천북로 350
주요메뉴 : 생선, 전복, 대하 등 각종 해산물 등
오정동 공구거리에 위치한 ‘작은식당’은 소박하지만 건강하고 맛도 좋은데다 가성비도 좋은 뷔페식 한식집이다. ‘작은식당’은 오정동 공구거리에 본점이 있고 2호점, 3호점은 본점 곳곳에 있다. 매일 신선한 재료로 매일 다른국과 반찬을 준비하는 곳. 공구인과 직장인은 물론 동네 주민들에게도 저렴하지만 신선하고 맛있는 집밥을 제공하는 곳이다.
주소 : 대전 대덕구 오정로63번길 1
주요메뉴 : 매일 매일 달라지는 집밥
대전 오정동에서 소고기가 먹고 싶다면 명품진한우를 방문하자. 농림축산식품부 제공 안심식당이기도 한 이곳은 1층 정육코너에서 원하는 고기를 구매해 2층 식당에서 식사가 가능하며 식당에서도 바로 고기 주문이 가능하다. 농장에서 직접 키운 한우를 HACCP 인증을 받은 육가공 시설을 통해 받아 온다. 1등급 한우를 합리적인 가격으로 즐길 수 있는 곳.
주소 : 대전 대덕구 한밭대로1006번길 105 2층
주요메뉴 : 소고기, 불고기, 찜갈비, 육회, 국밥 등
칼칼하면서도 매콤하고 약간 걸쭉한 국물이 포인트인 착한감자탕 오정점은 많은 공구인들이 찾는 오정동 공구거리 맛집이다. 프렌차이즈지만 오정점의 감자탕이 특히 맛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오정동의 공구인들이 장사를 마치고 편하게 술 한잔 하는 곳으로도 유명하다. 푸짐하면서도 합리적인 가격대로 손님을 모으고 있다.
주소 : 대전 대덕구 오정로78번길 11
주요메뉴 : 우거지감자탕, 묵은지감자탕, 등갈비찜, 뼈다귀해장국
오래된 맛집 청운대반점은 공구거리에서 가까워 공구인들의 사랑을 받는 중국집이다. 짜장면 짬뽕과 더불어 볶음밥도 인기가 많은데 이곳의 정통 중화요리 볶음밥은 고슬고슬한 밥알에 불향이 가득 들어가 있다. 직접 담그는 김치를 함께 먹으면 아주 맛있다. 코로나19 사태 이전에는 ‘오정짜장봉사회’를 통해 동네 어르신들에게 무료로 짜장면을 대접했던 마음 착한 가게다.
주소 : 대전 대덕구 오정로76번길 2
주요메뉴 : 짜장, 짬뽕, 볶음밥, 탕수육, 양장피
오정동에 위치한 농수산물도매시장은 대전 최대의 농수산물시장으로 물건 고르는 맛을 느낄 수 있는 활기찬 곳이다. 오정동 농수산물시장은 1987년 개장되어 2013년 10월 총 399억 원 사업비를 투자해 현대적인 시설을 새롭게 갖춰 편리한 쇼핑이 가능하다. 대전지역 농수산물의 70%가 유통되는 곳으로 저렴한 가격에 신선한 농수산물 구입이 가능해 대전 시민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오정동 공구거리 끝자락에 위치한 이곳은 대전IC와 가깝고 한밭수목원도 근처에 위치해 있다.
주소 : 대전 대덕구 오정동 705
영업시간 : (청과) 00:00-18:00 / (수산) 04:00-18:00
오정동 공구거리에서 직선거리로 2.5km떨어져 있는 한밭수목원은 전국 최대의 도심 속 인공수목원이다. 각종 식물종의 유전자 보존, 청소년들에게는 자연체험학습의 장, 시민들에게는 도심 속에서 푸르름을 만끽하는 휴식 공간으로 대전시민의 사랑을 받고 있다. 한밭 수목원은 대전 예술의 전당, 대전 시립미술관, 천연기념물센터, 평송청소년문화센터와도 붙어있어 다채로운 볼거리를 자랑한다.
주소 : 대전 서구 둔산대로 169
운영시간 : (동원, 서원) 06:00-19:00, (열대식물원) 09:00-18:00 (동원, 열대식물원)월요일 휴무, (서원)화요일 휴무
오정동 선교사촌은 한남대학교 내에 있는 인기 관광지다. 이곳은 1955년 미국 남장로교회 선교부가 대전대(현 한남대)를 설립하면서 인근 6000평에 형성된 선교사들의 거주마을이었다. 1990년대 초 선교사들이 한국을 떠난 후 사택 일부에 한남대 설립자인 인돈(印敦. William Alderman Linton, 1891∼1960)을 기념하는 인돈학술원을 개원하고 유물을 보관·전시하고 있다. 1950년대 시대가 반영된 건물을 볼 수 있으며 한남대학교 자체로도 좋은 볼거리다.
주소 : 대전 대덕구 오정동 133-23번지(한남대학교 내)
개방시간 : 24시간, 입장료 : 무료
대전 근현대사전시관은 오정동 공구거리에서 직선거리로 3km 떨어져 있다. 이곳은 대전시립박물관에서 운영하는 전시관으로 1932년 건축된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근대건축물인 옛 충남도청사 본관 1층에 자리하고 있다. 1930년대 초 건축물 중 보기 드물게 원형이 잘 보존된 대전 근현대사전시관은 건축물관 관람과 함께 다양한 분야의 특별전을 만나볼 수 있다. 영화 변호인 촬영지로도 유명한 장소이며 대전의 번화가인 중앙로역과도 가까워 근처에 맛집도 많다.
주소 : 대전 중구 중앙로 101
운영시간 : 10:00-18:00(월요일 휴무) 관람료 : 무료
글 사진 _ 한상훈 / 자료참고 _ 대전광역시, 대덕구청 및 대덕문화원 홈페이지